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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는 시작과 함께 파리의 영상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파리의 아름다움은 조금씩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이어지던 영상은 비 오는 파리의 거리로 전환된다. 메마른 감정을 조금씩 적셔주는 듯한 영상은 자연스럽게 영화의 몰입을 도왔다.
영화의 주인공 길(오웬 윌슨)은 잘나가던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를 그만두고 소설가의 길을 걷는다. 현실적인 허영심이 귀여운 약혼녀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와의 결혼전 파리로 여행을 오게된 그는 파리의 낭만을 동경해온 자신과 달리 파리의 화려함을 즐기려는 약혼녀 이네즈와 어긋남을 느낀다. 결국 길은 술에 취해 홀로 파리의 밤 거리를 산책하게 된다. 자정 12시에 우연히 만난 클레식 푸조 차량을 통해 과거로의 야행을 하게 된다.
우디 앨런 감독은 영화에서 베르사유 궁전, 세느강의 전경, 노트르담 대성당 등을 보여주며 파리 속에 공존하는 현실과 과거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시간을 초월한 과거로의 야행이 별다른 영상의 전환 없이 그대로 이어지며 예술도시 파리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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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파리' 예술계 영웅들
뿐만 아니라 감독은 과거 예술계의 영웅들의 '적재적소' 배치와 탁월한 배우 선정만으로도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 냈다. 또한 과거 예술가들에 대한 개성 넘치는 해석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자칫 지루할 수 있었던 영화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우리에게 천부적인 재능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5만 여 점의 방대한 작품들을 남긴 천재적인 화가로 알려진 파블로 피카소.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는 수많은 여성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품 활동을 하는 카사노바의 면모를 보인다. 아드리아나를 소재로 한 피카소의 그림을 본 거트루 스타인이 "넘쳐 흐르는 성적 암시와 폭발할 듯한 육욕으로 여자를 노리개로 전락시켰다"며 퍼붓는 혹평은 은연중 피카소의 평소 행실을 드러내며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초현실주의 화가로 평가 받는 살바도르 달리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화가로서의 명성에 걸맞는 독특한 언어 사용과 기괴한 몸동작을 구사하는 수다쟁이로, 대문호 허밍웨이는 셔츠를 풀어 헤친 시니컬한 마초적인 분위기로 등장한다. 이 외에도 '브란젤리나' 커플로 스캔들을 달고 다녔던 스콧-젤다 피츠제럴드 부부, 미국 지성계의 까칠녀 거트루드 스타인, 작곡가 콜 포터, 쥬나 반스, 투우사 벨 몬테, 루이스 부뉴엘, 만 레이 등이 친근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재미를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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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파리' 시간을 초월한 사랑
영화는 주인공 길이 피카소의 연인 아드리아나(마리옹 꼬띠아르)를 만나며 시간을 초월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그는 자신과 같이 낭만을 사랑하는 완벽한 이상형 아드리아나와 현실의 사랑스런 약혼녀 이네즈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앨런 감독은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한편의 영화로 현재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파리와 과거 몽환적 아름답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또한 적절한 재미와 로맨스를 통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정보
제목:미드나잇 인 파리
감독:우디 앨런
출연:오웬 윌슨, 마리옹 꼬띠아르, 레이첼 맥아담스, 앤드리언 브로디, 캐시 베이츠, 칼라 부르니, 마이클 쉰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2012. 7. 5
상영시간:9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