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겸연쩍을까? 계면쩍을까?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다. 실수한 뒤 미안해하면서 웃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냥 괜찮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쑥스럽거나 미안해 어색하게 웃는 웃음을 표현할 때 ‘겸연쩍다’고 해야 할까? ‘계면쩍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겸연쩍다’가 맞는 말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둘 다 맞는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하나의 어휘가 음 변화 등으로 어형이 변해 두 가지 형태로 공존하고, 이들이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쓰이는 경우 이들을 원말과 변한말의 관계로 보고 사전에 등재한다. ‘겸연쩍다’와 ‘계면쩍다’가 바로 그러한 경우다. ‘계면쩍다’의 원말은 ‘겸연쩍다’이다. 즉 ‘겸연쩍다’가 변화해 ‘계면쩍다’가 됐다. 사전은 이들이 모두 쓰이는 점을 감안해 둘 다 표준어로 등재했다. 따라서 ‘겸연쩍다’와 ‘계면쩍다’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겸연쩍다’ ‘계면쩍다’를 ‘겸연적다’ ‘계면적다’로 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것을 느끼게 하는 데가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는 ‘-적다’가 아닌 ‘-쩍다’이다. ‘미안해 볼 낯이 없다’ ‘쑥스럽고 어색하다’는 뜻을 지닌 ‘겸연하다’의 어간에 ‘-쩍다’가 붙어 ‘겸연쩍다’가 됐다. 그러므로 ‘겸연적다’ ‘계면적다’로 적으면 틀린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