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전傳6 : 조정의 권위가 떨어지면

직언은 위험하다
범문자范文子가 직언하기를 좋아하자, 그의 아버지 범무자范武子가 지팡이로 때리며 말하였다.
“무릇 직언하는 자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받아들여지지 못하면 제 한 몸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또 장차 아비까지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자산子産은 자국子國의 아들이다. 자산이 정나라 군주에게 충심을 다하자 자국은 그를 꾸짖고 노여워하며 말하였다.
“다른 신하들과 달리 혼자만 군주에게 충성할 때 군주가 현명하면 너의 말을 들어줄 수 있지만, 현명하지 못하면 너의 말을 들어주지 못할 것이다. [군주가] 너의 말을 들어줄지 들어주지 않을지 분명하게 알 수 없는데 너는 벌써 신하들과 떨어져 있다. 신하들과 떨어지면 반드시 너의 몸이 위태롭게 될 것이고, 너만 위태로운 것이 아니라 또 아비도 위태롭게 할 것이다.”
고지식하면 해롭다
양거梁車가 업의 현령이 되어 그의 누이가 가서 그를 만나려고 했는데, 날이 저문 뒤라 문이 닫혀 있었다. 그래서 성곽을 넘어 들어갔는데, 양거는 그 자리에서 그녀의 발을 잘랐다. 조성후趙成侯는 그가 무자비하다고 생각하여 관인을 빼앗고 현령의 직위를 면직시켰다.
관중을 구해준 봉인의 한 마디
관중이 포박되어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가는 도중에 허기지고 갈증이 나서 기오綺烏의 변방을 지나며 먹을 것을 구걸하였다. 그곳을 지키던 봉인(封人, 국경의 관문을 지키는 벼슬아치)이 무릎을 꿇고 먹을 것을 주었는데, 매우 공경하였다.
봉인은 은밀히 관중에게 말하였다.
“만일 다행히 제나라에 이르러 죽지 않고 임용되면 무엇으로 저에게 보답하겠습니까?”
[관중이] 말하였다.
“그대의 말과 같이 된다면 나는 현명한 자를 쓰고 능력 있는 자를 등용하며 공이 있는 자를 평가할 것이거늘, 내가 무엇으로 그대에게 보답하겠는가?”
그러자 그 봉인은 관중을 원망하였다.
*한비자(韓非子, 기원전 280~?, 성은 한韓, 이름은 비非인데, 한비라는 이름을 높여 한비자라 부른다)는 춘추전국시대의 유명한 법가사상가로 그가 지은 책이 ‘한비자’인데, ‘한비자’는 군주론과 제왕학의 고전으로 유명하며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죽으면서 어리석기로 알려진 후주의 유선에게 읽도록 한 책이 ‘한비자’였다고 합니다.
*한비자는 유학자인 순자의 문하에서 이사와 함께 학문을 배웠으나, 이사는 자신의 능력이 한비자만 못하다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고, ‘한비자’가 세상에 나온 뒤 진나라 시황제가 우연히 이 책을 읽고 감동하여 한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말하여 한비자가 진시황을 만나게 되었는데, 객경 벼슬에 오른 이사는 동문수학한 친구 한비자가 진시황의 총애를 받는 것을 꺼려 그를 모함하여 진시황은 이사의 말을 듣고 한비자를 죽인 후 많이 후회하였다고 전해지고, 한비자는 본래 신하가 군주에게 유세하기 어렵다는 점을 터득하고 난언難言, 세난說難 등 여러 편에서 진언의 방법을 자세하게 말했지만 정작 자신은 죽임을 당하는 화를 피하지 못하였습니다.
*위 내용은 문학박사이신 김원중 교수님이 옮기신 ‘한비자’ 권12 제33편 외저설 좌하(外儲說左下 : 훌륭한 통치를 위한 여섯 가지 규칙) 중 ‘전傳6 : 조정의 권위가 떨어지면’을 옮겨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