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력 잃어가는 원도심… 도심재생으로 활로 찾는다
주거와 문화, 경제의 중심이었던 원도심은 외곽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쇠퇴를 보이곤 한다. 특히 중소도시의 경우 신도심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도심공동화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들은 원도심 개발과 정비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천안시는 원도심 개발에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남구청이 있는 문화동에 2371억 원을 들여 공공시설과 주거공간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등 2022년까지 원도심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시도 원도심 재생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민선 7기 도시 분야 31개 사업에 1조 9855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인천 역시 원도심 재개발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원도심 부흥 프로젝트를 내놓는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원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 신도심으로 빠져나간 수요층, 새 아파트 찾아 원도심으로 유턴
원도심은 학교, 도로망, 대중교통, 편의시설 등의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수요자들이 거주하는데 편리한 주거지로 꼽힌다. 다만 노후화된 단지가 많은 것이 단점이었지만 도시재생사업 등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다시 이들 지역이 주목받으면서 새 아파트 전성시대가 도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기존 낙후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연제구 연산동 일대에 지난 2014년부터 정비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약 5641가구의 아파트 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집값 상승도 이때부터 대폭 증가했다. 2014년 연제구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2억 5526만 원에서 2016년 1월 3억 627만 원으로 2년 만에 약 5100여 만원이 올랐으며, 지난해에는 3억 5011만 원으로 4만에 약 1억 원이 올랐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월 대구 남산 4-4구역을 재개발한 ‘남산 자이 하늘채’ 아파트는 84.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551가구 모집에 4만 6,469명이 몰렸다. 지난 4월 전주시 덕진구 우이동 우이 주공 1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한 '우아한 시티’ 아파트도 19.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며, 조기 완판 됐다.
이러한 인기에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공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실제 올 가을에만 5만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과 대구, 광주의 대부분의 물량이 재개발사업 물량이다. 10월 전주에서는 효자구역을 재개발해 1248가구가 공급된다. 대전에서는 목동 3구역을 재개발한 993가구의 대단지 분양된다.
▣ 규제 피해 서울 투자자들 지방 원정 구매 늘어
특히 부산과 대전, 광주 등 주요 광역시의 아파트를 찾는 원정 투자자도 늘고 있다. 지방 아파트가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거주민이 지방 5개 광역시 아파트 4850가구를 매입해 전년(4047가구) 대비 19.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1584가구로 가장 많고 ▲대전 1418가구 ▲광주 794가구 ▲대구 708가구 ▲울산 346가구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부동산이 전반적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지만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단지는 기존 단지들의 노후화로 인해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대기수요가 풍부해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