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1. 9. 14. 화요일.
오후 세 시가 넘었는데도 나는 아파트를 벗어나서 송파구에 있는 삼전역으로 나갔다. 지하전철을 타고는 송파나루역으로 향했다.
내 집에서 송파나루역까지는 걸어 가면 10분 걸린다.
전철을 타고는 송파나루역으로 갔고, 이내 하차한 뒤에는 송파구 방이동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최근에서야 방이동에 재래시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간 몇 차례나 거듭 재방문했다.
내 집에서 걸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또 지하전철을 타고 가면 얼마나 시간이 단축되는지를 거듭 비교하고 확인하고 싶었다.
무릎연골이 닳아서 아픈 나는 걷는 것보다는 지하전철을 타는 게 훨씬 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걷는다. 운동삼아서.
느리적거리면서 천천히 걸으면 운동효과가 없다고 남들은 말하나 나한테는 그게 더 적합하다. 빠르게 급하게 걸으면 무릎에 통증이 곧 오기에 나는 그저 쉬엄쉬엄하면서 천천히 걷는 게 훨씬 낫다. 등허리도 굽어져서 영락없는 늙은이 모습이다. 지팡이만 안 들었을 뿐이지 행동거리는 영락없는 촌늙은이이다.
방이동 재래시장에서 1,000원에 3개씩 파는 빵을 4,000원어치나 샀다. 큰마음먹었기에.
또 시장에서 밤 봉지를 샀다. 한 봉지에 8,000원이다. 만원권 지폐를 내민 뒤에 만원어치를 달라고 했더니만 여자장사꾼이 야박하게 밤을 두 알씩 조금 더 준다.
만원어치를 요구했기에 한 봉지 8,000원보다는 더 많은 2,000원어치를 담아야 하는데도 밤 몇 개만 더 얹었다.
속으로는 화가 치밀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는 그냥 봉지를 건네받았다. 방이시장의 장사꾼에 대한 이미지가 순식간에 구겨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걸어서 송파구 석촌호수 동호쪽으로, 집으로 향했다. 석촌호수 동호에서 서호로 향했고...
서호 입구에서는 어제처럼 과일장수가 배를 팔고 있기에 배 한 바구니를 샀다.
길 건너 편에 있는 산립조합중앙회 건물 바깥에서는 추석맞이 차례용, 제수물, 산채나물 등을 팔고 있었다.
내 눈에는 그저 밤이나 보였기에 1kg 10,000원이라는 팻말을 보고는 밤을 샀다. 내가 덤으로 3개를 집었고, 추가로 한 개 더 얻으려고 말하니 장사꾼은 이번에는 고개를 가로 내저었다. 그는 사각형의 기계에 밤을 쏟아넣고는 스위치를 작동하니 밤껍질이 얼추 깎였다. 내가 뭐라고 말할 틈새도 없이 밤껍질을 깎았으니...
밤은 방이시장에서 샀고, 또 산림조합에서도 산 이유는 있었다.
어느 쪽이 더 실한지를 비교하려고.
산립조합중앙회에서 파는 밤이 더 실하고 싱싱하다. 판매원은 풋밤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고...
산림조합중앙회 건물 바깥에서 산 가운데 알찬 밤을 골라서 시골에 가져가고 싶었는데... 흙속에 묻어서 싹을 트게 한 뒤에 내년에 모종으로 삼을 심산이었는데... 장사꾼이 밤깎는 기계에 순식간에 와그르 부어버렸으니... 내가 덤으로 얻은 밤 3톨만 남았으니...
집에 온 뒤에 식탁 위에 밤 두 봉지, 배 한 봉지, 빵 한 봉지를 올려놨다.
잠실 새마을시장에서 추석 차례 준비물을 사서 귀가했던 아내가 이들을 보고는 나한테 역정을 냈다.
'내가 아무것도 사 오지 말라고 말했는데도... 왜 사 왔어요?'
'나는 물건을 사서 비교하려고 했어. 잠실시장과 방이시장을 대조하려고 샀어...'
궁색스럽게 대꾸하다가는 나도 모르게 화가 욱 치밀어서 목청을 갑자기 높혔다.
내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산 과일은 배 두 봉지, 밤 두 봉지이다. 각각 1만원씩 4만원이다.
두 곳 시장과 석촌호수 서호 출입구서 임시로 파는 장사꾼의 물품. 세 곳을 서로 비교하고 싶었다.
내가 물건을 조금 샀기로서니 이게 혼날 일이었나 싶다.
불불거리던 아내는 냉장고 안을 열어서 나한테 보여주었다. 추석 차례용으로 밤 등을 미리 사서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내는 지청구를 보탰다.
'시골 텃밭에도 밤나무가 잔뜩 있잖아요?!'
'아니야. 밭 한 가운데는 밤나무가 없어. 감나무 묘목이 모두 죽어서 억새나 잔뜩 있어. 밤나무은 별로 없어. 밤나무 묘목을 만든 뒤에 서낭댕이 산에다가 심지 뭐.'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서낭댕이 앞산에는 밤나무 심을 공간은 제법 많을 터.
내 몸은 서울 아파트에 있지만 내 마음은 서해안 산골마을에 늘 내려가 있다.
내년 봄에는 시골에 내려가고, 시골 장터에서 묘목을 조금이라도 사다가 텃밭세 곳과 서낭댕이 앞산에 심어야겠다.
비록 내가 나이가 자꾸만 많아지는 늙은이로 추락한다고 해도 내 땅에 과일나무 등을 심어서 내 자식들한테 넘겨주고 싶다. 훗날 자식들과 손자들이 가을철에 텃밭과 산에 찾아와서는 밤톨을 주웠으면 싶다.
주워서 가져갈 사람이 없으면 다람쥐, 청설모, 고라니 등 산짐승들이나 차지해서 까먹겠지.
서해안 내 시골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
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그참 처자식이 있는 서울로 올라왔더니만 지금은 엉망진창으로 변해버렸다.
퇴직한 직후에 시골로 내려간 내가 조성했던 과수원 꿈은 또다시 완전히 포기해야 했다. 과일나무 묘목을 심었지만... 어머니를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는.. 텃밭은 그냥 방치했더니만 묘목이 크는 대로 전정해야 할 시기를 놓쳐서 이제는 나무가 제멋대로 웃자랐다.
이렇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아내의 지청구도 한 몫을 했으리라.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내가 서울에서만 살도록 늘 강요를 했기에. 당뇨병환자인 나는... 늘... 조심해야 하기에... 서울로 올라왔더니만 400여 그루의 과일나무는... 대부분.. 망해버렸다. 주인이 없는 텃밭이 되었기에..
이런 이유로 나는.. 아직도 시골에 내려갈 꿈을 꾼다.
현실은 그게 아닐지라도 밤톨 하나라도 흙에 묻어서 묘목을 만들고 싶다고...
텃밭 빈 곳에 과일나무, 정원수 등을 재배하고 싶다고...
나는 어쩔 수 없는 시골태생이라서.. 오늘도 재래시장 안을 기웃거렸다.
아내가 지청구를 했기에 방이동 재래시장에서 산 밤은 모조리 내 방으로 들여놨다.
올해 수확한 생밤일까, 아니면 작년산 밤인지도 모르겠다(장사꾼들은 거짓말쟁이들이 하도 많아서 신뢰가 안 된다).
나중에 화분 흙에 묻었다가는 시골로 가져 가야겠다. 묘목으로 생산해야겠다.
1.
'내 마음의 숲' 동인지는 지금 원고 수집 중이다.
원고 상태인 수필을 읽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아래처럼 댓글 달았다가는 지웠다.
나와는 인간관계가 전혀 없기에 지적하는 듯한 댓글을 달기도 뭐해서 ...
대신 여기에 올려서 내 글쓰기 공부에 참고한다.
1) .... 쑥, 취나물, 곤드레 딱주기 삽취싹에 옥수수 가루를 넣고 ...
→ ... 곤드레, 딱주기, 삽취 싹에 ...
→ ... 곤드레, 잔대, 삽주, 취나물 싹에 ....
* '딱주기'는 '딱쥐, 딱주' 등으로 불리우나 정확한 명칭은 '잔대'이다.
2) '삽취 ' 이런 식물이 있을까?
혹시 '삽주'와 '취나물'을 뜻하나 ? 각각의 식물인데...
3) 각자 며칠 먹을 꺼 준비해서 굴 구영으로 빨리 갑시다.”
→ .... 굴 구멍으로 ....
4) 애기는 우주를 품에 않은 듯 새근새근 자고 있다.
→ .... 품에 안은 듯 ....
5) 갑자기 성광이 비치고 굉음이 들린다.
→ ... 섬광이 비치고 ....
6)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기습 남침으로 대한민국은 손쓸 겨를도 없이 계속 밀리기 사작하여 낙동강까지 밀렸다.
→ .... 밀리기 시작하여 ....
더 확인해야...
이하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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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지에 낼 원고에서
'복사꽃 굴락'이란 문구를 보았다.
굴락?
이런 단어는 없을 터.
'복사꽃 군락'으로 고쳐야 할 듯...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한다.
'군락(群落)' : 동일한 생육 조건의 지역에서 같이 자라는 여러 종류의 식물의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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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지 10월호에 오를 원고 상태의 시 하나를 보았다.
마지막 연이 이상하다?
'죽어도 살아있는 문무왕이여
이나라를 굽어'
무엇이 빠졌을까?
혹시 아래 문장일까?
.... ....
'이 나라를 굽어 살피소서'
문학지에 내는 글은 더 다듬었으면 싶다.
모두를 .... 모두가...
2021. 9. 14. 화요일.
첫댓글 맹팀장이 원고를 즉석에서 수정하고 보냅니다. 요즈음은 원고를 쓴 후 한글 메뉴판에서 바로 수정이 나오더군요.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입니다.
답답하군요.
몇 해 전.... 가수 조영남씨가 그림을 그려서 시중에 판매했지요.
남이 그려 준 그림에 조씨가 최종적으로 살짝 덧칠한 뒤에 조씨의 창작품이라고...
과연 누가 그렸을까요?
형사재판으로 넘겨져서... 판결은 조씨가 그린 것으로 끝났지요.
하지만 세간의 견해는?
문학글도 그렇습니까?
본인 스스로가 글 다듬는 게 아니고 제3자가 다듬어주는군요.
하나의 예로써 문장의 속의 단어는 띄어쓰거나 붙여서 쓰느냐에 따라서 그 본래의 뜻이 사뭇 다르지요.
작가는 아무렇게나 글 쓰면... 제3자가 글 다듬어주는 게 과연 정상적인 창작일까요?
진정한 문학가라면 스스로가 글을 고치고 다듬었으면 합니다.
스스로가 글을 다듬다 보면 오탈자가가 줄어든다는 게 제 경험이지요.
그 최종 작업을 타인이 대신해 주나요?
마치 마지막으로 덧칠해 주는 것처럼?
남이 글 제대로 썼다고 해서 남인 나한테 얻는 게 뭐 있을까요?
전혀 없습니다.
이런 댓글이 무척이나 그렇습니다.
생각차이, 견해차이가 무척이나 다르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