⑵ 밀알의 진리
밀알은 아름다운 껍질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스스로 나올 수 없습니다. 또 그 씨가 껍질 속에 갇혀 있는 동안은 아무 생명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 한 알의 밀알이 열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죽는 일입니다.
그 밀알은 어느 날 땅 속에 떨어져 겉껍데기를 잃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모습과 태양 그리고 생명을 아름답게 했던 모든 요소들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제 밀알은 땅 속 깊숙이 파묻혀 바깥세상과 분리되면서 모든 것을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얼마 후에 그 밀알을 살펴보면 반질반질 했던 껍질은 다 벗겨져 버리고 그 대신 작은 생명의 싹이 돋아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더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싹은 어두운 대지의 땅을 뚫고 나와 찬란한 태양 빛을 받게 되고 결국은 삼십 배, 육십 배, 백배의 결실을 맺는 풍성한 이삭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종종 이러한 복음의 진리를 회피하려 합니다. 그들은 열매를 맺기는 원하지만 열매를 맺기 위한 십자가의 길은 걸어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신앙생활 가운데 느낄 수 있고 의식할 수 있는 혼적인 생명만을 갈망하고 의식할 수 없는 영적인 경험 안에 들어가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한 알의 밀알처럼 땅에 떨어져 모든 외적인 것에 대하여 죽을 때만이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고 우리의 영은 승화되어 하나님의 영과의 충만한 교제와 연합함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취였음이니라 ~ 골로새서 3:3
Col. 3:3 For you have died and your life is hidden with Christ in God.(NAS)
옛사람의 본성적인 생명은 십자가의 죽음에 깊이 파묻혀 버리고 하나님의 생명이 우리를 통해 자유롭게 운행하심으로써 우리가 접촉하는 모든 것에 생명을 주십니다.
오!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이 하나님의 향기를 나타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은 어떤 감성적인 경험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으라!
그것은 우리 자신만을 위한 기쁨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기쁨이 되리라!
그것은 안이한 우리의 매일 매일의 삶을 하나님으로 가득 차게 하리라!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쓰임 받고 있느냐를 상관치 않고 오직 작은 일에 충성케 하며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하게 하리라!
그것은 더 많은 능력과 더 큰 힘을 구하지 않고 오히려 그리스도의 죽음 안에 거하며 한 알이 밀알처럼 죽기만을 원하리라!
그것은 하나님의 생명의 향기를 흠뻑 풍기며 영생하도록 하는 열매를 풍성히 가져오리라. 아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 요한복음 12:24
John 12:24 "Truly, truly, I say to you, unless a grain of wheat falls into the earth and dies, it remains by itself alone; but if it dies, it bears much fruit.(NAS)
1)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 요한복음 12:24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밀알의 생명은 하나님의 사역하시는 방식대로 그 생명을 성장시켜 나갑니다.
하나님은 너무나 조용히 일하십니다. 주님의 일은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님께 무엇을 기도로 구할 때 주님은 "내가 네 기도를 응답했다"는 신호를 보내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세상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그 사이에 그냥 자연스럽게 이루어 놓으십니다.
오!
놀라운 하나님의 침묵의 사역이여!
우리 자신이 어떤 능력도 없이 하찮게 보일지라도 한 알의 밀알이 되어 하나님의 영적인 배가 법칙대로 조용히 열매를 이루어 간다면 그것보다 더 귀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될 때에만 우리는 어떤 영광이나 자랑에도 사로잡히지 않게 되고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중국내지선교회의 창설자인 허드슨 테일러(1832~1905)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주 예수께서 열매 맺으신 법을 알고 있다. 그것은 자기 십자가를 매일 지고 가셨을 뿐 아니라 그 위에서 죽으심으로써 성취되었다. 우리는 과연 이면에서 주님과 올바른 교제를 갖고 있는가? 쉽게 편안히 살아가려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계시고 동시에 예외적으로 고통 받고, 수고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그리스도께서 따로 계신 것이 아니다.
오직 그리스도는 한 분이시다. 당신은 그 분 안에 거하면서 많은 열매를 거두고 싶은가? 죽음은 여전히 생명으로 향하는 문이다. 이 생명은 죽음으로부터 일으켜진 생명이요, 배가되는 생명이요, 열매 맺는 생명이다. 자신을 바치는 것이 곧 자기를 보존하는 유일한 길이다.
자기를 보존하려다 보면 자신을 망치는 것이 영적인 법칙이다 우리는 결코 이 영원하고 항존 하는 법칙을 피할 수가 없다. 자기희생만이 생명을 번식시키는 유일한 조건인 것이다."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하늘에서도 죽음이 생명을 가져온다네.
저 장미가 살아 숨을 쉬려면 뭔가 생명체가 먼저 죽어야 한다네.
~ Philip E. Howald, Jr.
오, 나의 머리를 높이 들게 한 십자가여 나는 그대로부터 감히 달아나지 않겠소.
나는 인생의 영광을 먼지 위에 시체처럼 내려놓으리니.
그리하면 그 땅위에서 영원한 붉은 생명이 꽃피우리다. ~ Philip E. Howald, Jr.
오, 그리스도시여!
당신의 아름다움의 환상을 본 자는 모든 유익을 손해로 여겼습니다.
당신을 얻는다면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신과 함께 당신의 십자가를 나누어 갖는 것만이 오직 그가 원하는 바입니다.
십자가의 그림자가 그 위에 떨어질 때 그는 조용히 홀로 걸어갑니다.
그는 기쁨과 슬픔의 마스터키를 들고 모두의 마음을 열고 맙니다.
길에서 그를 지나치는 짐 진 영혼들은 뒤돌아서 그의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나즈막하게 고뇌의 눈물이 맺힌 채로,
"당신은 아는구려, 당신은 나를 이해하시는구려"라고 속삭입니다.
~애니 존슨 플린트~
얻으려면 잃어버려야 합니다.
십자가 없이는 구원할 수 없습니다.
낱알은 번식하려면 땅에 떨어져서 죽어야 합니다.
당신의 곡식을 거두어 하나님께 황금의 다발을 흔들어 보일 때마다
누군가의 낱알이 떨어져 죽었음을 명심하십시오.
누군가의 영혼이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누군가가 싸웠고, 울었고, 기도했고 지치지 않은 채
지옥의 군대와 싸웠음을 잊지 마십시오. ~ Philip E. Howald, Jr.
2)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 요한복음 12:24
생명에 대한 애착심 때문에 본성적인 혼의 생명을 버리지 못한 사람의 영적인 결과를 대조해 봅시다.
사실 이 세상에서 제일 버리기 힘든 것은 생명입니다. 생명(곧 본성적인 혼의 생명)을 통해서는 영원토록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죄에 대한 승리를 경험하고 기쁨에 넘쳐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비록 죄에 대한 승리를 경험했을지라도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열매를 맺을 수도 없고 남을 도와줄 수도 없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천국의 삶으로 인도할 수도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삶에서 배가의 법칙이 전혀 나타날 수 없는 인간적인 욕망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혼적인 생명을 버리지 못하고 그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먼저 영적인 열매를 맺는 것은 일하는 것에 있지 않고 죽는 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인 축복을 가져다준 펜 루이스 여사(Jessie Pen Lewis, 1861~1927)는 그녀가 죄의 지배로부터 해방 받고 난 후에 영적인 위기를 겪었음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승리에 찬, 기쁘고 행복한 체험을 즐기고 있었을 때 십자가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그 책을 읽어 갈 때 나는 십자가의 길을 분명히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책을 내던졌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안 돼, 나는 그 길을 안 갈 거야. 그 길로 가면 나의 영광스러운 체험을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야.' 그러나 그 다음날 나는 다시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주님께서 내게 부드럽게 속삭이셨다. '만약 네가 영적으로 깊은 삶을 살고 싶으면, 하나님과 지속적인 교제를 원한다면, 이것이 그 길이니라.' 나는 '그래야 할까? 안 돼!'라고 말하고서는 그 책을 다시 치워 버렸다. 그러나 삼일째되는 날 나는 다시 그 책을 집어 들었다.
다시 한 번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열매를 원한다면, 이것이 그 길이니라. 나는 네가 원한다면 네가 느끼고 있는 기쁨을 앗아가지 않으련다. 원한다면 그것을 그대로 간직하렴. 그러나 그것은 네 자아를 기쁘게 하지만, 이 길은 열매를 가져온다는 것을 잊지 말라. 둘 중 어느 것을 택하려느냐?' 그때 나는 그 분의 은혜로 '저는 열매 맺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내가 얻었던 체험은 사라졌다. 나는 얼마간 너무도 캄캄한 가운데 놓여 있었다. 그것은 신앙의 흑암이었다. 나는 하나님이 안 계신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분의 은혜로 다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선택한 그것을 얻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계속 죽음의 길을 갔다.
나는 이 죽음의 결과가 무엇이 될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후 집회가 열렸을 때 그 열매는 드러났다. 그때 이래로 나는 분명히 깨달았다. 나는 영적인 열매를 얻게 되는 것은 "행함(doing)"에 의한 것이 아니고 "죽음(dying)"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당신은 십자가의 길(道)을 가고 싶지 않습니까?
다음의 고백을 당신의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해 보십시오.
주님!
저는 십자가의 길을 선택합니다.
또
주님이 그 십자가의 길로 나를 인도하시고
주님의 뜻을 이루실 것을 믿습니다.
주님!
저는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나의 생명을 포기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소망
헨리 누엔(Henry J.M. Nouwen, 1932~1996)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모든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볼 때
내가 더욱 작아 질 수 있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삶의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다른 이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가 그에게 주는 사랑의 척도가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내 용서를 구할만한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언제나 나의 한계를 인식하며 살기를
그러나
내 스스로 그런 한계를 만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모든 사람이 언제나
소망을 품고 살기를
나는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