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제류目 Artiodactyla
하마科 Hippopotamidae
◇ 하마 : Hippopotamus amphibious Linnaeus
► 이 명 : 하마(河馬, 물말), 물뚱뚱이
► 외국명 : Hippopotamus, Nile hippopotamus, River hippopotamus, (일) Kaba (カバ)
► 형 태 : 하마는 육지동물 가운데 코끼리 종류와 코뿔소 종류 다음 가는 거대한 동물로 우제류 중에서도 으뜸가는 크기로 성장한다. 성체 수컷의 몸무게는 1,480kg에 육박하며, 암컷 몸무게는 1,365kg에 달한다. 수컷이 암컷보다 더 크게 자라는 경향을 보이며, 기록된 개체 가운데 가장 컸던 수컷은 몸무게가 2,660kg에 달했다. 또한 하마의 몸길이는 꼬리까지 합쳐서 2.90~5.05m에 이르며, 꼬리 길이는 35~65㎝, 어깨까지 높이는 1.30~1.65m로 계측된다. 체고는 수컷이 1.40~1.65m, 암컷이 1.30~1.45m로 수컷이 암컷보다 크다. 수컷 하마는 한살이 동안 끊임없이 성장하나 암컷 하마는 생후 25년에 달하면 더 성장하지 않는다. 가장 흔하고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개체들은 대개 몸길이가 3.3~3.45m에 어깨높이 1.4m이다.
몸은 원통형으로 포동포동하고 길쭉하며, 꼬리가 짧고 다리는 굵지만 땅딸막하다. 머리는 두꺼운 모래시계처럼 중간이 조금 오목하고 위아래가 넓으며, 주둥이는 길다. 하마의 피부에는 털이 거의 없으며, 두께는 약 6㎝ 정도이다. 몸 빛깔로는 주로 매우 탁한 분홍색에서 회색을 머금은 보라색 등 짙은 적색 계통의 빛깔을 띠며, 주로 등 쪽으로 갈수록 빛깔이 어두워지며 배와 귀, 눈 쪽으로 갈수록 살구색에 가까워진다. 아래위로 쩍 벌어지는 거대한 입과 주둥이, 묵직한 송곳니가 돋보이는 이빨, 짧지만 다부진 원기둥형 다리, 얼굴 크기에 비해 작은 눈과 짧은 귀, 그리고 끄트머리에 털이 수북이 자라 있는 짤막한 꼬리를 갖고 있다. 골격은 육중한 체중을 지탱하고 걸어 다니기에 좋도록 다부지게 되어 있다. 발가락은 네 개에 각각 끝에 발굽이 있고, 발가락 사이로는 물갈퀴와 비슷한 작은 피막이 있다. 골밀도가 크고 몸의 무게중심이 낮아서, 하마는 물 속에 가라앉은 다음 물 바닥을 박차고 움직인다. 하마의 골반은 섰을 때 45도 각도로 뉘여 있고, 물 속에서 주로 생활하는 까닭에 체중 부담이 적어져서 다른 거대동물들에 비해 다리가 비교적 짧다. 하지만 지상에서도 달려서 이동할 수 있으며, 유사 시에 시속 30km의 속력을 낼 수 있다. 뜀뛰기는 할 수 없지만 가파른 강기슭 따위를 맞닥뜨렸을 때 기어 올라갈 수 있다. 뚱뚱하고 곡선적인 외견을 갖고 있지만 지방량은 적다. 주둥이와 꼬리에는 억센 털갈기가 있다. 수컷의 고환은 완전히 내려오는 형태가 아니며 음낭도 없으며, 음경은 발기하지 않고 있으면 신체 내부로 말려들어간다. 암컷의 질은 뚜렷하게 돌출되어 있고, 외음부에 용도 불명의 게실 두 개가 크게 튀어나와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설 명 : 수중에서 생활하기에 적합하도록 진화된 몸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강, 호수, 맹그로브 습지 등 물이 풍부한 곳을 거처로 삼으며, 열대우림에서 사는 경우는 드물다. 수컷은 텃세가 강해 각자 일정한 물테를 영역으로 삼고 암컷 5~30마리와 그 새끼들을 거느린다. 교미와 출산은 모두 물 속에서 성사된다. 하마는 낮에 대부분 물 속에서 생활하지만 모래톱에서 일광욕을 하기도 한다. 뜨거운 낮 동안은 물이나 진흙에서 몸을 식히거나 담수에 자라는 마풀을 먹고, 주로 땅거미가 질 때 육지로 나와서 강가에 자란 풀을 뜯어먹는다. 초식성으로 여겨지지만 육식을 즐기기도 한다. 물 속에서는 무리지어 있지만 먹이는 각자가 흩어져서 섭취하며, 육상에서는 별다른 텃세를 부리지 않는다. 하마는 사회적 동물로 무리 내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며,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는 비음성적 표현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암컷이 성적으로 성숙해지는 나이는 6세이며, 수컷은 7세 반 정도에 성숙해진다. 교미와 출산 모두 우기에 이루어지며 수컷은 정자가 언제나 활동적이어서 일 년 내내 왕성히 교미할 수 있다. 암컷 하마는 회임(懷姙)한 이후 17개월 동안 추가적인 배란을 하지 않는다. 하마는 물 속에서 교미하며, 이 때 암컷은 물 속에 머무르면서 숨쉬러 나갈 때만 올라온다. 교미가 끝나고서 암컷은 10~14일 동안 무리에서 종적을 감췄다가 돌아온다. 임신 기간은 약 8달이다. 새끼는 육상이나 얕은 물 지대에서 낳으며, 갓 낳은 새끼는 몸무게 50kg에 몸길이가 127㎝ 정도이다. 암컷은 양육 기간 동안 새끼 곁에 머무르며, 새끼는 깊은 물에서는 어미 등에 올라타서 물을 건넌다. 새끼가 있는 어미는 새끼를 지키는 데 아주 열성이며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다. 새끼는 최소 1마리 이상의 성체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새끼끼리도 서로 놀면서 자란다. 다른 대형종 포유류처럼 하마 역시 매 기간마다 건강한 새끼를 한 배에 한 마리씩만 낳아 기른다. 태어나서 얼마 동안은 젖을 먹고 자라지만 1살이 되면 젖을 떼게 된다. 수명은 대개 40~50년 정도이다.
초식동물이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동물로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모습이 보이면 곧바로 습격한다. 몸집에 비해 땅딸막하고 다리가 짧지만 단거리를 시속 30km로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기민하다. 사납고 돌발적인 성질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가운데 하나로 통한다. 서식지 파괴, 상아나 고기를 얻기 위한 밀렵으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하마는 본래 나일강 하류와 삼각주에서도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해당 지역에서는 절멸하고 중남부 아프리카에서만 찾아볼 수 있지만 백나일강과 청나일강 등 상류 지역에서는 여전히 모습을 볼 수 있다. 아프리카 밖에서는 사육하던 개체가 스스로 번식하여 자체적으로 남아메리카의 마그달레나강 유역에서 중소 규모 개체군을 이루었다.
하마로부터 얻은 고기를 판매하는 건 위법행위이지만 암시장에서는 관리국의 눈을 피해 거래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아프리카 지역 곳곳에서는 하마고기에 높은 값어치를 매기며, 이빨은 코끼리 상아 대용품으로 사용된다. 현재 하마는 전 세계에 약 115,000~130,000마리가 생존해 있으며, IUCN 적색 목록에서는 취약종 등급으로 분류된다.
► 분 포 :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북쪽으로는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서쪽으로는 감비아, 세네갈, 남쪽으로는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중~남부 아프리카에 분포한다.
► 비 고 : 하마科에는 하마와 피그미하마(Choeropsis liberiensis) 2종만이 현존한다. 속명과 영명인 히포포타머스(Hippopotamus)는 모두 고대 그리스어로 “강에 사는 말”이라는 뜻이다.
► 참 고 : 피부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을 분비하며, 붉게 흘러내리는 질감 때문에 피가 섞인 땀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쪽 모두 아니다. 처음에는 무색 투명하던 분비물은 가면 갈수록 다홍색을 거쳐 갈색에 가까워진다. 이 분비물에서는 붉은색 히포수도르산과 주황색 노르히포수도르산이라는 강산성 색소 두 가지가 검출되며, 이 성분은 박테리아 따위의 병원균의 감염을 억제하고 빛을 흡수해 자외선을 차단한다. 모든 하마가 식성과 관계없이 분비물을 흘리기 때문에 먹이로부터 만들어내는 성분은 아니며, 아미노산 티로신과 같은 단백질 전구체에 의해 생합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마가 물 밖에 너무 오래 나와 있으면 분비물도 피부가 갈라지고 트는 것을 막아 주진 못한다.
반수생 생활에 적응하여 머리에서 눈, 귀, 콧구멍은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몸이 물 속에 잠긴 상태에서도 얼굴의 공혈(孔穴)들은 모두 수면 위에 뜬다. 하마가 잠수할 때 콧구멍과 귀는 근육으로 닫히고, 눈은 깜박막이 가려 준다. 시상능과 안와가 모두 융기하고 있어 두개골 위쪽은 W자 모양으로 기복진 골을 만드는데, 하마는 안와의 위치가 이마보다 5.5㎝ 가량 높아 이 선이 위쪽을 향하는 반면 피그미하마는 그보다 좀더 낮고 기복도 적어 완만히 아래쪽을 향한다.
하마는 반수생 생물이지만 헤엄을 치는 솜씨는 신통치 않고, 물 위에 뜨지도 않는다. 그래서 하마가 깊은 물까지 들어가는 일은 잘 없으며, 물 속에 잠기면 바닥에서 성큼성큼 뛰어서 움직인다. 다 자란 하마는 4~6분간, 어린 하마는 2~3분간 잠수할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 수면을 취할 때는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가 모두 휴식하며, 땅 위에서 자거나 물 속에서 콧구멍을 드러내고 잠을 잔다. 하마가 깊은 수면 단계로 돌입하는 속도는 다른 포유류와 비교했을 때 꽤 빠른 편이다.
하마는 대단히 크게 발달된 깨물근과 턱두힘살근으로 가공할 악력을 낼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양쪽 볼살이 크고 덩이지게 되어 있다. 양 턱이 거의 150~180°에 달하는 각도로 벌어지며, 이때 접힌 입둘레근이 입이 쭉 벌어져도 근육 조직이 찢어지는 것을 막아 준다. 아래턱의 앞니와 송곳니는 먹이를 먹기보다는 싸우기에 알맞은 형태로, 크기가 꾸준히 커져서 40~50㎝에 달하기도 한다. 턱 안쪽으로는 씹어 으깨기 좋은 소구치와 어금니가 있으며, 주로 소구치는 교두 1개, 어금니는 2개, 맨 안쪽 어금니는 3개를 가진다. 먹이를 먹을 때 쓰는 것은 굳게 닫히는 입술로, 풀을 뜯을 때는 입술로 풀을 잡아당겨 뽑은 다음 어금니로 씹는다. 되새김질을 하지 않지만 위가 세 개로 되어 있는 유사반추동물이다.
※ 하마는 지리적 분포, 두개골을 비롯한 형태적 이형성을 기준으로 해서 5가지 아종이 기록되고 있다.
• 하마 (H. a. amphibius) – 모식아종으로, 서쪽으로는 감비아, 동쪽으로는 에티오피아, 남쪽으로는 모잠비크까지 이르는 넓은 권역에 분포하며, 지금은 절멸했으나 한때 북쪽으로는 이집트까지 분포하고 있었다. 두개골의 안와가 비교적 작고, 등 쪽이 좀더 돌출되어 있으며, 아래턱이 길고 이빨이 다른 아종들보다 더 크다.
• 동아프리카하마 (H. a. kiboko) – 케냐와 소말리아에 분포한다. 몸 빛깔이 다른 아종들에 비해 연한 편이며, 몸집이 작고, 콧구멍이 더 넓다. 주둥이가 긴 편이고, 안와가 좀 더 돌출된 모양새를 하고 있다.
• 남아프리카하마 (H. a. capensis) – 잠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 분포하며, 타 아종들과 견주어 안와가 눈에 띄게 넓다.
• 차드하마 (H. a. tschadensis) – 차드와 니제르에 분포한다. 얼굴이 넓고 안와의 모양새가 또렷하며, 좀더 정면 쪽을 바라보도록 패여 있다.
• 콩고하마 (H. a. constrictus) -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앙골라 및 나미비아까지 이르는 지역에 분포한다. 두개골의 안와 주변이 두껍고 주둥이가 좁으며 등이 가장 평평하다. 아래턱과 이빨이 비교적 작다.
단, 각 아종들의 형태 사이에는 지극히 미미한 격차만이 관찰됐고, 표본과 자료 자체도 충분한 공신력을 획득하지 못해, 이와 같이 세세하게 나뉜 아종 분류는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피부조직 검사를 통한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동원하여 연구를 진행한 결과 모식아종과 남아프리카하마, 동아프리카하마에서는 아종 간의 유전적 차이가 관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