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그로우 이연진 기자] 철근 누락 아파트로 사회 문제를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사 계약을 체결한 업체 10곳 중 2곳 이상 자사 전직 직원이 재취업한 전관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공개한 ‘공공기관 불공정 계약실태’ 보고서에 이 같은 LH의 전관 특혜 문제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H가 2016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5년 3개월간 맺은 1만4961건의 계약 중 3227건(21.6%)이 LH를 퇴직하고 재취업한 전관 업체와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규모는 총 9조9억 원에 달했다. 더구나, LH가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 3건 중 1건(34.1%)은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이었다.
같은 기간 퇴직한 3급 이상 LH 직원 604명 중 LH 계약업체에 재취업한 퇴직자는 304명(50.3%)에 달했다. 이들이 LH 현직 임직원들과 접촉을 했던 것도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감사원이 LH와 LH 퇴직자 재취업 업체가 체결한 계약 총 332건에서 LH 심사·평가위원과 퇴직자의 통화 현황을 분석해 보니 58건에서 심사·평가위원이 퇴직자에게서 전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그런데도 그런데도 해당 심사·평가위원들은 ‘사전접촉이나 설명, 비리·부정행위 여부 확인서’에 사전접촉 사실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비단 LH 뿐이 아니었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전력도 같은 지적을 받았다. 도로공사는 3급 이상 퇴직자 223명 중 122명(54.7%), 한전은 1515명 중 692명(45.7%)이 계약업체에 재취업했다.
이중에서는 외벽 콘크리트 피복 두께를 당초 계획보다 얇게 설계해 진행한 사례, 층고와 천장고를 제안 내용보다 낮게 설계한 사례, 층간소음 완충재를 제안 내용보다 낮은 등급으로 시공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