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8
신명기 27장~30장까지!
(신명 28,8)
주님께서는 너희를 위하여
당신의 그 풍요로운 곳집
하늘을 여시어, 너희 땅에
때맞추어 비를 주시고
너희 손이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실 것이다.
묵상ㅡ
곳집 하늘, 때맞추어 내리는 비,
하늘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비처럼
내리는것을 우리는 하늘의 복(축복)
이라고 한다. 그 복 덕분에 너희 손이
하는 모든 일에 행운이 따른다는 말이렷다.
곳집하늘이 열렸다.
그저께부터 오늘까지 3일의 여정,
32세의 자식같은 사촌동생이 운명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나는 장례절차부터 생각해야만 했다.
작은삼촌의 큰아들인데 문제는
온가족이 4년째 냉담중이었다는것,
게다가 고모, 삼촌들까지 약속이나
한듯이 모조리, 죄다, 깡그리 냉담을 하고
있으니,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부터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젊은 아들이 사고사로 죽은거라서,
조용히 빨리 치르겠다고 했다.
가슴에 찬바람이 들어와 앉은듯, 황망했다.
주님께 기도하며, 또 많은 분들이
중재기도 올려주시고 계신 덕분인지,
삼촌가족이 마음을 바꿔서 천주교식으로
하겠다고 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영혼구원, 내겐 아주 중요한 사도직이다.
그런데 맙소사.
삼촌가족이 다니던 성당에 문의하니
오랜 냉담으로 교적이 없어지고
교구로 들어갔다는거다.
교적없음, 오랜 냉담중!
자격요건은 안되지만, 통사정을 했다.
저희 집안이 순교자가 두분이나 계셔서
지금 시복대상자 명단에
올라가 있는데, 냉담자들이
드글드글하니, 이런 기회에 구원이
되어야하지 않겠어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그런 내가 불쌍했던지, 가족의 허락만
구하면 바로 출동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놨던 차에, 삼촌가족의 허락이
기적처럼 다가왔다.
통고의 성모 마리아,
딱 그 모습이었다.
다 키워놓은 착한 아들의
죽음앞에서 통곡하는 어미의 마음,
연도소리가 시간마다 울려퍼지자
피멍든 그 심연에 빛이 스미기
시작했다. 입관할때 관에 덮은
십자가 포를 보는순간 어미의 표정은
편안해졌다.
"우리아들 좋은데 간거 맞죠?"
하고 물으니, 연령회 어르신,
사순땐 하늘문이 열린다니,
당연히 천당갔을거요.
라고 믿음직스러운 답변을 하셨다.
작은엄마는 또 연령회원들의
엄청난 기도와 헌신을 보고는
자신도 직장그만두고 시간이 되면,
연령회활동을 하면서, 죽은영혼들과
유가족의 구원과 치유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했단다.
우리손이 하는 일들이, 순탄하게 착착
그러면서도 소리없이 조용히 일하시며
움직이시는 성령의 이끄심은 정말
기적의 연속이었다.
장례미사때 커다란 위로와 감동을 받은
유가족과 친척들, 유가족 3명과
친척 냉담자 2명이 고해성사로 냉담을 풀고
영성체를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했다.
그뿐이겠는가.
나이드신 연령회원들이 충청도 순성,
고인의 선산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서 하관예절 연도까지
해주시는걸 보고 다들 경악에
가까운 감탄을 하면서, 이번주부터
당장 성당에 나가겠다고 했다.
이로써 큰삼촌부부와 자녀까지
냉담을 풀게 되는 것이다.
32세 청년의 희생이, 이렇듯 주님의
자비가 흘러들어오는 통로가 되어,
여러명의 영혼이 하느님과 단절된
관계에서 벗어나 화해하고, 묶인 매듭을
풀게 되었으니, 어찌 죽음을 죽음으로만
받아들일수 있겠나 말이다.
수많은 기도꾼들과 사제수도자들의
미사희생과 기도자선으로
우리손이 하는 모든 일에
복이 넘쳐흘러내린것이다.
당신의 풍요로운 곳집을
열어, 때맞춰 비를 내리시어,
냉담한 영혼들의 마음곳간을
적져주시고 구원해주신
주님의 자비가 오늘 신명기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고인과 유가족의 마음이
공감되어 유독 힘들고
슬펐던 3박 4일의 여정,
장례미사에서 나는
나도 모르는 눈물이
주체할수없이 흘러서
하느님은 정말 좋으신 분이구나!
나의 부족함을 뛰어넘는 용기를 심어
주시며, 담대하게 앞장서서
우리 손이 하는 일들에 하느님의 영을
불어넣는 행위에 헌신하기를
바라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제대 뒤 커다란 십자가가
나를 향해, 또 냉담중이긴
하지만 지금 하느님앞에
서 있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외치시는 것 같았다.
"아, 목마르다. 나는 영혼이 고프다.
나에게 영혼들을 데려다 다오!"
라고 말이다.
십자가 위에서 목마르신
주님께 물은, 바로 구원이
필요한 영혼들인 것이다.
목(영혼들)이 마르신
주님, 찬미와 영광받으소서.
당신이 고파하시는
젊은 청년의 영혼과,
유가족 그리고 오랜
냉담에 죄책감만 잔뜩
저축해놓은 영혼들을 받으소서.
한껏 받아안으시어,
갈증난 목을 축이시옵소서.
아울러, 장례마치고 아들의
방에 홀로 앉아 연도를 바친
기도의 모정을 살피시어,
못다핀 꽃한송이 요셉의 영혼을
축복해주소서. 천국에서는 활짝
피어나는 꽃이 되어
영원히~~~ 행복한 하늘나라의
자녀가 되게 해주소서 아멘.
첫댓글 박지현 요셉피나님
묵상글 "아, 목마르다! 나에게 영혼들을 다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