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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견불녕(鷄犬不寧)
닭도 개도 편안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나라가 질서가 없어 관리들이 요란스럽게 소란을 떨거나 지독하게 행동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鷄 : 닭 계(鳥/10)
犬 : 개 견(犬/0)
不 : 아니 불(一/3)
寧 : 편안할 녕(宀/11)
출전 : 유종원(柳宗元)의 포사자설(捕蛇者說)
이 성어는 당(唐)나라 때 유명한 문인 유종원(柳宗元)의포사자설(捕蛇者說)에 나오는 말이다. 그 내용이 좋아 전문을 옮긴다.
영주(永州)지방 들에는 특이한 뱀이 생산되는데, 검은 바탕에 흰 무늬(黑質白章)가 있으며, 풀과 나무에 닿으면 모두 죽고, 사람을 물면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이것을 잡아 포를 떠서 약으로 만들면, 중풍(大風)과 마비되는 병(攣踠)과 종기(瘻癘)를 가히 그치게 할 수 있으며, 죽은 살을 제거하고, 기생충(三蟲)을 죽이기도 한다.
처음에는 태의가 왕명으로, 이것을 모아 한해에 그 두 마리를 세금으로 바치게 하여, 이 뱀을 능히 잡을 수 있는 자는 세금 바치는 것을 면제시키도록 하고 모집을 하니, 영주지방 사람들이 다투어 바삐 참석하였으나, 장씨(蔣氏)라는 사람이 그 뱀 잡는 일을 독점한 것이 삼대에 걸쳐서 했다.
내가 물으니, 그는 답하기를, "내 할아버지가 여기에서 죽었고, 내 아버지도 여기에서 죽었으며, 지금 내가 이어서 일을 한지 12년이 되었는데, 거의 죽을 뻔 한 것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을 함에 그 모습이 심히 슬픈 것 같거늘,
내가 슬프게 여겨 또한 말하기를, "그대의 고통스러움을 생각하니, 내가 장차 이 일을 맡은 이에게 고하여 너의 뱀 잡는 일을 바꿔주고, 너의 세금을 회복하도록 하는 게 어떻겠는가?" 하니,
장씨(蔣氏)는 크게 슬퍼하여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말하기를, "군(君)께서 슬퍼하여 장차 나를 살려주려고 하시지만, 나의 이 뱀 잡는 불행함이 내 세금을 회복하는 것보다 불행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전에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오래 전에 이미 병들었을 것입니다.
우리 집안이 이 고을에 삼대에 걸쳐 살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이 되었습니다.
마을 이웃의 삶이 땅의 소출은 날마다 줄어들고, 그 집의 수입을 다 바쳐도 모자라니, 울부짖으며 이사를 가기도 하고, 굶주리고 갈증이 나서 쓰러지기도 하고, 비바람에 닳고 추위와 더위를 당하여 지독한 병으로 탄식하며 부르짖어 가끔씩 죽는 자가 서로 이어집니다.
그 전에 나의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자가 지금 그 집은 열에 하나도 없고, 나의 아버지와 함께 살던 자도 지금 그 집이 열에 둘 셋도 없으며, 나와 더불어 12년을 살던 자들도 지금 그 집이 열에 넷, 다섯도 남아 있지 않으니, 이는 죽지 않았으면 이사를 간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뱀 잡는 것으로 홀로 남아 있습니다.
사나운 관리들이 우리 이웃에 와서 동서로 부딪치고, 남북으로 떠들썩하게 시끄럽게 부르짖어 놀라게 하는 자가 있으니, 비록 닭과 개라도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譁然而駭者, 雖鷄狗不得寧焉.).
나는 천천히 일어나서 그 항아리를 보고 나의 뱀이 아직 남아 있으면 느긋하게 눕고, 조심스럽게 먹이를 먹이고, 때를 맞춰 뱀을 바치고, 물러나서는 그 땅에 있는 것을 달게 먹으며, 나의 여생(吾齒)을 다하니, 대개 한 해에 죽을 고비가 두 번이요, 그 나머지는 즐겁게 즐기니, 어찌 나의 이웃이 아침마다 관리들의 소동이 있는 것과 같겠습니까?
지금 비록 여기서 죽더라도 나의 이웃의 죽음과 비교하면 이미 늦게 죽는 것이니, 또한 어찌 지독하게 고통으로 여기겠습니까?" 하였다.
내가 듣고 더욱 슬퍼하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也)" 하셨는데, 나는 일찍이 이 말을 의심했었다.
지금 장씨를 살펴보니, 더욱 믿을 수 있겠다. 아! 세금거두는 지독함이 이 뱀보다 심함이 있음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이 일을 이야기로 적어서 백성들의 풍속을 관찰하는 자들이 터득하기를 기다리노라.
이 글은 유종원(柳宗元)이 영정 원년(805)으로 부터 원화 9년(814)에 이르기까지 영주사마로 좌천되었을 때, 뱀 잡는 사람인 장씨의 이야기에 기탁하여 정치를 풍자하는 글이다.
안사의 난 이후에 당시 지방의 백성들은 가혹한 세금을 못 이겨 민생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장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뱀을 잡아 세공을 충당하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작자는 백성들의 비참한 실정과 관리들의 가렴주구에 대한 개선책을 건의하고 싶었지만 좌천된 처지였으므로 이 글로 대신한 것이다.
捕蛇者說 / 柳宗元
永州之野産異蛇, 黑質白章
영주의 들녘에서 특이한 뱀이 산출되니, 검은 바탕에 흰 무늬가 있다.
觸草木盡死, 以齧人, 無禦之者.
초목에 닿으면 (초목이) 모조리 죽고, 사람을 물면 그것을 막을 자가 없다.
然得而腊之以爲餌, 可以已大風攣踠瘻癘, 去死肌, 殺三蟲.
그러나 그것을 잡아서 포를 만들어 약으로 쓰면, 중풍과 손발이 오그라드는 병, 만성 종기와 문둥병을 그치게 하고, 죽은 살을 제거하며 삼시충을 죽인다.
其始太醫以王命聚之, 歲賦其二.
그 처음에는 태의가 왕명으로 그것들을 모아 들였는데, 해마다 두 마리를 부과하였다.
募有能捕之者, 當其租入. 永之人爭奔走焉.
능히 그것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을 모집하여 그들의 조세를 충당하게 하니, 영주의 사람들은 다투어 분주했다.
有蔣氏者, 專其利三世矣.
장씨라는 자가 있어, 그 이익을 독점한 지가 삼 대였다.
問之, 則曰 : 吾祖死於是, 五父死於是. 今吾嗣爲之十二年, 幾死者數矣.
이를 물어보니 곧 말하기를, "제 할아버지가 이것 때문에 돌아가셨고, 제 아버지도 이것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제가 뒤를 이어 이 일을 한 지 12년인데, 거의 죽을 뻔한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言之貌若甚戚者. 余悲之, 且曰 : 若毒之乎? 余將告於莅事者, 更若役, 復若賦, 則何如?
이것을 말하는데 모습이 매우 슬픈 것 같았다. 나는 이를 불쌍히 여겨 또 말하기를, "그대는 그것을 고통스럽게 여기는가? 내가 장차 담당관에게 고하여 그대의 노역을 바꾸고, 그대의 부세를 회복시켜주면 어떻겠는가?" 라고 했다.
蔣氏大慼, 汪然出涕, 曰 : 君將哀而生之乎?
장씨가 크게 슬퍼하면서 왕연히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그대가 장차 슬퍼하여 나를 살려주시려고 하십니까?
則吾斯役之不幸, 未若復吾賦不幸之甚也.
그렇지만 나의 이 노역의 불행은 자의 부세를 회복시키는 것과 같이 불행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嚮吾不爲斯役, 則久已疾矣.
이전부터 내가 이 노역을 하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이미 병들었을 것입니다.
自吾氏三世居是鄕, 積於今六十歲矣.
우리 가문 삼대가 이 시골에서 살면서 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60년이 되었습니다.
而鄕隣之生日蹙, 殫其地之出, 竭其廬之入. 號呼而轉徙, 餓渴而頓踣. 觸風雨, 犯寒暑, 呼噓毒癘, 往往而死者, 相籍也.
그런데 시골 이웃들의 생활이 날로 위축되어 그 땅의 소출을 다 바치고 그 집안의 수입마저 고갈되어, 울부짖으며 이사를 다니고 굶주림과 목마름에 쓰러지기도 하였고, 비바람에 부딪치며 추위와 더위를 범하고, 독한 전염병에 신음하며 이따금 죽은 자가 서로 베고 잘 만큼 많았습니다.
曩與吾祖居者, 今其室十無一焉. 與吾父居者, 今其室十無二三焉. 與吾居十二年者, 今其室十無四五焉. 非死則徙爾, 而吾以捕蛇獨存.
예전에 저의 할아버지와 더불어 거주하던 사람들은 지금 그 집이 열에 하나도 없고, 저의 아버지와 더불어 거주하던 사람들은 지금 그 집이 열에 두셋도 없고, 저와 더불어 12년을 거주한 자들은 지금 그 집이 열에 네다섯도 없으니 죽지 않았으면 이사를 간 것이라. 그런데 저는 뱀을 잡는 것 때문에 홀로 살아남은 것입니다.
悍吏之來吾鄕, 叫囂乎東西, 隳突乎南北, 譁然而駭者, 雖鷄狗不得寧焉.
혹독한 아전이 우리 마을에 와서 동서에서 야단스럽게 떠들며, 남북에서 설치면서 시끄럽게 하고 놀라게 하면 비록 닭이나 개 일지라도 편안할 수 없습니다.
吾恂恂而起, 視其缶, 而吾蛇尙存, 則弛然而臥. 謹食之, 時而獻焉. 退而甘食其土之有, 以盡吾齒.
저는 조심스럽게 일어나서 그 항아리를 보고서 내 뱀이 아직도 남아 있으면 느긋하게 자리에 눕고, 그것을 조심스럽게 먹여서 제때에 바치고 물러나서는 그 땅의 있는 것을 달게 먹으면서 내 생애를 다할 것입니다.
蓋一歲之犯死者二焉, 其餘則熙熙而樂.
대개 한 해에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것이 두어 번이요, 그 나머지는 만족하면서 즐거울 수 있습니다.
豈若吾鄕隣之旦旦有是哉? 今雖死乎此, 比吾鄕隣之死則已後矣, 又安敢毒耶?
어찌 내 이웃의 아침마다 이런 소동이 있는 것과 같겠습니까? 지금 비록 여기에서 죽더라도 우리 이웃들의 죽음에 비한다면 대단히 늦은 것이니 또 어찌 감히 원망하겠습니까?
余聞而愈悲. 孔子曰 : 苛政猛於虎也.
나는 듣고서 더욱 슬퍼졌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사납다" 라고 하셨다.
吾嘗疑乎是, 今以蔣氏觀之, 猶信.
나는 일찍이 이를 의심했었는데, 지금 장씨를 본다면 더욱 믿을 만하도다.
嗚呼! 孰知賦斂之毒, 有甚於是蛇者乎!
아! 누가 세금을 거둬들이는 해독이 이런 뱀보다도 더욱 심함이 있음을 알았겠는가?
故爲之說, 以俟夫觀人風者得焉.
그러므로 이 설을 지어 인풍을 관찰하는 자로 하여금 도움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語義)
*大風 : 문둥병
*攣踠 : 손발이 오그라드는 병
*瘻癘 : 만성종창
*三蟲 : 三尸蟲이라고도 하며, 도가에서 말하는, 사람의 몸 안에 있다는 무형의 세 가지 벌레
*租入 : 납입해야 할 조세. 조세의 납입
*頓踣 : 넘어지고 쓰러지다
*毒癘 : 열병을 앓게 하는 독한 기운
*相籍 : 서로 베고 자듯 겹쳐짐(죽은 사람이 많음을 형용함)
*叫囂 : 큰 소리로 외침
*隳突 : 들이받아 날뛰고 설침
*者 : 어조사로 '~한다면'으로 번역
*恂恂 : 조심스러운 모양
(註)
유종원(柳宗元, 773~819)
중국 당대(唐代)의 문학자, 철학자이다. 이명(異名)은 유하동(柳河東) 자(字)는 자후(子厚)이다. 하동해(河東解) 지금의 산시성(山西省) 윈청(運城) 사람이다.
일찍이 유우석(劉禹錫) 등과 함께 왕숙문(王叔文)의 혁신단체에 참가했으나, 실패하여 영주사마(永州司馬)로 좌천되었다. 후에 유주자사(柳州刺史)를 지내 유유주(柳柳州)라고도 한다.
한유(韓愈)와 함께 고문운동(古文運動)을 제창하여 거의 1,000년 동안 귀족 출신의 문인들에게 애용된 변려문(騈儷文)에서 작가들을 해방시키려고 했다.
한유와 함께 당송8대가에 속하여 '한유(韓柳)'라고 병칭된다. 그러나 철학상으로는 한유와 큰 견해 차이를 보여, 천(天)의 의지유무(意志有無)에 관해 논쟁을 벌였다. 유종원은 천지가 생기기 전에는 오직 원기(元氣)만이 존재했으며, 천지가 나누어진 뒤에도 원기는 천지중에 있다고 생각했다.
원기(元氣) 위에 천(天)이라는 최상위 개념이 있는 것을 부정하여 천(天)이 상과 벌을 내린다는 천명론에 반대했다. 잡문(雜文)에서 전형적인 사물을 예로 들어 심오한 철리(哲理)를 제시했다.
포사자설(捕蛇者說), 종수곽탁타전(種樹郭駝傳), 영주철로보지(永州鐵爐步誌), 삼계(三戒), 부판전(蝜蝂傳) 등은 모두 정론(政論)과 철리를 예술적인 형상과 융합시킨 것으로, 구상이 참신하며 문체가 생동감 있다.
그의 산수유기(山水遊記)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특히 경물(景物)의 특징을 묘사하는 데 뛰어났다. 유명한 영주팔기(永州八記) 가운데 고무담서소구기(潭西小丘記)는 돌을, 소석담기(小石潭記)는 담수어를, 원가갈기(袁家渴記)는 초목을 묘사했는데, 서로 다른 각각의 사물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세상에 대한 울분을 자연풍경에 이입하고, 속세와 떨어져 있는 기이한 산수에 마음의 울분을 기탁하여 작품에 반영했다. 시의 내용은 담백하며, 유배생활을 반영한 작품과 경치를 묘사한 소시(小詩)는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그밖에 유하동집(柳河東集)이 있다.
▶️ 鷄(닭 계)는 ❶형성문자로 鶏(계)는 통자(通字), 鸡(계)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조(鳥;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奚(해, 계)로 이루어졌다. 새벽을 알리는 새(鳥)의 뜻이 합하였으며 닭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鷄자는 '닭'을 뜻하는 글자이다. 鷄자는 奚(어찌 해)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奚자는 상투를 손으로 잡은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닭 볏으로 응용되었다. 사실 갑골문에 나온 鷄자는 좀 더 직관적이었다. 닭 볏과 다리, 꽁지까지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눈에도 이것이 닭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닭의 볏은 奚자가 대신하게 되었고 隹(새 추)자가 더해지면서 볏이 있는 새를 뜻하는 雞(닭 계)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해서에서는 隹자가 鳥자가 바뀌면서 지금은 鷄자가 ‘닭’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鷄(계)는 ①닭(꿩과의 새) ②화계(花鷄: 되새. 되샛과의 겨울 철새) ③폐백(幣帛)의 하나 ④성(姓)의 하나 ⑤현(縣)의 이름 ⑥산(山)의 이름 ⑦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닭의 알 달걀을 계란(鷄卵), 닭의 울음을 계명(鷄鳴), 닭고기를 계육(鷄肉), 닭을 가두어 두는 장을 계사(鷄舍), 닭과 개를 계구(鷄狗), 닭고기를 넣고 끓인 국을 계탕(鷄湯), 닭의 갈빗대라는 뜻의 계륵(鷄肋), 닭의 주둥이라는 뜻의 계구(鷄口),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을 계간(鷄姦), 밤눈이 어두워 밤에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사람을 계맹(鷄盲), 닭을 잡아서 그 뼈나 눈을 보고 치는 점을 계복(鷄卜), 닭이 새벽을 알림을 계신(鷄晨), 닭고기를 넣고 끓인 국을 계탕(鷄湯), 닭의 갈빗대라는 뜻으로 먹기에는 너무 양이 적고 버리기에는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을 계륵(鷄肋), 닭의 주둥이라는 뜻으로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를 이르는 말을 계구(鷄口), 닭의 무리라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의 무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계군(鷄群), 독서하는 방을 계창(鷄窓), 닭을 기르는 일을 양계(養鷄), 집에서 기르는 닭을 가계(家鷄), 닭을 잡아서 죽임을 도계(屠鷄), 싸움 닭을 투계(鬪鷄), 썩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하여 내장을 빼고 털을 뽑고 얼린 닭을 동계(凍鷄), 묵은 닭을 노계(老鷄), 때 아니게 낮에 우는 닭을 오계(午鷄), 어미 닭을 모계(母鷄), 털이 흰 닭을 백계(白鷄), 닭의 무리 속에 한 마리의 학이라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서 뛰어난 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계군일학(鷄群一鶴), 닭의 무리 가운데 한 마리의 학이란 뜻으로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을 계군고학(鷄群孤鶴),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속담으로 복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기회를 만나도 덕을 못 본다는 말을 계란유골(鷄卵有骨),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말을 계명구폐(鷄鳴狗吠),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닭 울음소리를 묘하게 잘 흉내 내는 식객을 일컫는 말을 계명지객(鷄鳴之客), 닭의 부리와 소의 꼬리라는 뜻으로 큰 단체의 말석보다는 작은 단체의 우두머리가 되라는 말을 계구우후(鷄口牛後),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일컫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살갗은 닭의 가죽처럼 야위고 머리칼은 학의 털처럼 희다는 뜻으로 늙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계피학발(鷄皮鶴髮), 닭과 돼지가 한데 어울린다는 뜻으로 같은 고향 사람끼리 서로 친목을 도모함을 일컫는 말을 계돈동사(鷄豚同社), 닭과 집오리가 먹이를 서로 먼저 먹으려고 다툰다는 뜻으로 여염의 사람들이 서로 다툼을 일컫는 말을 계목쟁식(鷄鶩爭食), 닭 대가리는 될지언정 쇠꼬리는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남의 위에 서야지 남의 꽁무니에 따라 다녀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계시우종(鷄尸牛從), 몸이 쇠약해서 침상에 기대어 몸을 지탱함을 일컫는 말을 계골지상(鷄骨之床), 다른 사람의 권세에 빌붙어 승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계견승천(鷄犬昇天), 맨드라미 열매의 과육이라는 뜻으로 여성의 젖가슴을 일컫는 말을 계두지육(鷄頭之肉) 등에 쓰인다.
▶️ 犬(개 견)은 ❶상형문자로 犭(견)은 동자(同字)이다. 犬(견)은 개의 옆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는 그것의 제일 두드러진 곳을 강조한 것이다. 소와 양은 뿔을, 말은 갈기를 개는 짖는 입을 각각 특징으로 본뜬 자형(字形)이다. 犬(견)은 다른 글자의 변이 되면 개사슴록변(犭=犬; 개)部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犬자는 '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 이전의 문자라고도 하는 도문(陶文)에도 犬(개 견)자가 발견될 정도로 개는 인류와 매우 친숙한 동물이었다. 그래서인지 갑골문에서는 마치 재롱을 피우듯이 꼬리를 추어올린 개가 그려져 있었다. 犬자는 이렇게 꼬리가 강조된 개를 그린 것으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개'나 '개의 행동', '짐승'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犬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犭자로 바뀌기도 하며 狐(여우 호)자나 狼(이리 랑)자처럼 개와 비슷한 부류의 동물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犬(견)은 ①개(갯과의 포유류) ②겸칭(謙稱), 자신(自身)이나 자식(子息)을 낮춤 ③하찮은 것의 비유 ④남을 멸시(蔑視)하는 말 ⑤서쪽 오랑캐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와 말을 견마(犬馬), 송곳니를 견치(犬齒), 개가죽을 견피(犬皮), 개와 고양이를 견묘(犬猫), 개와 원숭이를 견원(犬猿), 개가 짖음을 견폐(犬吠),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충견(忠犬), 사냥 때 부리는 매와 개를 응견(鷹犬), 군사 목적에 쓰이는 특별히 훈련된 개를 군견(軍犬), 사나운 개를 맹견(猛犬), 사랑하는 개를 애견(愛犬), 이름난 훌륭한 개를 명견(名犬), 개끼리 싸움으로 붙임 또는 거기에 쓰이는 개를 투견(鬪犬),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개나 말의 하찮은 힘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노력 또는 윗사람에게 바치는 자기의 노력을 낮추어 말할 때 쓰는 말을 견마지로(犬馬之勞),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양자의 싸움에서 제3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兔之爭), 개나 말이 주인을 위하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신하나 백성이 임금에게 충성을 다해서 몸을 바치는 자기 마음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심(犬馬之心), 자기 나이를 낮추어 일컫는 말을 견마지년(犬馬之年), 개나 말의 정성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에 바치는 정성 또는 남에게 자기가 바치는 정성을 아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견마지성(犬馬之誠),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령(犬馬之齡), 개나 말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더하듯이 아무 하는 일없이 나이만 먹는 일 또는 자기 나이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견마지치(犬馬之齒), 개나 말의 봉양이라는 뜻으로 부모를 봉양만 하고 경의가 없음 또는 봉양만 하는 것은 효도가 아니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견마지양(犬馬之養),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의 싸움에 제삼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말을 견토지쟁(犬兎之爭), 개의 어금니가 서로서로 맞지 않는 것같이 국경선이 볼록 나오고 오목 들어가 서로 견제하려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견아상제(犬牙相制), 원래의 뜻은 동쪽 닭과 서쪽 개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뜻으로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하여, 인가가 잇대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계견상문(鷄犬相聞), 폭군 걸왕의 개도 성왕 요임금을 보면 짓는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아랫 사람을 진심과 믿음으로 대하면 아랫사람은 자기 상관에게 충성을 다하게 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걸견폐요(桀犬吠堯), 고을 개가 무리지어 짖는다는 뜻으로 소인들이 남을 비방함을 이르는 말을 읍견군폐(邑犬群吠), 가라말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들을 가치가 없는 이야기나 보잘것없는 문장을 이르는 말을 여명견폐(驪鳴犬吠)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寧(편안할 녕/영, 편안할 령/영)은 ❶회의문자로 宁(영)은 간자(簡字), 寗(영)은 동자(同字), 寍(영)은 고자(古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皿(명)과 心(심)의 합자(合字)이다. 음식물이 그릇에 수북이 담겨 있어 안심하고 살 수 있음의 뜻한다. 뒤에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을 더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寧자는 '편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寧자는 宀(집 면)자와 心(마음 심)자, 皿(그릇 명)자, 丁(못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丁자는 '탁자'를 표현하기 위한 모양자이다. 寧자의 갑골문을 보면 탁자 위에 그릇이 놓여 있는 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에 먹을 것이 풍족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心자가 더해졌는데, 이는 심리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이다'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금의 寧자는 심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상태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寧(녕, 령)은 ①편안하다 ②편안히 하다 ③문안하다 ④친정가다 ⑤편안(便安) ⑥차라리 ⑦어찌 그리고 편안할 령의 경우는 ⓐ편안하다(령) ⓑ편안히 하다(령) ⓒ문안하다(령) ⓓ친정가다(령) ⓔ편안(便安)(령) ⓕ차라리(령) ⓖ어찌(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편할 편(便), 편안 안(安)이다. 용례로는 수확이 많은 해를 영세(寧歲), 편안한 겨를을 영가(寧暇), 편안하게 삶을 영거(寧居), 무사하고 편안한 날을 영일(寧日), 평안하고 고요함을 영정(寧靜), 편안히 쉼을 영식(寧息), 걱정이나 탈이 없음을 안녕(安寧), 몸이 건강하여 마음이 편안함을 강녕(康寧), 천하가 잘 다스려져서 태평함을 안녕(晏寧), 추측컨대 틀림이 없음을 정녕(丁寧), 친정에 가서 아버지를 뵘을 귀녕(歸寧), 어른이 병으로 편하지 못함을 미령(靡寧), 오래 살고 복되며 건강하고 편안함을 일컫는 말을 수복강녕(壽福康寧), 준걸과 재사가 조정에 많으니 국가가 태평함을 일컫는 말을 다사식녕(多士寔寧)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