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강의 노트 (23)
세주묘엄품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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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주수신(主水神)
復有無量主水神하니
所謂
普興雲幢主水神과 海潮雲音主水神과
妙色輪髻主水神과 善巧漩澓主水神과
離垢香積主水神과 福橋光音主水神과
知足自在主水神과 淨喜善音主水神과
普現威光主水神과 吼音遍海主水神이라
如是等이
而爲上首하사 其數無量하니
常勤救護一切衆生하야 而爲利益하니라
다시 한량없는 주수신이 있었습니다.
보흥운당주수신과 해조운음주수신,
묘색륜계주수신, 선교선복주수신,
이구향적주수신, 복교광음주수신,
지족자재주수신, 정희선음주수신,
보현위광주주수신, 후음변해주수신 등이
우두머리가 되어
그 수가 한량이 없었습니다.
항상 부지런히
일체 중생을 구원하고 보호해서
이익되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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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 :
주수신은
물의 공덕을
신으로 표현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지(地) · 수(水) · 화(火) · 풍(風)
사대(四大) 중
만물을 생육(生育)시키는 데 있어
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몸도
3분의 2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지구를 땅덩어리라 하지만
기실은 물이 흙보다 많아
물덩어리라 해야 할 것입니다.
인연소생으로 태어나는 생명체가
수분을 가장 중요한 바탕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중생들이 먹는 먹이가 물이 제일 많습니다.
사람도 온갖 음식을 먹지만,
물을 제일 많이 마시지 않습니까?
차 종류도 모두 물이요,
어떤 음식도 꼭꼭 씹으면 모두 물이 됩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 몸에도 주수신이 있습니다.
물은 생명의 원천(源泉)입니다.
예로부터
물의 덕(德)을 배우라고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순류(順流)의 덕을
순리(順理)라고 표현하며
순리에 따르는 것을
인간의 덕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부드럽고 만물을 적셔주고,
이치를 어기지 않는 것을
상선(上善)으로 본 것이지요.
화엄경에도
‘보리심은 물’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물은 무심히 흐릅니다.
때로는 비가 많이 와 수해를 겪기도 하지만
비도 무심히 오는 것입니다.
특정 지역을 골라서 비가 오는 것도 아닙니다.
빗방울이
땅에 떨어질 지점을
선택해 내리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속전등록>에 수록된
대구로 된 선시 송구가 있습니다.
落花有意隨流水
떨어진 꽃잎은
뜻이 있어 물을 따라 흘러가는데
流水無心送落花
흐르는 물은
아무 생각 없이 꽃잎을 보내주네
뒤의 구절이
원래는 ‘무심’이 아니고
‘무정’으로 되어있었는데
선가에서는 무심으로 바꾸어
이 송구를 읊어 왔습니다.
어찌 보면 인생도 이와 같겠지요.
세월이 흐르는 물이고
인생이 떨어진 꽃잎이 아니겠습니까?
또 당나라 때 시인
고변(高騈:821~887)이 지은 시
‘방은자불우(訪隱者不遇)’
라는 제목의 시에도
‘낙화유수’이야기가 있습니다.
落花流水認天臺
꽃잎 떨어지고 물 흐르는 곳
하늘언덕(세상)을 알고
半醉閑吟獨自來
반쯤 취해 한가롭게 읊조리며
홀로 찾아 왔더니
惆愴仙翁何處居
서글퍼라.
숨어 사는 선옹은 어디에 계시는가?
滿庭紅杏碧桃開
온 뜰에 붉은 살구꽃,
푸른 복사꽃만 피어 있구나.
물은 흐른다.
인생도 흐른다.
세상도 흐른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만물은 유전한다’는 이야기이지요.
주수신이 있어 유전하는 것입니다.
첫댓글
落花有意隨流水
流水無心送落花
떨어진 꽃잎은
뜻이 있어 물을 따라 흘러가는데
흐르는 물은
아무 생각 없이 꽃잎을 보내주네
당나라 때 시인
고변(高騈:821~887)이 지은 시
‘방은자불우(訪隱者不遇)’
라는 제목의 시에도
‘낙화유수’이야기가 있습니다.
落花流水認天臺
半醉閑吟獨自來
惆愴仙翁何處居
滿庭紅杏碧桃開
꽃잎 떨어지고 물 흐르는 곳
하늘언덕(세상)을 알고
반쯤 취해 한가롭게 읊조리며
홀로 찾아 왔더니
서글퍼라.
숨어 사는 선옹은 어디에 계시는가?
온 뜰에 붉은 살구꽃,
푸른 복사꽃만 피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