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카사블랑카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무렵이었다.
입국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 창밖을 보니 어두웠다.
순간 시계가 고장났나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모로코는 8시가 넘어서야 해가 뜨기 시작했다.
위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왜 해가 늦게 뜨지?
한국인 숙소 주인의 얘기로는 모로코 사람들은
8시 이후 천천히 일어나서 천천히 움직인다고 했다.
아틀라스산맥을 넘어가던 중 눈을 보았다. 모로코엔 없는 게 없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늘 더울 거라 생각하지만
모로코는 아프리카의 북서쪽 꼭대기에 있고,
우리가 방문한 때는 겨울이라 꽤 추웠다.
카사블랑카나 라바트, 탕헤르 같은 대서양과 지중해 해변에 있는 도시는
낮에는 따뜻했지만 밤이 되면 추웠다.
그리고 중부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특히 높은 아틀라스산맥과 사하라 사막에서는 엄청 추웠다.
우리 숙소, 이 중 2곳은 한국인이 운영해서 따뜻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숙소에는 여분의 담요가 비치되어 있으면 고맙고,
비싼 숙소가 아니면 난방시설이 없었다.
그래도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 편이라 다행...
옷을 여러 벌 껴입고 장갑까지 껴야 잠들 수 있었다.
한국인 숙소에서 2번 묵었는데 이곳에는 전기장판이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전기장판의 위력을 실감했다.
아마도 겨울이 짧은 편이고 영하로는 내려가질 않아서 난방시설이 없는 모양이다.
들판에는 초록초록한 식물이 자라고 꽃도 피어 있고
오렌지나무 가로수에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우리 여행은 카사블랑카에서 시작해서
마라케시-와르자자트-스코루와-메르주가-패스-셰프하우엔-탕헤르-라바트-카사블랑카로
다시 돌아오는 16일 일정으로 모로코를 대표하는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전국 투어였다.
이동거리가 꽤 길어서 하루는 자동차로 이동하고, 하루는 관광을 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18시간 비행기를 타고
완전 녹초가 된 상태에서 전국 투어를 시작하니 꽤 힘들었다.
그래서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 하는 것!
고로, 마음이 있다면 지금 당장 떠나라!
유럽에서 쫓겨난 유대인들이 정착한 후 저항의 의미로 파란 페인트를 칠한 셰프샤우엔, 모로코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유명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