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판불변의 법칙
이미영 젬마 수녀(FMA)
“나는 사람의 증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요한 5,34)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요한 5,36)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요한 5,40)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을 추구하지 않는다.”(요한 5,44)
누군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조금은 부정의 의미로 쓰는
‘원판불변의 법칙’이란 말이 문득 떠오른다
나의 원판은???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사롭지 않다
하느님은 나를 당신 모습 닮도록 만드셨기에
나의 원판은 하느님이로구나!
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알아차림인가
사람이 나이 든다는 것
연륜을 쌓아간다는 것
공부를 한다는 것은
원판을 회복하기 위한 여정이다
사람들이 나를 증언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 것
사람들에게 영광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
우리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안전지대를 만들지 않는 것
예수님께 생명을 얻으려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가 생명이고 싶고
생명을 만들고 싶은 오만한 이 시대에
정신을 똑바로 하여 시선을 그분께 고정시키고
내 안에 있는 원판, 하느님이 나를 증언하시도록
나의 모든 시간을 드릴 것이다
내 삶이 나를 증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증언하는 삶이 되도록
모든 무질서와 욕망을 내려놓고
나에서 너를 향한 여정을 위해
오늘이란 선물 보따리 안에 담아두신
그분의 선물 하나하나에 감사하는 걸음을 시작하자
원판불변의 법칙 안에 숨긴 보물을 찾아 낸 자 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