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 시장의 최대 이슈는 지방 집값이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나 국민은행 등 아파트 값을 조사하는 업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집값은 서울·수도권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말 국민은행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부산 집값(아파트·단독·연립)은 전년(2010년) 말 대비 16.3%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의 집값 상승률(6.7%)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증감률로는 1988년 19.7%와 1990년 28.3%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치다.
나머지 광역시와 지방 주요 도시 집값도 일제히 올랐다. 광주는 18.2% 올라 1998년(26.6%) 이후 2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전은 14.9%로 역대 2번째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목포는 17.1%, 창원은 21.0%가 각각 올라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0.4% 오르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11월에는 집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보합권에 머물다 지난해 반짝 올라사실상 서울 집값은 제자리에 있었다는 얘기다. 서울 집값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지방 집값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만 놓고 보면 서울 집값을 앞지르고도 남았을 법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단위면적(3.3㎡)당 집값은 2005년 수도권이 평균 763만원이었고, 지방이 332만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기준 단위면적당 가격은 수도권이 1169만원, 지방이 494만원이었다. 격차가 오히려 431만원에서 675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2006년 전후 수도권 집값이 ‘미쳤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급등할 때 지방은 제자리 걸음을 한 때문이다.
실제로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도권 집값은 53.2% 상승한 반면 지방은 48.5%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렉슬 아파트 전용 84㎡형의 경우 2006년 6월 호가 평균 가격이 13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1년 뒤인 2007년 6월에는 14억5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약세를 보였으나 그래도 13억5000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됐다. 반면 광주 남구 봉선동 포스코더샵 아파트는 같은 기간 7000만원 정도 올라 3억원 정도한다.
줄곧 보합세를 유지하다 지난해 반짝 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집값이 앞으로 1~2년은 더 올라야 수도권과의 격차가 다소나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