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묘선공주 일대기 여섯번째 이야기
부처님의 현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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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묘선공주는 나이가 겨우
일곱 살이었지만 선근이 깊고 천성이
영특해 어머니의 병환만 보면 마음이
초조해져서 하루 종일 신에게 매달려
하늘을 우러러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보덕왕후의 수명이 이미 다하여
아무리 기도해도 끝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세명의 공주는 밤낮으로 손수
탕약을 달이며 모후가 임종을 맞이할
때까지 곁을 떠나지 않았다.
보덕왕후는 묘선공주의 손을 잡고
힘없이 말했다
"묘선아, 어미가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이렇게 떠나게 됐으니,
참으로 애통하고 가련하구나!
이 어미가 죽은 후, 너는 아바마마를
잘 모셔야 한다, 다시는 그 고집스러운
성질을 부려 아바마마를 슬프게 해서는
안된다. 알겠느냐!"
하고 그만 목이 메었다.
이 말을 들은 묘선공주는 뜨거운
눈물을 참지 못하고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쓰러졌고
바로 그순간, 보덕왕후도 목숨을
마쳤다.
그때 사람들이 까무라친 묘선공주를
흔들어 깨우며 다함께 슬피 울었다.
여러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묘장왕과
묘선공주가 가장 슬퍼하였다.
그녀는 비탄에 잠겼지만, 또 하나의
생각에 잠겼다.어머니께서 저를
낳아주시고, 이렇게까지 키워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데, 어머니의
은혜를 갚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가시다니.이 무거운 죄를 어떻게
씻을 수 있을까?
그녀는 이렇게 생각이 들자 자비로운
부처님을 생각했다. 무릇 불법은
삼계와 시방세계를 초월하여 모든
중생들의 고난을 구하여 낙토에 오를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수행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어머니의 은혜를 깊이
생각하며 참회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오로지 불도를 닦는길 뿐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온몸을 다바쳐 불도를 수행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렇지만 결코 자신의 속마음을 남에게
알리지 않고 종일 홀로 경을 외우며
예불하고 오랜 나날들을 수행에
전념하였다
선묘 공주의 유모 또한 지극한 불교
신자였는데 공주의 불도 수행을 보고
찬탄하며 서로 의기투합하였다.
그러나 묘음과 묘원 두 언니들은
그녀들의 행동을 보고 못마땅해하며
뒤에서 동생과 유모를 비웃고 때로는
묘장왕 앞에서 흉을 보기도 하였다.
처음에 묘장왕은 마음이 근심스럽고
혼란하여, 이런 사소한 일에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어서, 그냥 묘선공주의
심심풀이 정도라고 생각하고 매미나
개미를 구하러 가서 예전처럼 위험을
당하지 않게 하도록 당부했다.
하지만 왕은 묘선공주가 진정으로
불도에 온몸을 다바쳐 끝까지 수련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날 묘선공주는 침대에 몽롱하게
누워 있다가 비몽사몽간에 문득
방 세 칸이 환하게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장육금신(丈六金身) 정수리의
육계가 빛을 발하고, 발밑에는 연꽃이
두발을 받치고 계시는 부처님의
거룩한 보배 형상이 빛을 발하며
나투신 것을 보았다.
묘선은 이를 보고 얼른 엎드려 절하며
부처님께 미혹과 어리석음에서
벗어날수 있는 바른 길을 알려 달라고
가르침을 청했다.
부처님께서는
"진난이 가시지 않고 고난이 가시지
않았는데 어떻게 바른길을 만날 수
있으랴? 다만 마음을 굳게 먹고 잘
다스려 나가면 마음이 점점 맑아지고
거울처럼 깨끗해질 때 비로소 모든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묘선은 부처님께 거듭 성도의 날은
어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선재 선재라! 잘 물었도다.
네가 수미산에서 백련화를 얻고
누군가가 너에게 백옥정수병을
주었을 때 비로소 네가 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기억하여라, 기억해!"
이 몇 마디 말을 마치고 곧 금빛이
사라지고 눈앞의 모든 현상이
사라졌는데 눈을 뜨고 보니
비몽사몽간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묘선은 방금 부처님께서 보여주신
현상에 더욱 환희심을 내며 더욱
믿음을 굳건하게 가졌다.
묘선공주는 다시 잠들지 않고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미산에 있다는
백련에 관한 내용이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예전에 아버지께 한 번 들었는데
루나부율이 이마의 흉터를 치료할
수 있는 물건이라고 해서 가섭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과연 이 모든것이
진실이었구나. 이번에 또 부처님깨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보니,
이 백련화는 분명 나의 운명과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속세를 초월하여
성도하려면 이 보물을 찾지 않고는
결고 성도할 수 없을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들자 그녀는 어서
빨리 설산 백련을 찿아 나서고 싶었다
어느새 수탉이 울고 동녘 하늘이
밝아왔다. 그녀는 벌떡 일어났는데
마침 유모가 안으로 들어왔고,
묘선공주는 지난 밤에 있었던 일을
유모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유모는 그말을 듣고 환희심이 솟아
기쁜얼굴로 합장을 하고, 끊임없이
부처님 명호를 외었다.
그녀는 본래 매우 신심이 깊은
불자였는데, 지금 묘선공주가 도를
이룰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꿈 내용을
듣고 가슴이 벅차올라
"한 사람이 도를 얻으면 구족이
승천하고, 심지어 기르는 가축들도
모두 제도된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만약 묘선공주님이 장차 도를 얻게
된다면 자신도 제도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더욱 기뻐하였다.
그 후 묘선공주의 마음속에는 수미산의
백련꽃 한 송이가 가슴깊이 자리하여
깊은 꿈 속에도 불쑥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궁궐 깊숙이 들어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수미산까지는 천 리를
가야하는데 설령 그 백련화가 있다고
해도 어떻게 손에 넣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남의 힘을 빌리고 싶어도 자신의
힘으로 하지 않는다면 결고 공덕이
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이르니
이 일은 어려울것 같다.
아니, 아니! 하고 문득 다시 생각했다.
수도하는 사람에게 어려움 따위는
결코 있을 수 없다.어려울수록 난관을
타파해야 밝은 길이 생기고, 그 너머로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고난이 닥쳐도 안주해서는
안 된다. 차근차근 어려움을 해쳐
나가면, 인연이 닿을 때, 설사 천 리
만리나 떨어져 있다 해도 결국에는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
아무리 번거롭고 어렵더라도 안일한
생각으로는 결코 소망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고 모든 잡념을
완전히 버리고 오로지 불교경전을
독송하며 인연이 오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