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17일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올린 짤막한 컬럼입니다. 나 경원을 중심으로 한 작금의 국힘 상황을 예리하게 새로운 감각으로 비판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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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열렬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에 줄서지 않는 여당 정치인들을 비판하며 들고 나오는 논리가 "배신자" 타령이다.
특히 유승민, 이준석을 거론할 때 자주 쓰는 단골 메뉴가 ‘배신자론’이다. 한번 배신한 사람은 언제나 또 배신한다며.
나는 사람에 대한 충성을 기준으로 배신을 들먹이는 것은 봉건적 사고로 이미 논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승민 전 의원의 과거 경제공약이나, 자본주의 실패했기에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경제기본법을 발의한 것을 보면서, 나는 그가 시장경제주의자가 절대 아닐 뿐만 아니라 문재인보다 더 좌측 인사라고 비판해왔다.
안철수도 좌경화된 경제 공약은 도긴개긴이고,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킨 나경원 원내대표나 황교안 대표도 경제 철학이 없거나 시장경제주의자 또는 보수 경제관을 갖고 있는 정치인은 아니라 비판해 왔고, 전략적 사고력이나 리더십도 없는 갈대 같은 사람들로 평가한다.
하지만 보수 일각의 ‘선택적 배신자론’은 괴이하기 이를 때 없다. 유승민이 탄핵에 찬성해서 배신자라면 윤 대통령은 골수 배신자들로 둘러싸여 있다.
권성동이 누구인가? 법사위원장으로 국회 내에서 박근혜 탄핵을 주도하고 헌법재판소에 가서 눈물로 탄핵 심판을 호소한 인간이다. 장제원은 어떤 인간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의 아바타’라며 우병우 민정수석을 차지철과 비교하며 국정농단을 했다고 몰아붙인 인사다.
유승민, 나경원이 ‘소극적 배신자’라면, 김무성, 권성동, 장제원은 ‘적극적 주도적 배신자’였다. 그런데 왜 그 배신자론이 유승민에게 적용되고 윤 대통령에게 줄 서지 않고 자기 목소리 내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나?
한번 배신했기에 또 배신할까 두려우면 권성동, 장제원이 더 위험하지 않나? 그 ‘배신자론’으로 하면 윤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을 배신한 사람‘ 이다. 발탁하고 사용한 임명권자가 문통 아니었나?
나는 개인을 기준으로 배신을 판단하는 것도 합당치 않고, 탄핵을 ‘봉건적 배신‘의 시각으로 재단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른미래당을 만들어 나간 사람들은 그래도 정직한 사람들이다. 당시 탈당도 안 하고 탄핵에 찬성하고도 시치미 떼고 살아온 당시 여당의원들이 60명이 넘는다.
분명히 소신을 밝힌 사람들과 탄핵 찬성하고도 시치미 떼고 살아간 정치인들 누가 더 정치적으로 떳떳한가? 이점을 봐서라도 국회 무기명 투표는 폐기되어야 한다.
배신자론을 주장하려면 제발 일관성 있게 하자. ‘배신자’ 때문에 여당이 망하고 대통령이 실패한다면, 윤 정부의 실패는 이미 정해진 것이다. 핵심 호위무사들이 적극적 배신의 전과자들이고 여당의원들이 다수가 배신 전과자들이기 때문이다.
출처 : 최보식 의 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