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남편이 쓰는 난임 이야기...-난임병원

부산에서 난임병원에 대해 알아보니, 세X병원과 마리X가 가장 추천도 많고 유명했다. 사실 집 근처 동네에도 미래X 병원이라고 난임 및 산부인과를 같이 하는 병원이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난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다 보니, 와이프와 나는 새삼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난임병원 특성상 한번 병원을 정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이런 저런 치료 및 시술을 최소 한달에서 몇달간에 걸쳐 진행을 해야 했으므로 신중할 수 밖에 없었는데... 결국 최종적으로 인터넷으로 찾아보게 된 신문 기사와 마침 '그곳'에서 시술을 받은 회사 동료가 세쌍동이를 얻어서 안정기인 6개월이 됐다는 이야기에 와이프와 나도 '그곳'으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다. 신문 기사는 몇년도 신문 기사였는지는 가물가물 한데,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지방 도시들의 난임 치료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내용으로 지방 난임병원들의 홍보와 지원이 절실하다는 기사였다. 그 기사에서 부산 난임병원들의 시험관 성공율이 언급되었었는데 세X가 38%, 부산 마리X가 34%로 세X병원의 성공율이 전국적으로도 높은 수준이고 부산에서는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 내 생각으로는 시험관을 하면, 대체로 50% 이상의 높은 확률로 임신이 되는지 알았는데, 전국적인 평균은 30% 수준 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나마 세X가 부산에서 가장 높은 성공율을 보인다는데 눈길이 갔다. 그리고 세쌍동이를 얻은 직장동료가 말하길, 결혼 1년만에 우리는 애가 안생겨서 처음에는 마리X를 갔었는데 1년반을 노력해도 안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세X로 옮겼는데 바로 생겼어요. 이 말에 와이프와 나도 결국 세X로 최종 결정하게 된 것이다. 병원 첫방문은 내가 직장에서 움쭉달짝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와이프 혼자 다녀오게 되었다. 상담을 먼저 진행했는데, 와이프 말로는 환자에 따라 전문적으로 보는 의사 선생님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예를 들어, 결혼 이주민인 경우에는 6과, 나이가 젊은 분들은 3과...이런 식으로 일차 구분을 짓는 것 같다고 했고, 와이프는 여선생님께 배정받고 싶었지만,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따뜻한 말 한마디 더 해주시는 분께 받고 싶어요...라고 해서 5과 연세가 좀 있으신 선생님으로 배정 받았다. 첫날은 상담만 하고 왔고 그 주 토요일 오전으로 예약을 잡아 와이프는 나팔관과 난소 검사를, 나는 정자 검사를 받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 와이프 말로는 평일날에는 이렇게까지 많지 않았다고 하는데, 병원 전용 주차장에 차 댈 곳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병원에서는 유료 주차장 한 곳과 계약을 맺고 있어서 그쪽으로 안내를 해줬고, 차를 대고 병원에 들어가니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거운 공기가 주위에 가득했다. 병원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니, 우리처럼 부부가 같이 온 경우, 시부모와 온 경우, 여동생 또는 언니와 온 경우 등 다양한 군집들이 모여 있는데, 표정들이 하나같이 밝은 표정들이 별로 없고 긴장하고 굳은 표정들이었다. 은연중 와이프를 돌아보니 와이프도 어느새 나랑 같이 웃고 떠들던 표정은 사라지고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마도...나도 비슷한 모습이었을 듯... 순번이 와서 안내에 따라 자리를 옮겨 와이프는 검사하러 들어갔고, 나도 통을 하나 받아들고 '비밀의 방'으로 들어갔다. 와이프의 눈총을 받았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물어본 그것..!! 나 : 좀 많이 야한 거 들어 있나요? 간호사 : 엄청 야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나 : (아니 제가 무슨 걱정을?) -_-;;; 와이프 : 작작보고 끝나면 바로 나와라 -_-+ 그러나... 선호하지 않는 모자이크 영상에,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고 질칠 끄는 통에 보다가 시들어져서 (몸과 마음이 모두...;;) 혹시나 해서 받아놓은 모사이트 어플로 들어가서 거기에 있는 동영상으로 열심히 뿜뿜을 했고 배출된 그것을 통에 고이 담아 지정된 장소에 놓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퇴실하였다. 와이프는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그 장소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대단히 궁금히 여겼지만, 딱히 해줄 이야기가 없었다. 정말로 재미없었기에... 그러나 와이프는 지금도 그때 내가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그런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