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단풍여행
지난달 희망제작소 행설아 회원들과 1박2일 지리산 단풍여행을 했다.
강남에서 일행74명이 버스 2대에 몸을 싣고 9시 출발 경부와 호남고속도로를 지나 휴게소(정안)한 곳을 들리고 12시경 화심순두부집(완주군 소양면 화심리)에서 점심을 먹고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 앞에서 내렸다.
지리산의 유래는 문수보살이 般若(반야)智慧(지혜)로서 많은 이적(異蹟)을 나타내 보인다 해서 붙여졌고. 피아골은 "연곡사"에 한때는 스님이 1000여명이 있었는데, 그 일대에 피(기장)를 심어 공양을 하여 피밭골로 부르다 피아골로 바꿔 부르게 됐다고 한다.
지금도 피아골 입구 마을 이름이 직전(피밭) 마을이다.
지리산 10경의 하나인 피아골 계곡은 수년전 여름 갑작스런 폭우로 100여명의 희생자나 발생했던 곳이라고 동행자가 귀뜸해 주어 계곡을 다시 보니 깊고 큰 바위가 바닥에 딩굴고 있는 것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일정상 시간이 촉박하여 "삼홍소"까지 만 걸었다.
나무. 사람, 물이 모두 붉게 물들었다 하여 삼홍소라 한다.
단풍은 아직 덜 들었는데 그런대로 볼만했다.
서둘러 차를 타고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에 있는 "칠불사"에 도착(5시경)하니. 스님과 지역 유지 몇 분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자운스님"이 이곳저곳 이동하며 친절한 설명을 많이 해 줬는데 정리하면 "칠불사"는 김해김씨 시조 김수로왕의 7형제가 이곳에서 2년만에 성불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지리산 반야봉 동남쪽 가장 깊숙한 곳(800m)에 위치한 동국제일의 선원으로 한국 전쟁 때 소실 됐었다.
한국 다도의 중흥조 초의선사가 1828년 잠시 수행 했었다는 亞字房(아자방)이 있는데 이는 세계건축사전에도 등재된 것으로 신라 때 금관가야에서 온 담공 선사가 설계하여 지은 8평방미터짜리 방이다.
4귀퉁이를 45cm쯤 높게 구들을 놓아 방 전체가 고루 따뜻하고 한번 덥히면 49일간 식지 않는다고 한다. 방 모양이 亞(아)자로 생겨 아자방으로 칭 한다. 일반인에게는 개방을 않는데 우리는 직접 방을 들어가 보는 행운을 얻었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 절에서 저녁식사(공양)를 하였다.
예상대로 나물반찬인데 속이 편할 것 같다.
밥 한 알 김치 한 쪽도 남기지 않고 식기. 수저. 컵까지 자기가 사용한 것은 자기가 씻어서 제자리에 갖다 놓는것이 이채롭다.
식사후 운상원 다신전에서 "자운스님"이 차 사랑회에서 오신분과 녹차와 발효차에 대한 특강을 했다.
녹차는 제조과정이 까다롭고 격조 있고 맛도 특별한데 비하여 발효차는 각성작용이 약하고 위에 부담도 덜하다.
그래서 녹차는 애인 같고 발효차는 마누라 같다고 한다.
밤 늦게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한옥 펜션지역으로 이동하여 최참판댁(토지의 배경)과 문화센터에 숙소를 정하고 마을 한 복판 야외 음악당에서 멧돼지 고기에 녹차 막걸리를 마시며 친목시간을 가졌다.
밴드와 함께 지리산 여가수(향토가수)를 초대하였는데 기타소리와 함께 자연에서 울려퍼지는 청아한 목소리는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11시쯤 끝나 가로등도 없어 컴컴한 마을 길을 나와 숙소로 왔다.
이튼 날 새벽 5시부터 버스로 15분 이동하고 2시간 산행이 있었다.
새벽에 북쪽 하늘을 보니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나타나고 남쪽으로는 유난히 많은 잔별들이 반짝였다.
손전등으로 길을 비추며 삼삼오오 짝을지어 산을 오르는다 6시30분쯤 되니 길과 사방이 보인다.
산행코스는 처음에 오르는 길 그 다음에는 평지길이 한참 이어지고 그다음에는 내리막길로 총거리가 12km쯤 되는데 등산객이 별로 다니지 않는 비경으로 스님이 특별히 추천한 곳이다.
출발지는 밤이라 지금도 잘 모르겠고 도착지는 쌍계사 아래쪽이다.
뒤떨어지는 사람은 수시로 트럭에 태워 앞으로 이동시켜 주는데 얼마나 자주 빨리 다녔던지 트럭 앞 바뀌에서 고무탄 냄새와 연기가 나서 물을 뿌리기도 했다.
8시쯤 쌍계사 근처 식당에서 참게탕과 재첩국으로 아침식사를 하는데 "여기 밥 한 공기 추가요"라는 소리가 이어진다.
식사후 인근에 있는 "하동" 전통차 체험관으로 이동하여 다례문화를 체험했는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하동'은 산(지리산). 강(섬진강). 바다.(광양만)를 다 아우르는 곳이라 이 지방에서 나는 녹차가 품질이 우수하여 군민의 20%가 녹차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다례는 정성으로 차 맛을 내고 예로서 차를 권하고 마시는 심신의 수양이며 옛날에는 제사 때 녹차를 쓰다 귀해서 술로 바꿔 쓰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제사지내는 것을 다(차)례 지낸다고 한다.
"조영남"씨의 노래로 유명해진 화개장터는 전통과 시골 맛이 나는데 장날이 아니라 한산하여 구례장을 보고 가기로 했다.
시장터는 넓은데 대장간에서 농기구를 만드는 것이 볼거리고 지역 특산물로는 "대봉감"이 있는데 값도 싸지 않고 그 외는 어느 시골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점심은 섬진강에서 잡은 다슬기 수제비가 유명하다는데 준비가 덜되 다슬기탕국으로 대신했다.
다슬기는 섬진강의 청소부라 하는데 마구 잡아 씨가 마를가 걱정이란다.
오는 길에 화엄사에 들리니 국제 영성음악회를 다음날 하기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오랜만에 찾은곳이라 이곳 저곳을 둘러보니 국보인 각황전의 단청이 다 지워져 본래 나무모습이 드러나 있다.
해설사에게 물어보니 3가지(안료. 기술. 예산)가 부족해서라 하는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당 한 켠에 소나무 같은데 키가 큰 나무가 앙상한 모습으로 서있다.
가까이 가서보니 고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에 기념식수한 것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5년생을 심었다 해도 50년을 자란 나무인데 너무 초라해 보였다.
영혼음악을 전공한 터키인 두 사람의 악기(키타 비숫함) 연주를 듣고 음악에 문외한인 나는 박수로 답례를 하고 경내를 나와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다.
이번 단풍여행은 좀 이색적인 내용으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끝
첫댓글 지리산 단풍여행은 단순한 산행정도의 여행이 아니라 아주 그지역의 역사, 문화, 풍속등등을 탐방하는 여행인 것 같소. 많은 것을 배우고 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