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400) / 포르투갈 알토 도루 와인 산지(Alto Douro Wine Region; 2001)
도루(Douro) 현, 테라스오스몬테스이알토도루(Tras-os-Montes e Alto Douro) 주에 속하는 알토 도루 지역에서는 2,000년 전부터 전통 방식으로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다. 18세기 이래 주요 생산품인 포트 와인(port wine; 포르투갈 적포도주)은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한다. 포도 재배의 오랜 전통은 사회적・기술적・경제적 발전을 반영하며 아름다운 문화적 경관을 만들고 있다. 알토 도루 지역에서는 거의 2,000년 동안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곳의 아름다운 경관은 사람들의 활동이 빚어낸 산물이다. 알토 도루의 경관은 포도주를 만드는 전 과정을 폭넓게 담고 있다. 테라스(terraces; 다랑이 밭), 포도주 생산 농장 단지 킨타스(quintas), 마을, 예배당, 그리고 도로들이 멋진 경관을 이룬다. 알토 도루는 마릉(Marao)과 몬테무루(Montemuro) 산맥이 대서양의 거친 바람을 막아 주는 포르투갈의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에스파냐와 국경 지역인 바르케이루스(Barqueiros)와 마주쿠(Mazouco) 사이에 있다. 시골 지역에서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끝없이 펼쳐지는 계단식 포도밭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도루 강과 주요 지류인 바로자(Varosa)・코르구(Corgo)・타보라(Tavora)・토르투(Torto)・피뇽(Pinhao) 강은 유산에 등재된 이 지역의 뼈대를 이루며, 그 자체가 연결된 분수령을 이룬다. 이 지역 사이의 경계는 자연적인 특징들이 만들어낸다. 주수로(主水路), 산등성이, 두렁길과 도로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도루의 공식 포도원 경관은 가파른 언덕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400m 높이의 평원에 넓게 펼쳐진 곳이다. 도루 계곡은 현재 댐을 건설하여 물을 가두어 두었다. 흙이 거의 없어 가파른 산비탈에 만든 농지의 흙을 지키려고 벽을 세웠다. 말 그대로 바위를 부숴 만든 흙으로 ‘안트로포조일(anthroposoil)’이라고 한다. 이곳 경관 중 가장 눈에 띠는 특징은 시골 풍경을 뒤덮은 테라스 즉 계단식 포도밭이다. 수세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지금의 테라스는 서로 다른 기술로 한 단 한 단 쌓은 것이다. 가장 초기에 만든 테라스는 소칼쿠스(Socalcos)라고 하며, 프레-필록세라(pre-Phylloxera; 1860년 이전 포도나무뿌리진디가 만연하기 전 만들어진 와인) 포도주를 만들 때 쓰였다. 이는 편암으로 된 벽으로 지지대를 만든 좁고 불규칙한 모양의 테라스이다. 이 테라스는 규칙적으로 제거하고 새로 만들기를 반복해야 하고, 포도나무 모종을 한두 줄밖에 심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길고 일정하게 이어진 규칙적인 테라스를 만든 것은 19세기 말이었다. 이때 포도나무뿌리진디가 이곳 포도나무를 공격하여 포도 농장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새로운 테라스는 이 일대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새로 세운 벽은 더 넓어진 데다 포도나무가 햇빛을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살짝 기울였다. 게다가 이 테라스는 포도나무를 심는 열의 수도 훨씬 많아졌고, 노새가 끄는 쟁기 같은 농기계를 사용하기 쉽게 열의 간격도 더 넓혀 놓았다. 자연적인 환경을 바꾸고, 토양을 깨끗하게 만들고, 비탈을 다시 만들기 위해 일손이 필요하자 외부에서 많은 노동력을 들여오게 되었다. 최근의 테라스 기술은 1970년대에 시작된 것으로, 수직으로 심는 ‘파타메레스(patameres)’이다. 이곳의 경관을 가장 크게 바꾼 것이 바로 이 방법이었다. 구획을 나눈 넓은 땅에 약간 경사가 지도록 흙으로 둑을 쌓아서 포도나무를 두 줄씩 심었다. 이 기술로 포도원의 기계화가 촉진되었다. 지금은 파타메레스를 대체하고 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 시도하고 있다. 펼쳐진 포도밭 중에는 포도나무뿌리진디의 공격에도 상하지 않고 버텨낸 곳이 있었다. 모르토리우스(mortorios)로 알려진 곳에 버려진 채 남아 있던 소칼쿠스 테라스이다. 이곳에는 올리브나무와 토종 관목이 뒤덮여 있고, 포도나무 아래로 올리브 나무가 자라고 있다. 도루 강의 위쪽부터 포도나무로 천천히 대체하고 있는 중이지만 올리브나무와 아몬드나무가 여전히 농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도루 강의 낮은 둑이나 산비탈의 수로를 따라 언덕에는 오렌지나무 숲이 있고, 때로는 벽을 이루기도 한다. 포도나무가 자랄 수 있는 고도 위쪽에는 덤불과 관목 그리고 보기 드문 왜생림(矮生林)이 뒤덮고 있다. 덥고 건조한 긴 여름 동안에는 언덕이나 포도밭에 있는 지하 저수조에 물을 모아 두었다가 사용한다. 특이한 하얀 벽으로 된 마을의 기원은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며, 산골짜기 양쪽의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다. 18세기 무렵 교구 교회 주변으로 집들이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거미줄처럼 들어섰다. 이곳은 지역 색이 강한 전통 건물이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도루 포도 농장은 중요한 명소로, 중심 건물 주변으로 농장 건물들이 수십 채 모여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 세계유산 지역에는 중요한 가치나 의미를 지닌 성채나 교회는 없다. 하지만 저택 옆이나 언덕 높은 곳에 작은 예배당들이 군데군데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