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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후의 붓다 원문보기 글쓴이: 최후의일념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시기인 1990년도 쯤의 어느날,,,
아버지께서 증산도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지인께서 그곳에 다니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평소 종교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일종의 소개차원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는 시간이 되면 한번 가보리라 생각하였고 곧 얼마되지 않아 실행에 옮겼습니다.
도장은 시내에 위치해 있어 집에서도 한 15분 정도면 걸어갈 수 있을만큼의 적당한 거리였고,
대로변 옆 조그만 상가건물의 2층에 자리를 잡은 곳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증산도가 막 교세를 확장해가던 시기라서 그런지 도장이 협소했었습니다.
그때에는 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도 증산도가 뭔지 전혀 몰랐고,
또 조금 아는 사람들도 당시 잘 알려져 있던 국선도나 단전호흡의 한 부류로 인식했을 때였지요.
또한 지금처럼 이렇게 지구의 종말론을 주장하는 곳이라고는 전혀 생각치 않았으며,
이들 또한 초창기에는
종말론보다는 민족혼에 기초한 우주의 운행원리 등등을 더 피알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여튼 나는 사무실에 들어섰고 곧 이어 어떤 여직원이 나왔습니다.
나는 증산도가 궁금해서 왔다고 하였고 그 말을 들은 여직원은 어떤 남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의 직함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사찰의 주지나 교회의 목사처럼 그 도장의 실질적인 책임자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그 사람이 굉장히 어른으로 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딱 지금의 내 나이인 것 같네요.
그 사람과 나와의 대화내용을 자세히는 기억할 수 없지만,
일단 처음 부분은 증산도의 기본 개요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우수운 것은
그 사람의 이야기는 자리에 앉았을때나 나갈때나 시종일관 똑같은 이야기였다는 것입니다.
즉, 처음에는 증산도의 기본취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다가
어느정도 되자 증산도의 기초수행법인 태을주 주문이야기를 하는데,
세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오직 한 가지였습니다.
"이것만 하면 몸도 건강해지고 돈도 잘 벌리고 취직도 잘 되고 하여튼 모든 일이 만사형통입니다."
그래서 나는 물어보았습니다.
"아니, 왜 그 주문을 외우면 모든 일이 잘 되는 것인가요?"
그러자 그는 구체적인 부연설명보다는 그저,
이 주문은 우주의 이치를 담고 있는 최고의 주문이기때문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몇 번을 더 물어보았다가 기대할 수 있는 답이 나오지 않아
그동안 스스로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의문점들을 하나씩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나는 이 사람한테서 비록 실낟같지만 하나의 진리는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왜 세상에는 착한 사람은 고통당하고 악한 사람은 잘 사는 것인가요?"
"그것은 이 주문만 외우면 다 해결됩니다. 이 주문만 외우면 착한 사람도 잘살게 됩니다."
나는 어쳐구니가 없었습니다.
다시 다른 질문을 하였습니다.
"왜 세상은 정당한 방법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잘 살지 못하고 또 아무것도 안하는데도 잘 사는 사람이 있
는 겁니까?"
"그것도 이 주문만 외우면 다 해결됩니다."
이때부터였습니다.
제가 짜증이 나기 시작한 것이,,,
"하느님은 왜 사람을 만드셨습니까?"
"그것도 주문을 외우면 다 알게 됩니다."
나는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어떤 친남매사이에는 왜 사랑하는 관계가 성립이 되는 건가요? 진정 전지전능하신 신이라면 그런 것들
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 아닙니까?"
"???"
"천국과 지옥은 진짜 있습니까? 있다면 왜 자기가 만들어놓고 사랑하는 자식들을 지옥으로 보냅니까?
왜 자기를 믿는 사람들이 병이나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죽어가도 그냥 방치하는 겁니까? 우주가 존재하
는 목적은 뭡니까? 등등 계속,,,,,,,,,,,,,,,,,,,,,,,,,,,,,,,,,,,,,,,,,,,,,,,,,,,,,,,,,,,,,,,,,,,,,,,,,,,,,,,,,,,,,,,,,,,,,,,,,,,,,,,,"
그러자 드디어 그는 고함을 지르며 그동안 참고 있던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아! 내가 신입니까? 그걸 알게,"
일순간 싸~해진 사무실안의 분위기,,,
하지만 나의 마음은 오히려 편안해지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음,,,이곳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비종교구나!"
간단한 인사를 한 후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곳을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종교나 철학, 그리고 세상의 불합리한 구조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때였기에,
만약 이런 궁금증들을 조금이라도 해소시켜줄만한 어떤 종교단체가 있었더라면,
나는 정말 출가라도 할 수 있을만큼 절실한 마음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일방적으로,
그리고 설령 자기가 모른다해도 상대를 설득할만한 아무런 마음의 성의도 없이
그저 주문만 외우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식의 전도는
어린 내가 봐도 너무나 터무니없는 종교라는 확신이 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마 이때에는 증산도가 불교를 빌려오지 않았을 때인가 하고 추측해보기도 합니다.
지금 증산도도장에 가서 저런 질문을 해댄다면 그때는 여지없이 불교의 인과법을 말할 것이기때문입니다.
만약 그가 자기가 모르는 질문을 받았더라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인정하면서
아는 한도내에서 최대한 성의있게 나를 설득하였었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쯤 다음의 증산도까페주인이 되어,
"어서 빨리 전쟁 나라! 어서 빨리 전염병 돌아라! 어서 빨리 지진과 홍수가 나라!
하며 열심히 주문을 외우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뒤에서 듣고 있는 여직원 앞에서의 체면때문에 결코 그렇게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새로 건립된 도장인만큼 그 사람 또한
증산도에 입문하고 도에 관한 공부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은 어떤 사람이 와서 저런 질문을 해대도
능히 그럴듯하게 설명할 수 있는 노하우정도는 갖추었겠지만,,,
아마도 지금쯤은 증산도내에서 나름대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그 사람에게
나의 출현은 상당히 당황스럽고 골치아픈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도 저 경험은 사이비종교를 판단하는 근거,
즉, 교리로서 정통 종교라는 확신이 서지 않을 때,
그것을 분위기로서 파악하게 하는 안목을 갖추게 해주었고,
그래서 이후 2006년 북한의 김정일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때까지
다시는 증산도를 쳐다보지 않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또 설령 전쟁이 나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만한 믿음의 기초를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
P/S 몇 개월전 증산도의 경전인 도전을 정독했는데,
읽을 적마다 향 태우는 냄새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막걸리냄새 + 숫불타는 냄새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악취가 계속 났던 것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강일순상제님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판단을 보류한 상태입니다.
왜냐하면 그 후세들이 그분의 말씀과 뜻을 왜곡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