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전각(殿閣)에 대하여
불국사
사찰은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불법(佛法)을 알리고 구현하는 도량(道場)이다. 일주문부터 법당에 이르기까지 문루, 불상 등 다양한 건축물과 조형물들은 불교의 정신세계와 세계관을 나타낸다. 또한 부처님을 향한 구도자들의 종교적 염원을 드러내는 가시적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사찰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건축물이나 조형물, 하찮게 보이는 장식문양까지도 단순히 넘겨버릴 수 없는 의미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사찰의 일반적인 전각 배치 전각의 배치는 사세(寺勢), 지형(地形)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사찰의 법당은 좁은 의미로 보면 중심 건물인 본전(本殿)만을 지칭하게 되고, 조금 넓게 보면 부처나 보살을 모신 불전(佛殿)과 보살전(菩薩殿)까지를 포함한다. 그리고 더 넓게 볼 때는 신앙과 예배의 대상이 되는 모든 전(殿)과 각(閣)을 포함하게 된다.
대웅보전(大雄寶殿)/대웅전(大雄殿)
일반적으로 상단 불전으로 가장 익숙한 불전이 대웅전(大雄殿)이다. 대영웅인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대웅전은 불교의 교주인 석가모니불과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 행원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을 모신 전각이다.
대웅(大雄)은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불을 대웅이라 한데서 유래한다. 석가모니가 살아있었을 때 깨달음을 이룬 성인을 마하비라(Mahavira)라고 불렀는데, Maha는 크다(大)는 뜻이고 Vira는 영웅이라는 뜻으로 석가모니를 '대영웅 마하비라'라고 불렀다. 따라서 대웅전은 법화천태종의 금당이었으며 법화계통의 전통이 남아있는 사찰에서는 주불전이거나 조선시대 통불교적인 전통을 가진 전통 사찰의 주불전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삼세불을 모시는 경우에는 여러 협시보살을 함께 모시는 경우도 있는데 석가모니불의 협시로 문수와 보현보살, 아미타협시로 관음과 대세지 보살 또는 지장보살 약사여래의 협시로 일광과 월광보살을 모신다. 그러나 앞의 원칙이 일관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석가모니불의 협시로 보살이 아닌 가섭과 아난존자가 협시하거나 제화갈라와 미륵보살이 협시하거나 관음과 허공장보살이 협시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사찰에서 대웅전이 주불전인 경우는 매우 많지만 삼세여래를 모시는 경우는 흔치 않다. 완주 송광사 소조삼세여래 (보물1274호), 공주 갑사 소조삼세불 (지방문화재 제165호), 김천 직지사 대웅전의 삼세여래불은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삼세불이다.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아미타불등의 삼세불이 모셔지므로 후불탱화도 삼세불화, 석가모니 후불탱화, 삼세불회도가 봉안이 된다. 대표적인 불전으로 예산 수덕사 대웅전(국보 제149호), 안동 봉정사 대웅전 (보물 제55호), 고창 선운사 대웅전(보물 제 290호), 양산 통도사 대웅전(국보 제 290호), 경주 불국사 대웅전(보물 제1744호) 등이 있다.
적멸보궁(寂滅寶宮)양산 통도사의 금강계단
선산 도리사의 적멸보궁
경북 경산 불굴사의 적멸보궁
적멸보궁(寂滅寶宮)은 석가모니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불전이다. 적멸보궁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고 수미단 위에 좌구(좌복)만 올려져 있다. 이것은 불사리가 법신불로써 석가모니불이 상주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원래 보궁(寶宮)이란 말은 석가 세존이 정각을 이룬 후 최초의 적멸도량회(寂滅道場會)를 열었던 인도 마가다국 가야산의 남쪽 보리수 아래 금강좌에서 유래되었다. 화엄경에서 설하기를 석가모니가 대각을 성취한 후 해인삼매에 들었을 때 주변에 많은 불·보살과 신들이 운집하면서 석가모니의 위덕을 칭송 찬탄한다. 이때 석가세존은 법신인 비로자나불과 한 몸으로 결합이 되었다.
적멸보궁(寂滅寶宮)은 도드라진 형상의 계단(戒壇)을 쌓고 불사리를 봉안함으로써 부처님이 적멸의 법을 설하고 계심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자 조성한 곳이다. 즉 석가세존의 진신사리에 예배하는 공간으로 조영된 불전이다. 적멸보궁 전각 바깥쪽에는 진신사리를 안치한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을 만든다.
신라시대 고승 자장 율사가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귀국하면서 모셔온 부처님의 정골(頂骨)과 진신사리를 다섯 군데로 나누어 봉안한 곳이 5대 적멸보궁이다. 5대 적멸보궁으로는 양산 영축산 통도사, 평창 오대산 상원사, 인제 설악산 봉정암, 영월 사자산 법흥사, 정선 태백산 정암사이다. 이 이외에 근래 조성된 적멸보궁이 여러 곳에 있다.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통도사 금강계단은 석존께서 입었던 비라금점(緋羅金點)가사와 진신사리를 봉안하여 계율의 근본도량, 불보종찰로서 위상이 확립되면서 모든 불교도의 숭앙 대상이 되고 있다.
대적광전(大寂光殿) / 대광보전(大光寶殿), 대광명전(大光明殿), 화엄전(華嚴殿), 비로전(毘盧殿)
김천 직지사의 비로전
경주 기림사의 대적광전과 본존불
대적광전(大寂光殿)은 큰 고요함 (大寂)과 지혜의 빛(光)을 지니신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 불전이다. 비로자나불은 연화장세계 즉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으로 장엄된 세계의 교주로서 모든 부처의 본체, 즉 진리의 몸을 뜻한다. 비로자나불은 불교의 진리 그 자체, 즉 불법을 상징하는 법신불로 산스크리트어 Virocana는 “태양”이라는 뜻이며 부처님의 지혜의 광대무변함을 상징 한다. 빛과 광명과 같아서 아무런 걸림이 없으므로 온 우주에 널리퍼져 있기에 어느 곳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청정무구 그 자체를 의미한다. 보신 노사나불은 부처님의 지혜와 복덕의 원만함을 상징하고 있다. 이것은 부처님이 되기까지 한량없는 세월동안 지어온 수많은 행(行)과 원(願) 으로 이루어진 결과를 말한다. 즉 보신은 인(因)에 따라 나타난 불신(佛身)으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대승적 깨달음을 소원하고 수행하여 부처가 된 것이다. 어떤 부족함도 없는 원만한 수행으로 나투신 부처님으로 수기수행과 공덕의 보답으로 성취한 부처로 원만보신 노사나불이라 한다. 노사나불은 비로자나불의 동불이명(同佛異名)이지만 수용불로 보신을 가리킨다.
불국사 비로전의 금동비로자나불좌상
화신불은 구제받고자 하는 중생의 요구에 응하여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화현한 부처님이다. 2600년전 인도땅에서 싯달타 태자로 태어나 출가, 수행, 성도, 전법, 열반을 한 역사적 인물 석가모니가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나투신 부처님이기에 화신불이라 하고 다른 말로 응신불이라 하기도 한다. 따라서 법신, 보신, 화신은 하나이면서 셋이고 셋이면서 하나인 원융 무애한 상호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연화장세계가 대적정의 세계라는 의미에서 대적광전(大寂光殿)은 화엄경에 근거하기에 화엄전(華嚴殿), 비로자나불을 모시기에 비로전이라도 한다. 대적광전에는 비로자나불을 모시기에 후불탱화도 삼신탱화, 화엄탱화, 7처9회 화엄변상도 등 화엄경과 관련된 탱화가 봉안된다.
대표적 불전으로는 가야산 해인사 대적광전, 공주 마곡사의 대광보전(보물 제 802호), 완주 위봉사의 보광명전(보물 제 608호), 김제 귀신사 대적광전(보물 제 826호), 홍천 수타사의 대적광전, 경주 기림사의 대적광전등이 있다.
극락전(極樂殿)/무량수전(無量壽殿)
불국사 극락전
불국사 극락전 아미타여래좌상
극락전(極樂殿)은 서방극락정토 주불이신 아미타불(阿彌陀佛)과 협시보살인 관세음, 대세지보살을 모시는 불전이다. 우리나라 사찰의 주불전 가운데 대웅전 다음으로 많은 건물이 극락전이다. 극락보전(極樂寶殿)은 극락전의 극존칭으로 보다 규모가 크거나 격을 높인 이름이다. 아미타불을 숭앙하는 정토(淨土) 신앙은 오래전부터 사후의 내세관과 연관지우면서 일반대중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를 잡아왔다.
아미타불은 중국을 비롯한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처이기에 봉안되는 전각 또한 극락보전, 무량수전, 미타전, 아미타전, 수광전, 안양전, 연화전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우며 정토신앙 계통의 종파나 화엄종계통의 주불전에 모셔진다. 후불탱화로는 극락회상도 아미타삼존탱화, 극락구품도가 봉안된다.
대표적 불전으로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제 18호), 강진 무위사 극락전(국보 제 13호), 부여 무량사 극락전(보물 제 356호), 구례 천은사 극락전, 청도 대적사 극락전(보물 836호) 등이 있다.
약사전(藥師殿)/유리광전(琉璃光殿)/보광전(普光殿)
경북 의성 고운사 약사전
경남 창녕 관룡사 약사전
경주 분황사 보광전 약사여래
경북 성주 심원사의 약사여래
경북 경산 불굴사의 약사여래 탱화
약사전(藥師殿)은 약사유리광세계의 교주인 약사여래와 협시보살로 일광과 월광보살을 모신 불전으로 보통 동쪽에 위치하며 만월전(滿月殿), 유리광전(琉璃光殿)이라고 하기도 한다.
동방의 정유리세계에 상주하는 약사여래는 중생을 모든 병고에서 구하고 무명의 고질까지 치유하여 일체의 재난에서 구해주면서 깨달음으로 인도해 주시는 부처님이시다. 이 부처님의 본래 이름은 약사유리광여래라 번역하며 흔히 약사여래, 약사불이라 부른다. '약사경 약사여래 본원경'을 소의경전으로 하며 일체 중생을 병고로부터 해방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대의왕불(大醫王佛)로 중생들에게 현실에 이익을 배푸는 구제불이기도 하다. 후불탱화로는 약사유리광회상도가 봉안된다.
대표적 약사전으로 강화 전등사 약사전 (보물 제 179호), 순천 송광사 약사전(보물 302호), 창녕 관룡사약사전 (보물 제140호), 양산 통도사 약사전, 의성 고운사 약사전 등이 있다. 후불탱화로는 약사유리광회상도가 봉안된다.
천불전(千佛殿)/불조전
경주 기림사 천불상
천불전(千佛殿)은 이름 그대로 일천분의 부처님을 모신 전각이다. 대부분의 전각이 한 분의 주존을 중심으로 협시불과 협시보살이 있는데 비해 현재겁에 계시는 일천명의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현겁천불을 모신 천불전, 또는 과거 장엄겁천불, 현 겁천불, 미래 성수겁천불의 삼천불을 모신 삼천불전이 있으며, 인중불(人中佛), 사자보불 (師子步佛), 대염불(大焰佛), 석가모니불, 무애정진선유분신왕불(無碍精進善愉奮迅王佛), 수제장불(樹堤藏佛), 득일체중생의불(得一切衆生意佛)까지 만불을 모신 만불전(萬佛殿)을 건립한 사찰도 있다.
불교는 일체 중생이 모두 불성을 지니고 있어 “ 일체중생계유불성(一切衆生階有佛性- 모두가 부처가 다 될 수 있다)"는 만유생명평등론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천불전은 누구라도 바르게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대승불교의 근본사상을 구현하고 있다.
다불(多佛)사상(思想)에는 과거천불, 현재천불, 미래천불 등이 있는데 불교가 부파불교 대승불교로 발전하면서 다양한 부처님이 출현하는데 삼신불, 삼세불, 53불, 천불, 삼천불과 같은 다불(多佛)사상이 확산되었고, 이에 상응하는 전각이 천불전, 불조전, 삼천불전, 만불전 등 다불사상과 신앙에 의해 조성된 불상을 봉안하는 전각들이다.
천불전 등의 대표적인 전각은 천안 광덕사 천불전, 예산 향천사 천불전, 해남 대둔사 천불전, 경주 기림사 천불전이 조선 후기에 지어진 것들이다.
원통보전(圓通寶殿) / 관음전(觀音殿)
속리산 내장사의 원통보전
경주 기림사의 원통보전의 천수관음상
원통전(圓通殿)은 관세음보살을 주존으로 하고 협시로 남해용왕, 남순동자를 모시는 전각이며 부속전각일때 관음전이라 한다. 관음보살은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으로 모든 중생을 어려움에서 보살피는 대자비의 상징적 보살로 추앙을 받는 가장 인기있는 보살로써 많은 사찰에서 원통전이나 관음전을 조영하고 있다.
관음보살은 어려움이 있는 사바세계의 모든 곳에 나투시어 주원융통(周圓融通)의 자비로 중생을 고뇌에서 씻어주는 분이라는 뜻에서 원통전이라 한다. 원통전의 극존칭으로 원통보전이라 하고 또 다른 이름으로 대자대비를 실천하는 보살이 계시는 집이기에 대비전, 관세음보살이 머무는 곳이 보타산(보타낙가산;補陀落迦山)이기에 보타전이라고도 한다.
대표적 불전으로 안동 개목사 원통전(보물 242호), 보은 법주사 원통보전(보물 916호), 2005년 화재로 소실된 양양 낙산사 원통보전 등이 있다. 후불탱화로는 관음탱화, 성관음도, 백의관음도, 사십이수 관음도 또는 천수관음도가 봉안된다
응진전(應眞殿)/나한전(羅漢殿)
울진 불영사의 응진전
경남 김해 선유사의 나한상
경북 영주 비로사의 나한상
응진전(應眞殿)은 진리와 하나가 된 아라한을 모신 전각이라는 뜻으로 석가모니 직제자인 16나한, 500나한을 모신 전각으로 나한전(羅漢殿)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한은 아라한을 줄인 말이며, 산스크리트어 Arahan을 음역한 말로 마땅히 공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응공(應供)이라는 뜻 이외에 응진(應眞), 살적(殺賊), 이악(離惡), 불생(不生), 진인(眞人)이라 번역한다.
나한은 일찍이 육신통과 팔해탈을 모두 갖추어 인간과 천인들의 소원을 성취시켜주는 복전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소승교법을 수행하는 출가 수행자가 깨달음을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네 단계중 아라한이 가장 높은 단계이며, 석가세존을 칭하는 여래십대명호의 한가지이기도 하다.
석가세존의 제자 가운데 아라한 지위에 오른 열여섯 분을 가리켜 십육나한, 십육대사라 부르고 이후 나한 신앙은 십육나한의 한계를넘어 오백나한으로 확대되었다. 오백나한은 오백비구, 오백상수라 하는데 모두 아라한과를 얻은 부처님 제자로써 존경과 공양을 받은 오백명의 성자를 일컫는다. 또는 석가세존의 입멸 후에 왕사성 칠엽굴에서 행한 제 1차 결집시 참석한 오백명의 비구를 가르키거나 불멸후 600년 인도 가습마라에서 열린 대비바사론결집에 참석한 오백여명의 불제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응진전으로 경주 기림사 응진전, 영천 은해사 응진전, 팔공산 거조암, 완주 송광사 나한전 등이 있다. 석가모니 불을 주존으로 하고 가섭과 아난존자(때로는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이 협시하며 좌우에 십육나한을 모시거나 (때로는 십팔나한을 모시기도 함) 때로는 오백나한을 모시기도 한다. 후불탱화로는 석가삼존탱화나 십육나한도가 봉안된다.
명부전(冥府殿)/지장전(地藏殿)
경북 울진 불영사의 명부전
경북 선산 문수암의 지장보살
명부전(冥府殿)은 중생구제의 큰 원력을 세워 많은 대중의 귀의처가 되고 있는 지장보살과 그 권속을 모신 전각을 말한다. 명부란 염마왕이 다스리는 지하의 세계인 유명계 또는 명토(冥土)의 통칭이다. 명부전은 지옥의 어두운 곳을 관장한다하여 생겨난 명칭이며 지장전은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곳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십대대왕을 모신다 하여 시왕전(十王殿)이라 하기도 하고 이승과 저승의 가교역할을 하는 전각이므로 쌍세전(雙世殿)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명부전에는 지장보살과 그 협시인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이외에도 염라대왕을 위시한 지옥의 시왕과 판관, 녹사, 사자, 귀왕, 나찰, 장군, 동자 등 여러 인물을 봉안한다. 명부전은 일반적으로 대웅전을 향하여 오른쪽 편에 위치하며, 조각상이 주불전에서 볼 수 없는 자유분망하며 익살스러운 표정 등 다양한 인물조각이 있어 한국 인체조각의 다양함을 볼 수 있다.
대표적 명부전으로는 고창 선운사 명부전, 예천 용문사 명부전, 구미 수다사 명부전, 양산 통도사 명부전, 강화 전등사 명부전이 있다. 후불탱화는 지장탱화, 시왕탱화, 삼장탱이 봉안된다.
미륵전(彌勒殿)/용화전(龍華殿)
경남 밀양 만어사의 미륵전
충남 논산 대조사의 미륵불
미륵보살을 모신 전각이다. 미륵보살은 쉽게 말해 구세주(메시야) 사상이 낳은 보살이라고 보면 된다 미륵보살은 부처에게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받아 다음 부처로 내정된 살이다. 미륵보살은 도솔천에 거하며 56억 7천만년 뒤에 지상에 내려와 부처가 되어 내려와 세 번의 설법을 통해 남은 중생들으 모두 구제하도록 예정되어 있다. 이를 용화삼회라 부르며 용화전의 명칭은 용화삼회(龍華三會)에서 비롯된다. 석가모니는 미륵에게 용화삼회를 부탁했고, 자신의 수제자 가섭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다. "가섭아, 너는 미륵불이 하강할 때까지 열반에 들지 말고 기다리고 있거라. 내 옷과 밥그릇을 간직하고 있다가 용화세계가 되면 미륵부처에게 전해드려라."
한국의 초기 불교 수용에서부터 전래된 미륵신앙은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여러 보살들에 대한 신앙 중에서 미륵보살에 대한 신앙이 가장 오래되었고, 또한 미륵의 명칭은 초기 경전에서 후기 경전까지 끊이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대중들에 대한 영향도 깊다. 미륵신앙은 미륵보살이 현재 머물고 있는 도솔천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상생 신앙과 미래에 인간 세계에 태어나 중생을 교화기를 갈망하는 하생 신앙이 있는데, 특히 말세사상과의 연관은 정치사회적으로 소외된 민중들에게 부각되어 사회 모순을 해결짓는 구세주로서의 미륵을 갈구하는 사회개혁 이념으로서의 역할도 함으로서 우리나라에는 미륵전이 많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미륵전으로는 금산사 미륵전, 관촉사 미륵전, 무위사 미륵전 등이 있다
조사각(祖師閣)/ 영각(靈覺)
경가도 여주 신륵사의 조사당
울진 불영사의 의상전
조사전(祖師殿)은 조사스님, 사찰의 창건주 그리고 고승대덕의 영정을 모시는 전각이다. 사찰에 따라 국사전, 국사당, 영각, 조사각 등으로 부른다. 특히 선종사찰에서는 한 종파를 개창한 조사스님과 그 사법(嗣法) 제자들은 그 사찰의 상징적 존재이기에 영정을 봉안한다. 교종은 경전에 의거한 문헌적 해석을 중시하지만, 선종은 직관을 통한 실천수행을 강조하기에 스승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즉 철저한 실천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선수행에서 제자의 경계를 확인하고 깨달음으로 이끌어 가는 스승의 역할은 부처님 못지않게 절대적이어서 스승에 대한 예우는 특별하다. 특히 종파의 종장인 대덕스님을 기리는 전각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한다. 이는 유교의 서원이나 향교에서 유가의 성현이나 그 지역의 유명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셔 제향을 올리 듯 조사전이나 영각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봉안되는 영탱은 채색으로 그려진 조사진영이기도 하고, 드물게는 초상조각과 그림이 함께 모셔지기도 하며 근래 들어서는 사진으로 된 영정이 모셔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조사전 건물은 승주 송광사 국사전, 영주 부석사 조사당, 양산 통도사 영각 등을 들 수 있다.
산신각(山神閣)/칠성각(七星閣)
충북 영동 반야사의 산신각
산신도
산신각(山神閣)은 신령스러운 산신을 모시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산령각(山靈閣)이라고도 한다. 토속적인 산신을 호랑이와 함께 그려 모신다. 우리나라 특유의 산신숭배사상과 관련이 깊은 전각으로 불교도입 초기에는 없었으나, 고려시대부터 조영되기 시작하여 조선시대 들어오면서 많이 조성되어 현재 대부분의 사찰에 건립되어 있다. 가람배치상 주불전에서 멀리 떨어진 산 가까이 조영된다. 칠성각(七星閣)은 장수의 신인 하늘의 북두칠성을 그려 모신 전각이다. 불교도입초기에는 없었으나 노자를 교주로 삼는 중국의 토착 종교인 도교의 영향에서 고대 토속신앙으로 자리잡고 있다가 고려중기부터 조영되기 시작하였다. 산신각과 더불어 조선시대에 들면서 많이 만들어져서 대부분 사찰에 건립되어 있다.
독성각(獨聖閣)
경북 경산 불굴사의 독성각
독성각은 독성(獨聖)을 모신 전각이다. 독성은 촉각(獨覺)으로써 스승없이 혼자 공부하여 깨친이로써 남인도 천태산에서 홀로 선정을 닦아 깨달은 나반존자를 가리킨다. 나반존자는 나한중 한사람이지만 그가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다른 나한들과 다르며 과거, 현재, 미래 모든 일을 알고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위대한 능력을 구비한 분이다. 또한 일체중생의 소망을 다 들어준다고 한다. 독성각 역시 우리나라 불교초기 단계에서는 없었으나 고려 중기 이후에 나타나고 조선시대에 많이 조영되었다.
삼성각(三聖閣)
경북 청도 대비사의 삼성각
의성 고운사 삼성각
삼성각(三聖却)은 칠성(七星), 산신(山神), 독성(獨聖)을 함께 모신 전각이다. 세분의 성인을 모신 전각이라 하여 삼성각이라 한다. 사찰에 따라서는 독성과 산신 그리고 칠성대신 용왕을 모시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세분을 함께 모셨으므로 세 칸 정도 크기의 전각이 일반적이다. 때로는 칠성, 산신, 독성을 따 모시기도 한다. 삼성신앙은 불교가 수용된 이후 한국사회에 토착화하면서 자생적인 민족 신앙이 불교계에 습합되어 나타난 독특한 형태의 신앙이다. 전각은 보통 주불전 뒤쪽에 자리하며 삼성의 존상과 탱화를 모신다.
삼성은 독립된 전각에 모실때에는 산신각, 칠성각, 독성각이라 부른다. 그러나 양산 통도사와 여주 신륵사의 삼성각은 특별한 의미로 지어진 전각인데 고려말 고승인 지공화상, 나옹스님, 무학대사 세분의 영정을 모셔놓고 있다.
대장전(大藏殿)/장경각(臟經閣)
대장전(大藏殿)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경이나 고승대덕들의 논서나 선사어록을 인쇄하기 위한 목판본을 보존하고 있는 전각이다. 대장경이란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한 불경과 수행자의 계율을 정리한 율과 역대 대승고덕의 경과 률의 주석서인 논을 집대성 한 것으로 일체경이라고 한다.
사찰에 따라서는 장경각, 판전, 법보전, 수다라장이라는 편액을 걸기도 한다. 불경은 삼보중 하나로써 절집에서 매우 소중하게 모시는 법보이며 이를 봉안하고 예경하는 공간이 대장전이다. 특히 합천 해인사의 대장경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으로 경판의 수가 81,258개에 이르고, 서체가 일정하여 미려하고 오자가 거의 없는 점과 경판조성에 고려의 조정과 백성이 일체가 되어 정성으로 만들었다.
대표적 전각으로 법보종찰인 가야산 해인사 장경각은 국보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그 규모와 구조 건축양식이 뛰어나 자랑스러운 민족문화유산이 되고 있다. 특히 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각은 연중내내 온도와 습도의 변화가 거의 없도록 통풍과 환기 등을 면밀히 고려하여 설계시공되었다. 이 외에 예천 용문사 대장전, 서울 봉은사 판전등이 대표적인 대장전, 장경각 건물이다.
범종루(梵鐘樓)/ 범종각(梵鐘閣)
경남 밀양 표충사의 범종루
충북 옥천 용암사의 범종각
범종각(梵鐘閣)은 범종, 법고, 묵어, 운판 등 불전사물을 걸어놓는 전각이다. 줄여서 종각 또는 종루라 한다. 대개 단층 건물일 때 범종각, 누각 형태인 경우 범종루, 종루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중문인 불이문과 동일선상에 위치하는데 불이문을 들어서 보면 왼쪽에 자리하고 법당에서 보면 오른쪽에 해당이 된다. 범종만을 거는 경우도 있고 큰 종의 전각처럼 공간이 넓을때 불전 사물을 함께 매달아 놓는다. 조석 예불시간에 맞추어 불전 사물을 쳐서 부처님의 위력을 찬탄하면서 장중한 분위기를 만든다.
때로는 법고만을 만들어 둔 건물도 있는데 이를 고루(鼓樓)라 한다. 대표적 전각으로 완주 송광사 종루와, 양산 통도사 범종루가 있다.
가람각(伽籃閣)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 사이에 절의 영역을 수호하는 가람(절)신을 모신 작은 건물이 가람각(伽籃閣)이다. 이는 마을의 성황당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중국 당나라 시대부터 절에 모셔온 것이다. 도교의 영향으로 이루어 졌기에 도교복장을 한 조각상이나 그림 또는 위패를 모신다.
사찰에 따라서 국사당(國師堂), 국사단(國師壇), 성황각(城隍閣), 가람당(伽藍堂)의 편액이 걸린다. 대표적 가람각으로는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등의 가람각을 들 수 있다.
일주문(一柱門)
경주 기림사의 일주문
문경 봉암사의 일주문과 기둥장식
일주문(一柱門)은 절을 찾아가는 첫 번째 문으로 산문(山門)이라 한다. 기둥이 한 줄로 서있다 하여 일주문(一柱門)이라고 하는데, 일렬의 기둥들은 一心을 상징한다.
이 문을 경계로 문밖을 속계(俗界)라 한다면 문안은 眞界라 한다. 신성한 사찰의 경계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정수로 말끔히 씻고 한 마음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함축되었다. 부처님의 청정세계를 향해 정진하는 수행자는 먼저 지극한 마음으로 일심으로 불법의 진리를 생각하며 이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일주문을 기준으로 해서 성(聖)과 속(俗)의 경계가 이루어 지며 세간과 출세간 생사윤회의 중생계와 열반적정의 불국토가 나누어진다. 현상적 측면에서 삼라만상이 떨어져 있지만 실상의 본질면에서는 나누어지지 않는다. 즉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고 반야나 번뇌가 둘이 아니고 그리고 재가와 출가가 둘 아니며 생사과 열반이 둘 아니다.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진리를 깨닫고 분별하는 두 마음을 거두어 자신의 일심을 찾아 가는 의미를 일컫는다. 부처는 일심은 깨달은 분이요 중생은 분별하는 두 마음을 가졌다. 일주문은 진리를 향한 오직 한 마음(直心)을 나타낸다. 일주문의 형태는 다포계 맞배지붕 형식의 기둥은 일렬로된 건물이 일반적이다. 공포는 화려한 다포계를 취하나, 처마 아래는 해당사찰의 상징적인 편액을 걸어 사찰의 격을 나타낸다. 일주문은 두개 또는 네 개의 기둥이 일렬로 서 있기에 일반 건물의 기둥에 비해 더 직경이 매우 큰 나무를 쓰고 있다. 이는 옥개부의 과중함을 견뎌내기 위함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둥의 앞뒤에 작은 직경의 기둥이나 가세형태의 부재를 덧대어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일주문의 규모는 일주삼문(一柱三門)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한칸(두개의 기둥)의 일주문도 의외로 많다. 일주삼칸이 뜻하는 것은 법화경의 회삼귀일(會三歸一)의 사상과 연계된다. 즉 중생의 바탕과 능력에 따라 성문, 연각, 보살로 나누어진 불교의 여러 교법은 오직 성불을 지향하는 일불승(一佛乘)의 길로 향하도록 사상적으로 의미가 담겨있다.
대표적인 일주문으로는 부산 범어사 일주문, 양산 통도사 일주문, 합천 해인사 일주문을 들 수 있다. 금강문(金剛門)/ 인왕문(仁王門)김천 직지사의 금강문
금강문(金剛門)은 일주문을 지나 사찰경내로 들어서기 중간에서 만나는 문으로 이곳에 인왕상이라는 두 명의 금강역사가 문의 좌우를 지키고 있어 인왕문(仁王門)이라 하기도 한다.
금강역사는 호법 신중으로, 불탑이나 사찰 양쪽 문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하는 신장으로 여래의 온갖 비밀스러운 사적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백 야차신을 거느리면서 현겁 천불의 법을 수호한다.
사찰의 문은 三門이라 하여 일주문(금강문), 천왕문, 불이문을 말하지만 큰 사찰이 아니고서는 금강문을 세우지 않는 사찰도 많다. 사찰에 따라서는 천왕문을 세우고 인왕상(금강역사)을 그리거나 모시는 경우가 있는데 영광 불갑사가 천왕문 양문쪽에 금강역사를 그려놓고 있다. 또 다른 경우는 영암 도갑사나 공주 마곡사처럼 해탈문이라는 편액하에 금강역사를 봉안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에는 금강역사 혹은 인왕역사, 문수보살(문수동자), 보현보살(보현동자)가 함께 모셔지기도 한다. 두 금강역사는 상의를 벗은채 하의를 허리춤으로 감싸고 있다. 중심불전에서 보아 왼쪽에 있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밀적 금강역사와 오른쪽에 입을 벌린 나라연 금강역사가 있다. 금강역사의 힘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되는 힘을 가졌다. 금강역사를 모신 문이라 하여 금강문이라 하고 절에 따라서는 해탈문이라 이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문으로는 보은 법주사 금강문, 김천 직지사 금강문을 들 수 있다.
천왕문(天王門)
경주 기림사의 천왕문과 사천왕상
천왕문(天王門)은 불법과 불국토를 동서남북 네 방위의 천주(天主)인 사천왕을 모신 전각이면서 사찰을 출입하는 중문이다. 불법을 수호하고 사악한 마군을 물리친다는 의미에서 세워졌다. 즉 사천왕문은 가람을 호지하고 악귀를 내쫓아 청정도량을 유지하고 신성한 불법의 공간에 들어온 불자들의 마음가짐을 엄숙 정련하도록 하는 의미를 가진다. 수행과정에서 볼때 일주문을 거쳐 금강문 이제 세계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 중턱의 깨끗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는 뜻도 있다.
사천왕은 고대 인도의 토속신이었으나, 불교에 수용되어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사천왕은 33천중 욕계6천의 첫 번째의 상왕천을 관장하며 제석천의 명을 받아 수미산과 4주를 다스리는 신으로 호세천이라고 하며 아래는 팔부중을 거느린다. 팔부중은 제석천의 명을 받아 사방천하를 돌아다니며 중생들의 행동을 살펴서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사천왕은 네 방위의 동지국천왕, 남증장천왕, 서광목천왕, 북다문천왕이며 각각의 도상적 특징이 있는데 가진 물건이 각기 다르다.
일반적으로 모두 보관을 쓰고 갑옷을 입은채 독특한 상징물(지물)을 가진다. 사천왕이 가지는 지물은 나라와 경전에 따라 도상이 약간씩 차이가 있어 일정하지 않으나 칼, 창, 탑, 용, 여의주, 악기 등 상징성이 강한 물건을 가진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석굴암과 감은사 서탑 사리장치에 있는 사천왕의 지물이나 현재 전통 사찰 천왕문의 사천왕상의 지물을 보더라도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닌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오행사상의 영향으로 각 방위를 상징하는 피부색을 지니는데 피부색과 지물을 정리하면, 대체적으로 동지국천왕은 청색 피부색에 비파를 들고, 남증장천왕은 붉은색 피부에 보검을 들고, 서광목천왕은 흰색피부에 용과 여의주를 잡고 북다문천왕은 검은색 피부에 보탑을 받쳐들고 있다.
대표적 사천왕문으로는 보은 법주사 천왕문, 경주 불국사 천왕문, 완주 송광사 천왕문, 경기도 안성 칠장사 천왕문 등이 있다.
해탈문/불이문
부산 범어사 불이문
전남 영암 도갑사 해탈문
순례자가 주불전으로 들어가는 삼문중에 마지막 문은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不二) 뜻의 불이문이다. 이 문은 분별과 미망의 세계를 넘어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선다는 의미에서 해탈문으로 불리우며, 다른 명칭은 진여문, 자하문, 안양문등의 명칭이 있다.큰 절의 삼문체제는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으며 그 이름도 일정하지 않다. 법주사의 경우는 불이문 대신 천왕문이기에 모든 사찰이 불이문이나 천왕문으로써 삼문을 마감한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소규모 사찰은 삼문자체를 갖출 수 없다. 그러나 대규모 사찰에 경우 삼문체제를 갖추면서 마지막 문이 불이문이거나 해탈문인 경우가 많다.
불이문, 해탈문은 상대차별을 없애고 절대평등의 이치를 나타내는 법문의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불이문을 통과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늘의 수미산 정상에는 도리천이 있고, 도리천 위에는 부처님의 세계를 들어가는 불이문이 있다. 즉 중생세계에서 마지막 부처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불이문이다.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불이의 경지를 상징하는 문으로써 성과 속, 생과 사, 선과 악, 생사와 열반,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 불이가 하나를 뜻하는 것도 아니며 같음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중도를 뜻한다. 불이에 대한 깊은 이해는 불교의 오묘한 세계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유마경》에서 말하는 불이법문은 우리에게 진리의 근본을 상징적으로 알려준다. 대표적인 문으로 안동 봉정사 불이문, 부산 범어사 불이문, 부석사 안양문, 영광 도갑사 해탈문을 들 수 있다.
누각(樓閣)/ 누문(樓門)
경남 합천 청량사의 설영루 경북 문경 김용사의 누각
누각(樓閣)과 누문은 일주문과 중문인 금강문이나, 천왕문 그리고 불이문을 지나 경내로 진입하기 직전에 조성되는 건축으로, 대개는 절 마당을 사이에 두고 주불전과 마주하여 자리하고 있다. 누문은 대부분 산지가람에 조성되고 일층 누하 중앙칸을 통과하여 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경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구조를 이룬 것을 말한다.
어떤 사찰의 경우에는 누하진입(樓下進入)을 할 수 없게 하고 누각의 모서리를 돌아 경내(중정)으로 진입하게 한다. 누각의 본래 역할은 법회나 의식을 할 때 협소한 본전(주불전)의 기능을 분담하는 것이다. 건축적으로 보면 누각은 중정을 가운데 두고 주불전을 바주하고 있기에 외부에서 보면 방어적이고 공간차단적인 의미를 갖는다. 즉, 주불전을 중심으로 사찰의 중심공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주불전이 갖는 기능의 일부를 보완하기도 한다. 즉, 누각으로써 열린 공간이 되면서 봄, 여름, 가을에 강당 등 교육적 공간과 휴식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부석사 같이 경사가 가파른 산지가람의 누문에는 일반건축의 누정과 같이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나 누각으로써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작은 산지가람일 경우 2층인 누상에 불전사물인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을 매달아 종각을 겸하기도 한다. 규모가 큰 산지가람의 경우 범종각을 따로 마련하여 누상을 그냥 비워두기도 한다. 대개 누각은 주불전인 큰 법당과 마주하고 있다.
누각은 이층으로 지어지는데 일층은 누하, 이층은 누상으로 구분하여 일층의 높이가 높을 경우 대개 경내로 진입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즉 이층으로 된 누각의 중앙 통로를 통해 계단에 오르면서 서서히 주불전인 금당을 보게된다.
대표적인 누각으로 영주 부석사 안양루, 대구 파계사의 진동루, 부안 내소사의 봉래루, 부산 범어사의 보제루, 구래 화엄사의 보제루 등이다.
요사(寮舍)
요사(寮舍)는 절에서 수행하는 수행자가 생활하는 집이다. 사찰을 관리하고 강당, 선방에서 수행하는 모든 수행자들의 의식주를 뒷받침해주는 공간이고 휴식처이기도 하다. 수행자들이 먹고 자고 빨래하고 목욕하고 배설하는 따위의 일상생활을 하는 생활공간으로 승방, 선방, 공양간, 후원, 곳간, 변소 등을 함께 이른다.
오늘날에는 수행자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정진하는 집인 승당, 선방, 요사채가 뚜렷한 구분 없이 혼용되고, 강당이나 선원에 붙은 승방까지 넓은 의미의 요사 또는 승방의 범주에 포함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요사는 사찰의 대중스님이 거처하는 대중요사와, 법당을 관리하고 제반법요를 행하는 노전스님이 거처하는 노전으로 나뉜다. 대중 요사채에는 큰방을 비롯한 대소의 승방과 공양주 및 불목방, 부엌, 헛간, 곳간 등이 들어서고 별채로 된 객실과 반빗간 또는 한뎃부뚜막 및 식당, 고루, 수각 등이 어우러져 한 집단을 이룬다.
이 요사들은 다른 건물들의 뒤편에 있으므로 후원이라고 한다. 대개 후원(後圓)에는 돌담을 노출시켜 범속인의 출입을 막고 청정한 사중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 지혜의 칼로 무명을 베어버린다는 뜻과 반야의 칼을 찾는 집의 의미로 심검당(尋劍堂), ▶ 깊은 침묵에 들어있는 집의 의미로 적묵당(寂默堂), ▶ 법문과 참선의 의미가 깃든 설선당(說禪堂), ▶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을 향나무로 밥을 짓는다는 의미의 향적당(香積堂, 一爐香閣, 香爐殿), ▶ 염화시중의 미소를 상징하는 꽃을 드는 방의 의미를 지닌 염화실(拈花室), ▶ 최상의 지혜를 일컫는 반야의 집의 의미로 반야실(般若室), ▶ 부처를 뽑는 공간의 의미를 가진 선불장(選佛場) ▶ 진리를 탐구하는 집이란 뜻의 탐진당(探眞堂) 등의 이름이 붙어있다.
초기불교시대의 평지가람에서의 요사는 금당의 뒷부분에 위치했지만, 후대에 내려오면서 요사는 법당의 전면이나 측면에 배치되게 된다. 요사가 주불전 앞으로 배치되는 경우는 몇 가지로 구분되며 법당의 좌우에 대칭되게 배치되는 방식, 법당전면 한 쪽에 요사가 있고, 한 쪽에는 부불전을 배치하는 경우, 주불전 맞은편에 요사를 배치하는 경우 등 가람배치 자체가 일정하지 않아 요사를 불규칙하게 배치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산지 가람은 지형과 사찰의 형편에 맞게 배치와 규모를 달리 조영하면서 소박한 모습을 보인다. 울진 불영사의 요사채
따라서 건물의 포작 양식은 익공계가 통상적이다. 기능상으로 툇마루가 넓은 경우가 많으며 복합적 기능이 한 건물에 집합되는 경우에는 ㄷ자형, ㄴ자 형, ㅣ자 형 등의 복잡한 평면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요사의 기능 중 스님과 대중을 위한 공간이 필요한데, 남부지방의 큰 사찰에서는 이층으로 지어 일층은 요사, 이층은 마루나 방 그리고 곳간이나 다락으로 활용하는 등 사찰 내에서 가장 세속적인 건물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전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건물의 기능별 성격을 찾아보면 사찰은 앞에서 설명하지 않는 건물들로는 자신의 참 마음을 밝히는 참선수행을 위한 선원, 수행자들이 지켜야 하는 계율을 연구하는 율원, 부처님의 교법인 불경과 고승대덕의 논서를 연구하는 강원이 있다. 그리고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의 성격을 지니는 회랑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 외에 요사채의 한 영역인 노전채로는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이 있는데 대웅전, 극락전, 관음전을 비롯한 불전의 항로를 지키고 의식을 집전하는 노전스님이 머무는 곳으로 다른 이름으로는 일로향각(一爐香閣), 향적당(香積堂), 노전(爐殿), 향로전(香爐殿), 응향각(凝香閣) 등으로 불리우는 건물들이 있다.
********************************************<출처 : 문화원형백과/종교.신앙/승려의 생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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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토함산솔이파리 원문보기 글쓴이: 솔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