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하세배 결승전을 벌이고 있는 박정환 9단(오른쪽)과 커제 9단. 두 기사 간의 올해 첫 만남도 하세배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0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패전
박정환ㆍ커제ㆍ시바노 도라마루 '쟁패'
상대전적 11승11패. 용호상박의 박정환 9단과 커제 9단이 새해 첫 대결을 예약했다. 두 기사는 내일 개막하는 2020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패전에서 우승컵을 다툰다. 하세배는 2020년의 포문을 여는 국제대회이다.
2013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하세배는 중국이 춘제(설)를 기념하는 이벤트 대회로 한중일의 대표 기사 1명씩을 초청해 자웅을 겨룬다. 올해는 20일부터 사흘간 중국 청두에서 열린다.
출전 기사는 한국의 박정환 9단(27), 중국의 커제 9단(23),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9단(21). 지난해와 같은 구성이다. 박정환은 4연속 네 번째, 커제는 5연속 다섯 번째, 시바노는 2연속 두 번째 출전하게 된다.
▲ 지난대회 대진추첨 장면. 올해도 똑같은 선수들이 출전한다. 왼쪽부터 박정환 9단, 시바노 도라마루 9단, 커제 9단.
대회는 '역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3명이 추첨해 1)부전을 뽑은 기사 외의 두 명이 첫째날 1회전을 벌이고, 2)둘째날 1회전 패자와 1회전 부전자가 2회전을, 3)셋째날 1회전 승자와 2회전 승자가 결승전을 벌인다. 2승이면 우승하고, 1회전 부전을 뽑으면 1패만 해도 3위로 밀려난다.
지난해에는 박정환이 1회전에서 커제에게 패했으나 2회전에서 시바노를 꺾은 후 다시 만난 커제를 결승에서 누르고 우승했다. 2년 연속 우승이었다. 당시 박정환은 AI 승률 2%까지 떨어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커제의 해프닝 같은 착각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 커제는 2016년과 2017년 대회를, 박정환은 2018년과 2019년 대회를 각각 우승했다.
이벤트 성격을 띠지만 한중일 최고수 간의 새해 첫 국제대회라는 점, 또 80만위안(약 1억3000만원)의 우승상금이 메이저 대회로 분류되는 춘란배(15만달러)와 백령배(100만위안)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준우승은 40만위안(약 6500만원), 3위는 20만위안(약 3250만원).
박정환 9단은 시바노 도라마루 9단에게는 5전 전승으로 앞서 있다. 시바노는 지난해 10월 사상 첫 10대 명인에 오르면서 일본 7대기전의 최연소 타이틀 홀더가 됐던 주인공이다. 2020 하세배는 제한시간 없이 30초 안에 1수씩을 두어 나가는 초속기. 도중에 1분 생각시간 10회를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