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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제임스 멕테이그 감독, SF. 미국, 132분, 2005년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경고를 담은 미래영화다. 어떻게 독재자가 탄생하고 언론이 통제되고, 사람들은 권위에 복종하는가. 두려움과 공포에 대중이 사로잡힐 때 독재가 돌아온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물론 이 영화는 V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해피앤딩이다. 자못 장엄한 국회의사당 폭파 장면은 영화의 대사에도 나오듯 국가 권위의 거대한 상징을 과감하게 파괴하는 것이기에 우리가 가진 권력을 미화하는 유물로서의 가치와 아름다움조차 과감히 그 허위성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통쾌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사는 사회가 두려움과 불안에 지배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하겠는가? 남북 대치의 군대와 극우들의 담론, 일본과 주변국들의 갈등과 지금 발생한 마호멧 비하영화를 제작한 미국인에 의해 촉발된 이슬람국가들의 분노와 반미시위들... 도처에서 두려움과 선동과 권력이 우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한편 이 영화는 21세기 초 일어나고 있는 위키리크스와 어나미머스 운동으로 외연이 널리 확장되었다. 즉 그들의 시위를 할 때 바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거리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익명의 민중을 상징하는 가면이 되었다. 영화를 지루한 미스테리처럼 끌고 가는 것이 단점이지만, 전체적 구조와 상징은 울림이 크다. 2019년 영화 <조커>의 마지막 장면고 가이 포크스 모티브를 차용하는 점은 인상이 깊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펜데믹 상태에 빠졌는데, 이 또한 영화에서 설정한 바이러스와 유사한 점이 있다. 어쨌든 픽션의 문화물이 이런 정치적 상징으로 자리잡아 재생산되고 있는 일은 특별한 일이다.
= 줄거리 =
20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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