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일의 시작은 강원도 평창 금당계곡 상류에 내 식구들과 살아갈 조그만 통나무집을
꿈꾼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30여 년의 세월동안 이와는 많이 다른 양상으로 삶이 전개되었고,
내가 원했던 꿈은 이루지 못한 채 다른 여러 분들의 집을 짓는 일을 업으로 삼아온 세월이
17년 여. 역설적으로 애초의 꿈을 온전하게 이루었다면 ‘행복한집짓기’의 다음 카페, 네이버
블로그 그리고 유튜브 채널은 온 오프라인에서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많은 사진자료, 현장과 작업장 소식으로 화려했던 나의 SNS는 반년 이상 침잠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어이없는 이유로 계정이 정지되었던 페이스북은 그동안 올린 사진 등 모든 게시물이
사라져버려 새 개정을 만들었음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네요. 맥이 탁 풀렸습니다.
지금, 이 시기는 후반기 내 ‘삶의 축’이 뿌리 채 뽑혀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의 재난 수준이죠^^
우여곡절 끝에 제재기는 행복한집짓기 초창기 멤버가 인수해 갔습니다. 아들의 손때가 제일
많이 묻어 있는 주요 장비여서 매우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하마터면 일 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넘길 뻔했거든요. 지켜보는 나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일이었지요.
공구들마다 쓰여 있는 “행복한집짓기”….. 하~
하나 둘 남의 손으로 옮겨져, 각기 남은 소임을 다하기를 소망합니다.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겠습니다.
내 삶을 이끌어 온 그 힘이 나를 통나무건축가로 만들었고, 지난 23년 여 열정적이고 화려한,
빛나는 순간들이 선물처럼 주어졌습니다. 마치 내 ‘꿈’을 희생한 대가처럼 말이지요.
지금 이 시기가 내게는 너무도 엄혹해서 그간의 삶을 뒤돌아보며 후회할 만한 지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지만, 적국 각지에 건축한 수 십여 채의 통나무집들 그 존재 뿐만 아니라 매 순간
함께했던 스태프의 얼굴을 한 명 한 명 떠올려 보며, 내 삶이 그들과 함께 얼마나 찬란했는지
과거를 소환해 현재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최고의 ‘건축주’였던 인품 좋은 집주인들을
만난 복은 두 말할 것도 없고요.
행복한집짓기를 이끌던 책임자로 후반기 7년 여를 보내는 동안 그 무엇보다 아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대단히 소중했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의 응원처럼 좋은 여건을 만들어
가업으로 계승하게 만들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쉬우나, 일년에 반 이상을 객지에서 지내야 하는
이 일이 ‘직업’으로 썩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과거에도 현재에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만… 내 삶이 풍부했던 것, 풍부하게 보였던 것은
‘통나무집짓기’를 해서였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카페 회원으로 남아 계시는 많은 분들,
특히 20년 가까이 이 카페를 사랑해 주신분들에게 크나 큰 감사인사 드립니다.
이전의 알림 글에 유일하게^^ 댓글로 아쉬움을 표현해 주신 쉐리맘 님의 의견처럼 카페는 열어
두려고 합니다. 언제 다시 어떤 방식으로 제가 참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카페의 존재
자체를 날리는 것은 아직 많은 용기가 필요해서요. 유튜브 채널 또한 고별 영상을 만들어 채널
페이지 대문에 걸어둘 생각입니다. 대한민국에 ‘행복한집짓기’라는, 이런 수제 통나무건축
전문업체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
첫댓글 아쉬움이 많이 남으시겠지만, '행복한집짓기' 님과 가족분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시고 마음을 다스리셔야 할 듯 합니다.
언젠가 통나무로 만들어진 우리집을 가져보고자, 카페에 가입하고 작품들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서 얼굴을 뵙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하였는데...
인연의 한 끝이 이어지기 위해서 이 카페는 존속 되었으면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좋은일이 생길거라 믿습니다..
오래동안 지켜 보면서~~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여러번 임대 작업장을 옮기며 일어나는 어려움들을 마무리 하며
넉넉하고 넓은터를 구입하여 하나 하나 작업장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기뻐했었습니다.
나름데로 저 작업장의 기초에는 세멘트가 몇루베? 천막 설치에는 얼마가 들어 갔겠나?
두번째 작업장의 고급스러운 벽체와 지붕은 뭐로 할건지? 나름 혼자서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행복한 집짓기-의 무궁한 발전을 빌었었는데~~~
삶의 이정표는 늘 변화가 있기 마련 입니다~
좋은 기억으로 간직 하시고 휴식도 좀 취하시고~힘 내십시오~인생사 별것 없습니다~파이팅!!
카페지기 우드맨의 활동을 지켜보던 중 신뢰를 느끼고 건축계약으로 발전하였고
2009년 행복한통나무집 예약1번으로 경산풀나치통나무집을 짓고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카페원년멤버로서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임대 작업장을 여러번 옮긴 후에 넓은터의 작업장을 보며 저 역시 매우 기뻐했었습니다.
공장건릷 후 다음에는 작업장 한켠에 살림집을 장만하여 노년에는 직주 근접으로 우드맨님 좀 편한 시대가 열리기를 응원 하였는데 ---
통나무집 목구조 건축가로서 한국에서 독보적인 기술인이 되신 것에는 틀림 없다고 실제 경험 한 건축주로서 확신합니다.
나름데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유를 생각하면 한국의 건축환경 탓이라 생각합니다.
일반인의 주택수요가 아파트 중심으로 바뀌고 단독주택 전원주택 등의 실건축 수요가 확연히 줄어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산사랑님 댓글처럼 휴식도 좀 취하시고 ~ 힘 내십시오 ~ ~ 파이팅!!
너무 다행스럽고 감사합니다~
가끔 들어와보며 봤던 현장사진과 글 보고 또 보고~~~가슴 벅차고~
늘 건강과 행복이 가족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