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귄정생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길.
하늘은 눈부시게 파랬고 같이 가는 동무들도 더없이 좋았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권정생선생님 사시던 집은 여전히 거기 오두마니 있고 뺑덕이 집도 여전히 거기,빌뱅이 언덕아래 조그맣게 그 자리를 지키며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참 편안했다.
알아가면 갈수록 크고 깊지만 그것으로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 인간적인 면모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내가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첫 번째에 선생님이 자리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나무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처음 여기 왔던 때를 떠올려 보았다.
권정생선생님이 쓰신 동화와 여러 글들을 통해 느끼고 깨우친 것들을 생각하며 나도 저렇게 까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실천해보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세월이 좀 지나, 지금 나는 세상 탓하며 그냥저낭 편한 것 좋아하고 적잖이 욕심도 부리고 착하지 않게 살고 있다. 좀 부끄럽다.
그래도 다시 여기서 사람답게 착하게 살아야지 라는 다짐을 해본다.
무엇보다도 슬프지 않고 유쾌하게, 좀 찌질한 것도 숨기지 않고,절망과 아픔 속에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은 권정생선생님처럼.
그리고 다시 찾아 본 선생님의 시 한 편.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2
도모코는 아홉 살
나는 여덟 살
이 학년인 도모코가
일 학년인 나한테
숙제를 해달라고 자주 찾아왔다.
어느 날, 윗집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도모코는 나중에 정생이한테
시집가면 되겠네
했다.
앞집 옆집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두 쳐다보는 데서
도모코가 말했다.
정생이는 얼굴이 못생겨 싫어요!
오십 년이 지난 지금도
도모코 생각만 나면
이가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