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김연경, 국대 은퇴 선언 "꿈같은 시간 보냈다"
[출처: 중앙일보] 눈시울 붉힌 김연경, 국대 은퇴 선언 "꿈같은 시간 보냈다"
김연경이 8일 도쿄 고토시 아리아케아리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V
'배구 여제' 김연경(33·상하이)이 사실상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0-3(18-25 15-25 15-25)으로 패했다.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4위. 195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은 '국가대표'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경기 뒤 은퇴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배구) 협회와 회장님이랑 얘기해야겠지만 사실상 이번 경기가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은 물론이고 내년 9월 예정된 항저우아시안게임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을 얘기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연경은 한국 여자배구의 중흥기를 이끈 핵심이다. 함께 대표팀을 이끈 양효진, 김수지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이 모두 30대 초중반이어서 도쿄올림픽이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라스트댄스'라는 평가가 많았다. 당초 8강이 목표였지만 강호 터키를 격파하고 준결승에 진출,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준결승 브라질, 동메달 결정전 세르비아에 연이어 패해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결과적으로 아쉬운 경기였다. 여기까지 온 건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조차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와 기분 좋게 생각한다. 경기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고 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후배들에게) 웃으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잘한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아무래도 그동안 고생한 게 있어서 눈물을 보이는 것 같다. 이번 대회 정말 많은 관심 속에서 올림픽을 치렀다. 너무 즐겁게 배구했다. 조금이나마 여자배구를 알릴 수 있게 돼 기분도 좋다. 정말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배구 여제'의 올림픽 도전도 막을 내렸다. 김연경은 처음 출전한 2012년 런던 대회에선 4위, 2016년 리우 대회에선 5위를 기록했다. 그는 "런던은 별생각 없이 갔고 리우는 많은 욕심을 가지고 갔던 올림픽이었다. 이번 올림픽은 그냥 후회 없이 하고 돌아오자는 생각이었다. '유종의 미'를 잘 거두자는 생각으로 왔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우리가 해야 할 미래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여기까지 끌어올렸던 여자배구를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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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구 45년 만의 메달 도전 실패... 아쉽게 막내린 ‘라스트 댄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과 세르비아의 경기가 8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렸다. 대표팀 김연경과 선수들이 세르비아에 완패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도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8.08
한국 여자 배구가 45년 만에 메달 도전에 나섰지만,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0대3(18-25 15-25 15-25)으로 완패했다. 세르비아의 주포 티아나 보스코비치가 33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은 김연경이 11점, 김희진이 8점, 박정아가 7점을 올렸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해 4위를 했던 한국은 9년 만에 다시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지만, 리우올림픽 은메달 팀인 세르비아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 김연경(33)·김수지(34)·양효진(32) 등 3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한국 대표팀은 ‘라스트 댄스’라 불리며 사실상 이 멤버로 마지막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 각오를 다졌다.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한국 김연경이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랭킹 12위인 한국은 ‘도장 깨기’를 하듯 랭킹 상위 팀을 잡아나갔다. 7위 도미니카공화국, 10위 일본을 예선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낸 한국은 8강전에선 4위 터키와 또 한 번 5세트 승부를 벌여 극적인 승리로 4강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
하지만 4강부터는 레벨이 달랐다. 준결승에서 2위 브라질에 0대3으로 완패한 한국은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6위 세르비아에 이렇다할 반격도 해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으며 오랜 숙원이었던 메달 꿈은 이루지 못했다. 한국 여자 배구는 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은 1세트 초반 끌려갔지만 김희진의 2연속 서브 득점으로 8-6으로 앞섰다. 김희진의 연타가 성공하며 9-7, 세르비아의 공격이 실패하며 11-8로 리드를 가져갔다. 한국이 13-10로 앞서자 세르비아는 작전 타임을 불렀다. 한국이 초반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작전타임 후 전열을 재정비한 세르비아는 13-14로 역전했다. 한국은 양효진의 속공이 성공하며 15-15 타이를 이뤘다.
1세트 후반 한국은 상대 공격을 계속 허용하며 17-21로 뒤졌다. 세르비아 주포 보스코비치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17-23이 되면서 사실상 1세트는 세르비아에 넘어갔다. 한국은 18-25로 1세트를 내줬다. 세르비아의 월드클래스 공격수인 보스코비치는 1세트에만 14점을 뽑아냈다. 반면 김연경은 3점에 그쳤다.
한국은 2세트 시작과 함께 3-6으로 끌려갔다. 양효진의 블로킹 성공으로 5-7. 하지만 이내 또 점수가 벌어졌다. 보스코비치의 연타 공격으로 6-12, 더블 스코어가 됐다.
이후엔 일방적인 흐름으로 흘러갔다. 보스코비치는 2세트에도 9점을 쌓았다. 한국은 2세트도 수준 차이를 절감하며 15-25로 내줬다.
한국은 3세트 초반 4-1까지 앞섰지만 보스코비치에게 3연속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며 5-8로 역전을 허용했다. 7-14, 더블스코어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박정아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10-14까지 따라붙었지만 다시 연속해서 점수를 내주며 10-17이 됐다.
한국은 이후에도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15-25로 3세트를 내주며 길었던 이번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