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기 6명이 추석연휴를 전후해서 9박10일간 스페인-포르투갈을 여행하고 그 사진들과 느낌을 정리해서 제 블로거에 남겨놨었는데 그걸 옮겨왔습니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요.
신세계를 경험하기위해 , 삶의 질을 높이기위해, 심신의 환기 및 재충전을 위해, 견문을 넓히기위해, 보상받기위해,...
각자 다르게 표현하겠지만 종합하면 '행복한 삶을 위해서' 이겠지요.
간혹 콜럼버스처럼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기위해 위험을 무릅쓴 탐험여행을 하는 경우도 있겠고, 가우디 같은 세기적 예술가의 문화유산을 보고 예술적 안목을 기르기위한 예술여행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이번 여행은 ...일생에 단 한번밖에 없는 특별기획여행이었다.
의과대학졸업 후 '청우회'라는 모임을 창립해 정기적 모임으로 돈독한 우정을 다지면서, 회갑해를 기념해서 장기 해외여행을 목표로 세우고 매월 정기기금을 적립해왔다.
처음엔 한달간의 (지중해)크루즈여행에 쉬이 의견일치를 보았고 그야말로 럭셔리한 여행을 꿈꾸며 가슴벅차했다.
그러나 시간이 임박해오면서 초현실이 현실화되면서 마음이 점점 쉬링크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크루즈가 아니라 유럽여행의 마지노선 10일까지 줄어들었다.
모두가 한번도 가보지않은 곳을 물색하고 각자의 진료상황을 고려해야 했기에 여행지선택과 여행시기와 여행기간을 조율하는데 수많은 난상토론이 필요했고 각자 양보를 거듭한 끝에 '추석연휴를 낀 9박10일 스페인여행'이라는 옥동자를 탄생시켰었다.
9월13일 금욜 밤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10일간 스페인/포르투갈 문화유산을 두루 섭렵하고 9월22일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인천-마드리드 -톨레도-코르도바-그라나다-말라가-론다-세비야-리스본-바르셀로냐-마드리드-인천 ; 자세한 내용과 사진은 총10편으로 나눠서 동창회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임)
여행기간의 길고 짧음이 문제가 아니라, 이심전심 통하는 친구 6커플이 함께 회갑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춘 셈이니 이 얼마나 특별하고 귀한 일인가.
패키지투어 30여명 팀원 중에서 우리12명은 각별한 뜻을 품었었고 일심동체의 우정을 꽃피웠고 우정의 결실을 거두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모여 세상모르고 소꼽장난하듯 우리는 세속 번뇌 다내려놓고 신천지의 아름다움에 흠뻑취해 울랄라 흥얼대며 행복해했었다.
고난의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도인의 천진단순함이 자연스레 체득되는 듯한 느낌으로 여행을 즐겼다.
이것이 지난 60년 우리 삶의 엑기스이고 보상이 아닐까.
回甲 年, 육십갑자가 한바퀴돌아 처음 갑으로 돌아오는 환갑...
육십년을 무사히 살아왔으니 축하받을 일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인생을 팔십으로 잡았을 때 4분의3에, 하루를 치면 오후 6시에 해당하니,
해가 서산에 머무는 시기라 왠지 쓸쓸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 중에서 황혼의 햇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사실도 잊지말자.
그래, 이제부터가 우리인생 2모작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 아닌가뵈.
시작이야, 늦은게아니야...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아직 늙지않았음을 확인했다.
빡빡한 여정에서도 에너지가 넘쳐남을 보았다. 창조에너지가...
창조에너지가 몸에 흐르기시작하면 나이라는 밧줄로 자박한 무기력 족쇄로부터 해방되어 희망감 만족감 즐거움 창조력....등등이 솟아난다.
각자에게서 이런 창조에너지가 팡팡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창조에너지가 열정에너지 긍정에너지 사랑에너지로 변해가며 에너제틱한 청춘의 기가 넘쳐흐르는 걸 보았다.
이리하여 세계문화유산이 제일 많은 스페인에서 세계문화유산의 독창적 가치가 베풀어주는 즐거움을 한껏 맛보았다.
멋진 자연과 귀한 물질이 주는 즐거움은 가치가 크긴하지만 세월에 묻혀 쉬이 소진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마음 깨달음으로 만들어지는 즐거움은 소박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오래 갈 것이다.
마음이 불편하면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도 빛나는 보석도 다 눈밖이다.
모든게 오로지 마음가짐에 따라 필링이 달라진다는 사실에 새삼 관심이 간다.
'一切唯心 造' ...이 말은 흔히 회자되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함축하고 있는 말...
이제부터 마음이 주는 즐거움을 위해 내공을 키우는데 투자해야겠다.
거동이 불편해져 여행을 갈 수 없을 시기를 생각해서라도 마음의 너그러운 내공을 키워나가야지.
나이들수록 케케묵은 고정관념에 갇혀버리는 노인이 되지않기위해서라도....
여행은 언제나 찌든 심신을 환기시키고 정화시겨 새로운 활력소를 심어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해준다.
이번 회갑여행은 여느 여행과는 달리 나에게 부부의 중요성을 특별히 일깨워줬다
우리 여섯커플이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부부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를 가슴으로 통찰하였기때문이다.
내옆에 있는 사람의 행복에 나의 행복이 있단다.
내가 옆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옆사람을 인정해 주는 것도 중요하단다.
이런 사소한 마음변화가 인간삶의 힐링의 시발점이 된다는 사실.
불완전하고 부족한 모습도 수용할 수 있고,
결점이 있는 타인을 수용할 수 있고,
아픔을 가지면서도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자세...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마음이 건강하다고 한다네.
공자의 가르침을 들먹여 말의 무게를 더해볼까.
인생육십을 耳順이라 가르쳤다.
무슨 말을 들어도 화내지않고 걸리지않고 원만하여 긍정적으로 이해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말하고 듣기를 가장 많이 하는 사이는 부부 간이고 행복의 원천은 가정에 있으니
행복을 먼나라에서 찾으려는 어리석음을 짓지말아야겠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내친구들아,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태평양을 넘어 지중해와 대서양을 바라보며,
인생 2모작을 위한 장대한 꿈을 심었고 ,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창조에너지를 단단히 충전시켜왔다.
특히 '미하스'마을에서의 추억의 하루밤은 잊혀지지않는다.
휘영청 달빛 아래 말라가 와인을 마시면서, 발아래 어둑한 밤지중해를 바라보며 이런 다짐을 하지않았는가.
多劫生來로 지은 번뇌망상 죄업장들을 모두 저 바다에 던져버리고 새롭고 행복한 삶을 시작하겠노라고 ...
인생 이모작의 시발점에 선 우리, 인생 이모작의 시험대에 오른 우리,
건강한 마음으로 매사 긍정적, 낙천적으로 살아가자.
앞으로 30여년간 한명도 빠짐없이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며, 건강 잘 지키며, 복덕과 지혜를 쌓으며, 행복한 삶을 일궈나가자.
인생2모작을 맞이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고 길이길이 수복강녕을 누리시길 바라며....
2013 10 손계학
--- 9박10일 스페인여행 토털코스 ; 톨레도-마드리드-코르도바-그라나다-말라가-론다-세비야-리스본-바르셀로나 ;
총정리해서 모두 10편으로 나눠 순서대로 사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선 맛배기로 단체사진을 감상합니다.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앞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앞
세비야, 스페인광장
아침 햇살과 지중해의 해무를 머금은 하얀 마을 '미하스' 는 아침이슬 맞은 화원처럼 평화롭고 아름답다.
포르투갈 서쪽땅끝마을 로카곶 가는 길, 대서양 바닷가...
바르셀로냐 몬세라토 성당앞
포르투갈 리스본근교 오비두스 성당 앞
세비야 대성당앞 광장
제로니무스 수도원앞 ...여기는 기억이 잘 안날꺼여... 리스본 벨렝지구 벨렝탑, 기억나시죠.
첫댓글 어제가 제 회갑일이었습니다. 경주대명콘도 아쿠아에서 옛날 시골연못에서 놀듯 물장구치며 천진하게 놀다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여행기와 사진 잘보았습니다. 회갑축하드립니다.
젊은 노인네(?)들 나들이가 회갑 여행같지는 않아 보이고 - 수학여행 정도로 보입니다.
축하 회갑(?)!
좋은 그림 감사하고 남정네는 모두 아는 얼굴들인지라 반갑게 보았네. 박준호,정성광,김제형,이준희,손계학,김정렬...이중 둘은 부산에서 자주 보는 얼굴이고 나머지는 대구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동기들임. 정성광선생은 모교 비뇨기과에서,김제형선생은 대구시의사회장을 지난 회기에 마친 동기임.
이런 동기로 모임을 한다고 과거에 소문이나 내주었다면 나도 이안에 포함되어 있을라나????
즐거운 여행기 즐감했습니다.
더더욱 좋은 시간 있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