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향기
2023. 10. 1(주일낮예배) 고린도후서 2:12-17
프루스트 효과(Proust Effect)라는 것이 있다. 프랑스의 작가 프루스트가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소설에서 주인공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의 맛과 향기를 통하여 과거를 기억하게 된다. 그런데 이 장면을 심리학자들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향기는 감정에 관계된 대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향기를 통하여서 과거를 기억할 수 있고, 또 향기로 대뇌에 자극을 하면 이성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심리학자들의 이 연구결과는 사업가들의 마케팅에 적용되었다. 그래서 향기마케팅이 생겨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마트에 감자와 당근이 팔리지 않는다. 그때 마트는 카레 향을 풍기는 것이다. 그러면 카레에 들어가는 감자, 당근, 피망, 버섯이 20%이상 많이 팔린다.
이러한 마케팅은 교보문고도 사용한다. 교보문고는 시그니처 향인 The Scent of PAGE 향을 개발하였다. 그래서 교보문고에서 책장을 넘길 때 이 향을 맡게 하여서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향을 맡으면 교보문고를 생각나게 하였다.
혹시 공항에 가면 공항만의 향기가 나는 것을 아는가? 인천국제공항은 포레스트 오브 산청향, 또 김해국제공항은 플라워 오브 산청향을, 제주국제공항은 애기감귤향을 통하여 공항을 각인시키고 있다. 요즘 세상은 향기를 통하여 자신을 기억하고, 또 판매하는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에게는 어떤 향기가 나고 있는가? 이제 오늘 본문을 보시기 바란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문제가 많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편지를 써서 디도편으로 보내었다. 그리고 에베소에 있던 바울은 고린도에 간 디도를 만나기 위하여 드로아로 갔다. 지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바울은 고린도에서 돌아오는 디도를 만나기 위하여 에베소에서 마중을 나간 것이다. 그래서 디도를 기다리면서 드로아에서 복음을 전하였는데, 복음의 문이 열려서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는 역사가 일어났다. 그런데 바울은 마음이 편치 못한 것이다. 그래서 드로아 성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바울은 마게도냐로 간다. 디도를 만나기 위하여 더 고린도쪽으로 간 것이다.
이렇게 디도를 만나기 위하여 마게도냐로 가는 바울의 마음은 어떠했겠는가? 저는 설교자이다. 사실 저는 2층 제 사무실에서 3층 예배실로 올라올 때가 제일 힘들다. 예배를 인도하는 것이 너무 긴장되어서 어떤 때는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제 아내는 제가 강단에서 설교할 때가 제일 행복해 보인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저는 설교할 때 저를 주목하며 은혜받는 성도들의 얼굴을 보면 정말 행복하다.
그런데 이것은 바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방인의 사도로 부름받은 바울은 복음을 전할 때 말씀에 집중하는 사람을 보면 제일 힘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드로아에서 복음의 문이 열렸다. 그러니 바울은 제일 행복한 사역자로 복음을 전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면 우리의 상상과 달리 바울의 심령은 편치 않았다(13절)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왜 바울의 심령이 편치 못하였는가? 바울은 고린도의 분열과 여러 가지 문제로 편지를 썼다. 그래서 디도편으로 보내었는데, 디도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울의 편지를 받아본 고린도교회가 혹시 마음이 상해서 악한 길로 돌아서지는 않았을까? 하는 염려와 두려움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드로아를 뒤로 하고 디도를 더 빨리 만날 수 있는 마게도냐로 향했던 것이다.
그런데 14절에 반전의 기록이 나온다. 우리 성경에는 없지만, 14절의 시작은 그러나이다. 바울은 그러나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라고 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왜 바울이 하나님을 찬양하는지 14절을 읽기 바란다.
(고후 2:14)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를 표준새번역은 그러나 그리스도의 개선행렬에 언제나 참가시키시고 라고 번역하고 있다. 아니 공동번역에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개선 행진에 언제나 끼워주시는 으로 기록한다.
지금 이 말씀은 배경을 알면 이해가 쉽다. 로마시대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성으로 돌아올 때 원로원이 영접하러 나간다. 그래서 성으로 들어올 때 제일 앞에 원로원이 서고, 그 다음에 나팔수, 전리품, 제우스 신전에 바쳐질 황소가 들어온다. 그리고 그 뒤에는 패전한 국가의 왕과 귀족, 그리고 전리품들이 들어오고, 그 뒤에 악사와 향로를 든 제사장들이 들어온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승리한 장군과 병사들이 이오 트리움페(Io Triumphe 만세 승리로다)를 외치며 뒤따르는 것이다.
이것이 개선행렬의 모습이다. 승리를 알리는 기쁨의 나팔소리와 함께 큰 행렬이 성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행렬에 제사장이 든 향로가 있다.
제사장이 왜 향로를 들고 있었겠는가? 향로는 2가지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먼저 하나는 전쟁에서 승리한 군사들의 옷과 몸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그래서 온 몸에서 피비린내가 나고 있었는데, 승리의 그 향기를 통하여 피비린내가 다 가리워지게 한 것이다. 그리고 또 향을 피운 이유는 정신적인 것이었다. 지금 장군과 함께 행렬에 참여한 병사들은 전쟁에서 사람이 죽는 것을 보았고, 또 사람을 직접 죽인 사람들이다. 그래서 극도의 긴장과 공포를 가지고 있었는데, 제사장이 든 그 향로에서 나는 향기로 말미암아 마음의 진정을 찾는 것이었다.
이것이 향기를 피우는 이유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울을 그 승리의 개선행렬에 끼워주어서 승리의 향기를 맡게 하였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의 몸에 있는 피비린내가 사라지고, 또 그 승리의 향기를 맡음으로 마음의 평안과 기쁨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승리의 병사들이 이오 트리움페(Io Triumphe 만세 승리로다)를 외치는 것처럼 그러나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라고 찬양을 드리는 것이다.
여러분은 바울의 이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종종 국정농단, 사법농단 하면서 농단(壟斷)이라는 말을 듣는다. 혹시 그 농단의 말의 의미를 아는가? 맹자에 실려있는 이야기인데, 옛날의 시장이란 물물교환의 장소였다. 내게 쓰고 남는 것을 가지고 가서 내게 부족한 것을 바뀌어 오는 그러한 장소였다. 그래서 관에서도 소란한 행위만 제재하고, 물물교환에 대하여서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천한장부인 천장부가 깍아지른 언덕에 올라가서 그 장을 살핀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많이 필요로 하고, 또 어떤 물건을 많이 가지고 나왔는지를 살펴서 사람들이 애타게 찾는 물건을 숨겨두었다고 비싼 값에 파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개인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깍아지른 언덕에 올라가서 시장을 살피는 장소가 농단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깍아지른 언덕에 올라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상태를 농단이라 한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 천장부로 인하여 관에서 세금을 부여하면서 장에 관여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 천장부가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른다.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것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교묘하게 살아가는 이 천장부에도 냄새가 난다. 그런데 그 냄새는 원망과 불평의 냄새인 것이다. 그런데 주님의 행렬에는 향기가 나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고, 승리의 찬양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 저와 여러분에게 이러한 감사찬양이 있는가? 그런데 바울은 하나님께 감사하는 진짜 이유는 15절-16절에 나온다. 바울은 15절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게 하였다(15절)는 고 기록한다. 그리고 16절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된 우리를 엄청난 일에 사용하고 있다고 기록한다. 16절을 읽기 바란다.
(고후 2:16)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 일을 감당하리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로마의 개선행렬에는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과 병사들만 서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행렬에는 패배한 장군과 병사들이 포로로 그 행렬에 있었다.
그런데 그 패배한 장군과 병사들에게 그 향기는 어떤 의미인가? 승리한 장군과 병사들에게는 치유와 회복의 향기였지만, 그들에게는 심판과 죽음의 향기였다. 왜냐하면 성안으로 들어가면 제우스 신전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황소를 제물로 제사를 드린 후에 왕은 패전한 장군과 병사들을 향하여 심판할 것이다. 그래서 왕이 선포에 따라 다 죽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와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향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믿는 자들에게는 힘과 격려가 되는 사역자가 되었고, 또한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마지막 심판 앞에 놓였다는 경고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향기가 된 우리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가? 장영희가 쓴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병든 아버지와 동생을 부양하기 위하여 피자 배달을 하는 청년을 인터뷰하였다. 진행자가 피자 배달을 하는 그 청년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청년은 좋은 냄새가 나는 가정을 갖고 싶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겨울에 오토바이를 타고 피자배달을 다니면 지독하게 춥다. 그 혹독한 추위를 맞으면서 피자를 들고 배달하는 집의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면 그 집만이 가지는 독특한 냄새가 있다고 한다. 어떤 집은 크고 비싼 가구가 가득하지만 냉랭한 냄새가 나고, 또 어떤 집은 작고 초라한 집이지만 향긋하고 따뜻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피자 배달하는 청년은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나는 가정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의 가정에는 어떤 냄새가 나기를 바라는가? 지난 수십년간 세계 여성의 사랑을 받아온 클래식 향수인 샤넬 넘버 5는 원액 28g을 만들기 위하여 45kg의 장미 꽃잎이 필요하다고 한다. 약 1,600배로 장미 꽃잎을 농축한 샤넬넘버 5는 모든 사람의 기억에 가장 아름다운 향기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제 저와 여러분이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향기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저와 여러분의 향기로 인하여 그리스도인에게는 승리의 찬송이 울려퍼지고,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절망과 심판의 경고가 울려퍼져서 주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