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식 / 헬리콥터 맘 『연간평설 / 2022년 계간문예 동시.동화 서평』... 계간문예 2023년 봄. 제71호... 2023.3.15. 발행
■ 안재식 『 연간평설 / 2022년 계간문예 동시.동화 서평 』
- 헬리콥터 맘
。 계간문예 2023년 봄. 제71호
。 2023년 3월 15일 발행
。 정가 20,000원
안재식 시인의 동시 《 2022년 계간문예 동시 동화 서평 》
헬리콥터 맘
동시 . 동화 작품 속에 담긴 동심 찾기 / 김영훈 서평
문학이론서에 소개된 문학의 장르는 서정, 서사, 극, 교술 네 유형으로 대별된다. 이를 다른 방법으로 알기 쉽게 접근하면 서정에서의 시. 서사에서의 소설, 극에서의 희곡, 교술에서의 수필 등 대표 장르로 나눌 수도 있다. 이를 다시 하위 장르로 좀 더 세분하면 시, 시조, 민조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아동문학, 청소년 문학, 번역문학 등 10여 개로 다양해진다. 이밖에도 기준에 따라 문학의 장르는 다르게 분류될 수도 있다.
평자가 계간문예에 수록된 동시와 동화 작품 연간 평을 시작하면서 굳이 진부하게 글머리에 장르론을 들고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부터 논의하고자 하는 동시와 동화 작품들의 문학성을 말하기에 전에 아동문학에 대한 정의를 먼저 규명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그 본질인 동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아동문학은 청소년문학과 함께 읽는 대상을 기준으로 해 구분된 문학 장르이다. 이 아동문학을 세분하면 동시, 동요, 동화, 아동소설, 동극, 동수필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들 작품은 아동을 1차 독자로 하고 있다. 그래서 아동문학가는 인간이 모태에서 세상으로 나올 때 부여되는 마음인 동심을 바탕으로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때문에 이 아동문학을 혹자는 특수문학으로 규정하고도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 아동문학이 굳이 서정, 서사, 교술, 극을 다 포괄하면서 아동문학이라는 장르로 자리를 잡고 굳이 독자 생존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그건 역시 인간이 태아기, 영아기, 유아기, 유년기, 소년기까지 거치는 동안 엄청난 발달과정을 거듭하고 있다는데서 찾아야 한다. 인간이 미분화된 상태에서 심리적, 신체적, 지적, 정서적인 분화를 거듭하면서 한 인간으로 성숙되어 간다는 점을 감안 해 창작되는 문학의 산물이 바로 아동문학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문제는 아동문학 작품이 이렇게 성장·성숙해가는 아동들만을 대상으로 해 작품을 창작해서는 결코 가작으로 남을 수 없다. 왜냐면 여기서 말하는 '동심'은 비단 아이가 분화를 거듭하면서 성장하는 어린이만이 갖는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동심'은 인간이 태어날 때 가지게 되는 본마음이요. 원초적인 '본성'으로서 생애 끝까지 그 바탕이 되는 마음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원초적이며, 순수하고 맑으며 아름다움을 끝까지 추구해야 한다는 면에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보다 근원적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1차적인 독자가 어린이라는 점에서 쉬운 문학, 가벼운 문학, 문학성보다는 교육성에 치중한 문학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는 이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그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일반 타 장르의 문학을 추구하던 많은 작가나 시인들이 무소유의 경지를 맞는 노년기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아동문학에 관심을 표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시사점이 높다 할 수 있겠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톨스토이인데 그가 말년에 발표한 동화들은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키며 영원한 감동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작가들도 노년에 들어서면서 동화와 동시를 쓰는 이들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박목월처럼 시초에 박영종이란 이름으로 발표한 동시도 있다.
따라서 평자가 지난해 계간문예에 수록되어 있는 동시와 동화들을 논하는 기준도 아동문학 작품들이 추구하는 문학의 바탕이요 본질인 이 동심에 근거하여 평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동시 작품을 살펴본다. 지난해 계간문예 봄, 여름, 가을, 겨울 호에는 열 분의 동시, 20편이 수록되어 있었다. 이중에 10편을 선정해 읽고, 느낀 바를 피력하고자 한다. 동시 중에 눈에 뛰는 작품이 비교적 많았는데 동심의 속성인 간결성, 순수성과 아름다움은 물론 시어의 적절성과 운율감이 느껴져 반가웠다.
(중략...)
내가 필요할 때마다
5분 안에 척척 해결해 주는
나의 헬리콥터 맘
갑자기 비가 쏟아져도 걱정 NO
아차, 준비물을 까먹어도 NO
마마보이라고 놀리는 애들도 걱정 NO
모든 걸 나보다 먼저
척척 해결하는
나의 헬리콥터 맘
내가 아무 일 안 해도
내가 갖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척척 해결하는
나의 헬리콥터 맘
가끔은 가끔은
나 대신 급한 용변도
해결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헬리콥터 맘 <안재식 시, 헬리콥터 맘 전문>
위 작품은 안재식의 <헬리콥터 맘>이다. 안 시인은 이 작품에서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무소불위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년시절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하늘이다. 세상 전부이다. 맛있는 음식도 주고 예쁜 옷도 사주고, 학용품도 대주는 능력자이다. 겉으로 원하는 것 말고 속으로 생각만 하는 데도 그 속마음을 알아채고 척척 해결해주는 이가 바로 엄마다. 시인은 그런 능력자인 헬리콥터 맘을 잘 그려내고 있다.
평자는 이 작품을 읽으며 문득 엄마가 하라고 하는 대로만 하는 마마보이를 연상해본다. 능력자인 어머니로 인해 자립심이 무너지고 지나치게 엄마에게 의지하다가 능동적인 자아를 형성하지 못하고 마마보이가 된다면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 다음에 안시인은 그 모습을 동시로 형상화 시켜주었으면 한다. 지나친 관심과 애정이 그릇된 자식 교육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중략...)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창작된 아동문학 작품은 1차적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동문학가는 그 안에 담긴 주제로 많은 가르침과 함께 어린이에게 감동을 준다. 나아가서 어른에게는 사는 동안 부렸던 욕심을 내려놓고, 순순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본마음인 동심을 찾으라 한다.
*서평, 김영훈 - 1983년 아동문예 등단, 동화집 《꿈을 파는 가게》 등, 전영택문학상 수상
| ▶안재식(安在植) 약력 1942년 서울 신설동 출생.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지도위원, 「소정문학」 동인, 중랑문학대학 출강. 수상 : 환경부장관 표창(1997. 문학부문), 한국아동문학작가상 외 시가곡 : 「그리운 사람에게」 등 20여곡 저서 : 『야누스의 두 얼굴』 등 20여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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