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답사 : <공주터미널> & <부여터미널>
백제문화권의 대표적인 도시는 공주, 부여, 익산이다. 백제의 매력적인 문화와 유적·유물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과거에는 차량을 이용하여 문화유산에 직접 방문해서인지 문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최근 도보답사를 중점으로 하면서 문화재의 분포와 동선을 이해하게 되었고 과거 백제의 영광이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었는가를 짐작하게 해주었다. 멋진 백제의 유산을 답사하는 방법은 지역 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문화재 접근성이 나쁜 익산을 제외하고, 공주와 부여는 터미널에 하차한 즉시 문화답사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공주와 부여의 문화유산답사를 정리해본다.
공주터미널에서 내려 철교를 건너 조금 이동하면 공산성을 비롯한 백제 웅진시대 유산들이 펼쳐진다. 금강을 내려보며 건축된 공산성은 단단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지닌 성이다. 상당히 높은 경사도 있어 답사에 결코 만만한 성은 아니다. 성벽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걸다보면 등산과는 다른 역사적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과거의 흔적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장엄함에 깊은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공산성에서 출발하는 백제왕도 체험은 웅진시대 영광을 실현한 무령왕이 잠든 <무녕왕릉>과 그 시대의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는 <공주박물관>으로 이어진다. 금강을 따라 만들어진 태크길도 공주의 매력을 더욱 배가시켜준다. 결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과거 백제의 왕도였던 공주의 중요성을 다시 파악하게 해주는 것이다.
답사의 규모를 넓히면 백제시대와는 별개로 조선시대 공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코스가 있고, 국사교과서 첫 면을 장식했던 한국 구석기 시대 <석장리유적지>로 이동할 수도 있다. 도시의 아름다움을 과거와 현재의 절묘한 공존에서 찾을 수 있다면, 공주는 바로 그러한 매력을 듬뿍담고 있는 공간이다. 크지 않은 지역이기에 조금 무리하면 하루에 모든 곳을 방문할 수 있는 답사객에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공주에는 최근 KTX <공주역>이 생겼지만 이곳은 공주답사와는 너무도 먼 거리에 있는 곳이다. 공주중심으로 이어지는 버스노선이 있지만 그보다는 <동학사>와 <답사>로 이어지는 버스노선이 있어 계룡산과 사찰답사로 더 유용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부여터미널>도 공주와 유사하면서도 훨씬 넓은 코스로 연결된다. 터미널에서 내려 조금 이동하면 부여천도를 실행한 <성왕>의 동상이 서있는 네거리가 나타나고 조금 더 걸으면 <정림사지>가 나타난다. 사람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정림사지 5층 석탑>과 <정림사지 석불>이 있는 대표적인 수학여행 장소이다. 부여답사는 정림사지에 이어 백제의 중요 방어시설이었던 <부소산성>으로 이어진다. 규모는 크지 않아 편안하게 답사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에는 산책길이 아니라 성벽 주위에 만들어진 성벽길을 따라 이동했다. 부소산성이 잘 알려진 것은 성 자체보다도 그 곳에 있는 <낙화암>과 <고란사>와 관련된 전설 때문이다. 백제멸망 때 궁녀들의 비장한 죽음은 슬픈 전설로 남았고 <고란사> 또한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조성되었다고 한다. 망국의 아픔은 겪어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비극일 것이다. 백제의 멸망은 너무도 갑작스럽고 허무하게 이루어졌다. 그런 이유로 한동안 <백제부흥운동>도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그또한 잔혹한 내분 속에서 무너져내렸다. 역사의 흐름은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부여답사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정림사지>와 <부소산성> 이외에도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터미널 앞에 공개된 부여 <사비길>과 <백마강길> 답사 지도는 부여답사가 여러 곳으로 연결되어있음을 보여주었다. 지도를 보면서 백마강을 따라 걷는 코스와 주변 산과 둘레길을 따라 걷는 코스를 답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제의 고갱이를 차량없이 도보로 답사할 수 있는 공간을 지녔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부여는 기차역이 없어 조금 아쉽지만 버스터미널이 그것을 완화시켜주었다. 터미널에서 내려 시작하는 백제탐방은 다양한 방향으로 이어지면서 부여 아니 백제의 매력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청주공항-오송역-공주-부여>를 운행하는 버스노선을 발견했다. 적극 활용할만한 노선이다)
최근 역답사를 하다보면 가장 아쉬운 점이 역의 위치가 그 지역의 중심장소나 핵심적인 장소와는 별개의 공간에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황량한 벌판에 우두꺼니 서있는 역의 외로운 모습은 사람들의 접근도 어렵게 만들고 다른 곳으로의 연결도 불편하게 만든다. 역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 장소와 장소의 연결을 목적으로 한다면 최근의 역들은 반쪽의 기능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역들의 불편을 보완하기 위해 버스터미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역과는 달리 대부분의 터미널은 도시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도시의 중심지역과의 연결을 용이하게 해준다. <공주>와 <부여>의 매력도 터미널을 통한 대중교통시설이 있어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최근 <버스터미널>이 쇠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터미널은 도시의 심장이자 허파로서 주변 지역을 연결시켜주는 중심공간으로 여전히 활용될 수 있다. 원래 역이 그런 기능을 하였지만 이제 역은 경제성 고려와 시민들의 민원 때문에 외곽으로 밀려나 원래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역의 중심지역으로 환원과 함께 역의 보완으로서 버스터미널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자가용이 대세라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은 자신이 걷고 만나는 과정에서 더 오랫동안 깊게 새겨진다. 공주와 부여는 터미널이 가진 장점이 가장 잘 나타난 곳이라 할 수 있다.
첫댓글 - 금강을 따라 만들어진 공주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