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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기가(白手起家)
빈손으로 집안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부모의 도움이나 유산 없이 스스로 노력에 의해 집안을 일으키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白 : 흰 백(白/0)
手 : 손 수(手/0)
起 : 일어날 기(走/3)
家 : 집 가(宀/7)
(유의어)
백옥기가(白屋起家)
자수성가(自手成家)
적수기가(赤手起家)
적수성가(赤手成家)
출전 : 유세명언(喩世明言)
송(宋) 나라 태조 조광윤(趙匡胤)이 황제가 되자 그 조상들도 황제로 추증하였다. 고조는 희조(僖祖), 증조(曾祖)는 순조(順祖), 조부는 익조(翼祖), 아버지는 선조(宣祖)가 되었다.
이들이 죽은 후에 모두 태묘(太廟)에 모셨다. 세월이 흘러 태조도 죽어 태묘에 들어갔는데 태조와 조상들이 나란히 자리 잡게 되었다. 이게 예(禮)를 존중하는 유학자들에게는 심히 불편했던 모양이다.
어떤 이가 말했다. '주나라 조상 후직(后稷)은 공덕이 있었지만, 지금 희조(僖祖)는 공이 없는데 후직과 함께 논할 수 없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오늘날 사대부는 아무 것도 없는 집에서 가문을 일으켜 현달하기에 이르니, 모든 공명이 내가 이룬 것인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今士大夫白屋起家 以至榮顯 皆說道功名是我自致 何關於乃祖乃父)? 그런 즉 조정이 삼대를 추증하여도 제공(諸公)이 사양하고 받지 않는다. 하물며 태조는 처음에 스스로 희조를 높여 시조(始祖)로 삼았으니 제공이 반드시 인정하겠는가?'
'주자어류(朱子語類)' 권107에 나오는 내용이다. 백옥기가(白屋起家), 백수기가(白手起家)가 여기서 유래했다.
명말(明末) 풍몽룡(馮夢龍)이 송(宋), 원(元)나라 이래의 이야기책에서 우수한 작품 40편을 골라서 '고금소설일각(古今小說一刻)'이라는 책명으로 발간한 '유세명언(喩世明言)' 권10에 '多少白手成家的 如今有 屋住 有田種…' 이란 구절에서 白手成家라는 말이 나온다. 이 성어는 중국에서 주로 쓰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자수성가(自手成家)라 한다.
대신 맨손이라는 뜻의 백수(白手)는 '백수건달(白手乾達)'의 준말이 되었다. 돈이 없으면서도 놀고 먹는 건달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백수는 그런 백수가 아니다. 취직을 하려고 해도 써주는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놀고 있다. 이런 백수들이 모두 취직이 되거나 사업을 하여 집안을 일으키는 날이 빨리 와야겠다.
자수성가(自手成家)
당신이 어떤 성취를 했든, 누군가가 당신을 도왔다. - 앨시어 깁슨
자수성가(自手成家)의 사전적 의미는,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一家)를 이룸 또는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事業)을 이룩하거나 큰일을 이룸'이다.
물려받은 재산 없이 혼자 힘 만으로 집안이나 사업을 일으킨 것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내 힘으로 이뤘다'는 것에 도취되어 '흥! 내가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당신들이 뭐 보태 준 거 있어?'라며 어깨에 힘을 주는 이들도 있다.
그 오만한 태도는 주위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그래, 너 얼마나 잘 되나 보자'라는 억하심정까지 낳는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누군가의 성공을 온전히 '개인화'할 수 있을까? 정말 말 그대로 '나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을 이루는 것이 가능할까?
그 성공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을 따름이지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과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내 손으로 다 이뤘단 말이야. 당신들, 뭐 도와준 거 있어?'라는 오만한 태도는, 결국 혼자만의 초라한 성공이 되고 말 것이다. 오히려 '진정한 자수성가는 없다'는 말이 더 옳지 않을까 싶다.
당신이 어떤 성취를 했든, 누군가가 당신을 도왔다(No matter what accomplishments you make, somebody helped you.). (앨시어 깁슨Althea Gibson)
변호사로서 다양한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인생이 얼마나 다이내믹한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렇게 잘 나가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닥까지 추락하고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가 하면, 몇 년을 힘들어 하던 사람이 좋은 기회를 만나 멋지게 재기하기도 한다.
그렇다. 언제까지 잘 나가는 사람은 없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사람이 어딘가에 걸려 넘어졌을 때 본인의 대처 못지않게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도와주는가가 경우마다 다 다르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인심저축(人心貯蓄)'이라는 개념이 떠오른다.
우리가 저축을 하는 이유는 평소 여유자금을 모아 두었다가 나중에 유사시에 요긴하게 쓰기 위해서다. 그런데 돈을 저축하는 일 못지않게 인심을 저축하는 일도 중요하다. 저축해 놓은 인심은 내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빛을 발한다.
어떤 이가 인생의 위기를 맞았을 때, 평소 인심저축을 해 놓지 않아 인심계좌가 마이너스 상태라면 주위 사람들은 오히려 그 불행을 통쾌하게 여긴다.
하지만 내 인심계좌 잔고가 충분하다면 내 어려움을 보고 주위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쟤는 복도 많아. 저렇게 도움을 받네?'라고 부러워하지만 실은 그 사람이 평소 주위에 인심을 저축해 놓은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문장이다. '있을 때 베풀지 않으면, 궁할 때 받을 것이 없다(有而不施 窮無與也).'
꼭 돈이 아니어도, 필요할 때 요긴한 말 한마디, 작은 배려가 인심저축의 중요한 내용이 될 수 있으리라. 옛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두고 '선을 쌓는다(積善)'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대인에게 실천적인 처세의 지혜를 주는 채근담(採根談) 한 구절을 소개한다.
徑路斫處, 一步, 人行.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양보해 상대방에게 길을 열어 준다.
滋味濃的, 減三分, 讓人嗜.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3할을 덜어 남에게 나눠 주고 함께 즐긴다.
此是涉世一極安樂法.
이것이 한 평생을 살면서 가장 안락하게 사는 비법이다.
'내가 다 했단 말야!'가 아니라 '어르신 덕분입니다', '김 과장이 애써 준 덕택이지' 라는 푸근한 마음이 내 인심계좌를 채우는 길이리라.
이런 것도 아세요? 매너손!
'매너손'이라는 말도 요즘 많이 들린다. 남자로서 여자의 몸에 손을 댈 일이 생겼을 때 그 여자가 불쾌하지 않게 신체 접촉을 최대한 줄이자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깨동무를 할 때 손바닥을 어깨에 닿지 않게 올린다거나 팔을 여자의 등 뒤에 안듯이 뒀을 때 등과 닿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다.
▶️ 白(흰 백)은 ❶상형문자로 햇빛이 위를 향하여 비추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희다, 밝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白자는 '희다'나 '깨끗하다', '진솔하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白자는 촛불을 그린 것으로 해석한다. 갑골문에 나온 白자를 보면 타원형 중심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데, 이것은 촛불의 심지와 밝게 빛나는 불빛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白자는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白자는 그동안 다양하게 해석되곤 했다. 손톱이나 쌀알을 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갑골문에서 白자가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으로 쓰인 것을 보면 본래는 촛불을 그렸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白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모양자로만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白(백)은 (1)백색(白色) (2)백지 (3)백군(白軍) (4)성(姓)의 하나 (5)백국(白國). 곧 벨기에 등의 뜻으로 ①희다 ②깨끗하다 ③분명하다, 명백하다 ④진솔하다 ⑤밝다, 밝아지다 ⑥빛나다 ⑦비다, 가진 것이 없다 ⑧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탄핵하다 ⑨흘겨보다, 경멸하다 ⑩흰빛 ⑪백발(白髮) ⑫대사(臺詞) ⑬술잔 ⑭비단(緋緞), 견직물(絹織物) ⑮볶은 쌀 ⑯소대(小隊: 군대 편성 단위의 하나) ⑰거저, 대가(代價) 없이 ⑱부질없이, 쓸데없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흴 고(暠), 흴 호(皓),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검을 흑(黑)이다. 용례로는 흰 눈을 백설(白雪), 희고 깨끗한 이를 백치(白齒), 빛깔이 흰 종이를 백지(白紙), 흰 빛을 백색(白色), 대낮을 백주(白晝), 흰 빛깔의 기를 백기(白旗), 죽은 사람의 살이 다 썩고 남은 뼈를 백골(白骨), 늙은이를 백수(白叟), 하얗게 센 머리털을 백발(白髮), 숨긴 일이나 생각한 바를 사실대로 솔직하게 말함을 고백(告白), 의심할 것 없이 아주 뚜렷하고 환함을 명백(明白), 깨끗하고 흼 또는 죄가 없음이나 공명정대함을 결백(潔白), 혼자서 중얼거림을 독백(獨白), 텅 비어서 아무 것도 없음을 공백(空白), 스스로의 죄를 고백함을 자백(自白), 검은빛과 흰빛으로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을 흑백(黑白), 종이 따위의 글자나 그림이 있는 이외의 빈 부분을 여백(餘白), 죽어도 잊지 못할 큰 은혜를 입음이란 뜻으로 남에게 큰 은혜나 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는 말을 백골난망(白骨難忘), 대낮에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을 백일몽(白日夢), 업신여기거나 냉대하여 흘겨봄을 일컫는 말을 백안시(白眼視), 타향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를 생각함 또는 멀리 떠나온 자식이 어버이를 사모하여 그리는 정을 이르는 말을 백운고비(白雲孤飛), 희고 고운 얼굴에 글만 읽는 사람이란 뜻으로 세상일에 조금도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면서생(白面書生), 아무 것도 없거나 모르는 상태를 일컫는 말을 백지상태(白紙狀態),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벼슬이 없는 사람으로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의종군(白衣從軍), 흰 말이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듯이 눈 깜박할 사이라는 뜻으로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구과극(白駒過隙), 흰 모래와 푸른 소나무라는 뜻으로 흰 모래톱의 사이사이에 푸른 소나무가 드문드문 섞여 있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백사청송(白沙靑松), 아무 것도 없이 난봉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백수건달(白手乾達), 서로 백발이 되기까지 사귀어도 마음을 알지 못하면 새로 사귄 것이나 같다는 뜻으로 친구가 서로 마음을 몰랐던 것을 사과하는 말을 백두여신(白頭如新), 백마는 말이 아니다는 말로 억지 논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백마비마(白馬非馬), 믿을 만한 출처나 자료를 가지고 하는 선전을 일컫는 말을 백색선전(白色宣傳), 흰 옥이 흠이 없다는 뜻으로 결점이 전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옥무하(白玉無瑕) 등에 쓰인다.
▶️ 手(손 수)는 ❶상형문자로 다섯 손가락을 편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마찬가지로 손의 모양에서 생긴 글자는 又(우; 또), 寸(촌; 치) 따위가 있다. 手(수)는 投(투; 던지다), 招(초; 부르다) 따위 다른 글자의 부분이 되면 재방변(扌=手; 손)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手자는 '손'이나 '재주', '수단', '방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手자는 사람의 손을 그린 것이다. 본래 '손'을 뜻하는 글자로는 又(또 우)자가 있었지만, 후에 뜻이 바뀌면서 금문에서는 手자가 '손'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手자는 사람의 손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손의 기능이나 역할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재주나 솜씨, 수단 등과 같이 손과 관련된 기술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手자는 운전수(運轉手)나 가수(歌手)와 같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전문가들을 뜻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手(수)는 바둑이나 장기 등에서 두는 기술의 뜻으로 ①손 ②재주, 솜씨 ③수단(手段), 방법(方法), 계략(計略) ④사람 ⑤힘, 도움이 될 힘이나 행위 ⑥필적(筆跡) ⑦권한(權限), 권능(權能) ⑧가락, 곡조(曲調) ⑨바둑돌이나 장기 말을 한 번씩 두는 번수 ⑩손수, 스스로 ⑪쥐다, 손으로 잡다 ⑫속박하다, 묶어 두다 ⑬손바닥으로 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발 족(足)이다. 용례로는 죄인의 손목에 걸쳐 채우는 수갑(手匣), 손으로 움직이는 것을 수동(手動),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 방도를 수단(手段), 늘 가지고 다니면서 기억해 두어야 할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만든 조그마한 공책을 수첩(手帖), 의료 기계를 써서 환자의 병을 고치는 일을 수술(手術), 정해진 급료 이외에 경우에 따라 덧붙여 주는 보수를 수당(手當), 손과 발 또는 손발과 같이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을 수족(手足), 범인을 잡으려고 수사망을 폄을 수배(手配), 순서나 과정을 수순(手順), 손아래나 부하를 수하(手下), 일을 꾸미고 치러 나가는 재간을 수완(手腕), 자기의 생활이나 체험을 적은 기록을 수기(手記), 어떤 일에 손을 대어 시작함을 착수(着手), 잘못하여 그르침 또는 그 짓을 실수(失手), 기쁨과 찬성과 환영을 나타내거나 장단을 맞추거나 할 때 두 손뼉을 마주 두드림을 박수(拍手),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가수(歌手), 운동이나 기술에서 대표로 뽑힌 사람을 선수(選手), 얼굴을 씻음을 세수(洗手), 손을 위로 들어 올림을 거수(擧手), 손에 들어옴 또는 손에 넣음을 입수(入手), 북을 치는 사람을 고수(鼓手),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두 손을 마주 잡아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예를 공수(拱手), 손에 땀을 쥔다는 뜻으로 위험한 광경이나 사건의 추이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몹시 긴장됨을 이르는 말을 수악한(手握汗),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으로 늘 책을 가까이하여 학문을 열심히 함을 이르는 말을 수불석권(手不釋卷), 형제간의 우애를 일컫는 말을 수족지애(手足之愛), 자기에게 직접 딸린 병사 또는 자기의 수족과 같이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수하친병(手下親兵),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날뜀을 일컫는 말을 수무족도(手舞足蹈), 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당하여 옆에서 보고만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수수방관(袖手傍觀), 손을 묶인 듯이 어찌 할 방책이 없어 꼼짝 못하게 된다는 뜻으로 뻔히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꼼짝 못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속수무책(束手無策),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양손에 떡을 쥐었다는 뜻으로 가지기도 어렵고 버리기도 어려운 경우를 이르는 말을 양수집병(兩手執餠), 사슴이 누구의 손에 죽는가라는 뜻으로 승패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녹사수수(鹿死誰手), 쉽게 승부를 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타수가결(唾手可決) 등에 쓰인다.
▶️ 起(일어날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아날 주(走; 달아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己(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달리기(走; 사람이 달리다, 움직이는 일) 위해 일어난다는 뜻이 합(合)하여 일어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起자는 '일어나다'나 '(일을)시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起자는 走(달릴 주)자와 己(자기 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起자의 소전을 보면 己자가 아닌 巳(뱀 사)자가 그려져 있었다. 巳자는 몸을 웅크리고 있는 태아를 그린 것이다. 본래 起자는 아이가 첫걸음을 떼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운다는 뜻을 표현한 글자로 갓난아기를 그린 巳자가 응용되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己자가 발음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起자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起(기)는 (1)한시(漢詩)의 처음 구(句)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어나다 ②일을 시작하다 ③비롯하다 ④일다(없던 현상이 생기다), 발생하다 ⑤출세하다, 입신하다 ⑥우뚝 솟다 ⑦일으키다 ⑧기용하다 ⑨파견하다 ⑩계발하다 ⑪병을 고치다 ⑫돕다 ⑬떨치다, 널리 퍼지다 ⑭값이 오르다 ⑮거듭 ⑯다시 ⑰더욱, 한층 더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엎드릴 복(伏), 잘 침(寢), 빠질 함(陷), 맺을 결(結)이다. 용례로는 공소를 제기함을 기소(起訴), 사물이 처음으로 생김을 기원(起源), 일어나서 섬을 기립(起立), 공사 따위를 시작함을 기공(起工), 면직이나 휴직된 사람을 다시 관직에 앉힘을 기용(起用), 일이 일어나는 원인을 기인(起因), 사물의 첫머리로 시작하는 곳을 기점(起點), 잠을 깨어 자리에서 일어남을 기상(起床), 살아가는 형편을 기거(起居), 잠자리에서 일어남을 기침(起寢), 소란을 일으킴을 기뇨(起鬧), 기울어져 가는 집안을 다시 일으킴을 기가(起家), 몸을 일으키어 움직임을 기동(起動), 드러내어 문제를 일으킴을 제기(提起), 무슨 일이나 사건 따위를 끌어 일으킴을 야기(惹起), 불룩하게 두드러져 일어남을 융기(隆起), 기억하고 있는 지난 일을 다시 돌이켜 생각하여 냄을 상기(想起), 놋쇠로 만든 반찬 그릇을 갱기(更起), 떼지어 날아 나오는 벌떼처럼 사람들이 곳곳에서 일어남을 봉기(蜂起), 어떤 일에 대한 각오를 다지거나 결심을 굳히면서 기운차게 일어서는 것을 궐기(蹶起), 다시 일어남을 재기(再起), 아침에 일찍 일어남을 조기(早起), 느끼어 일어남을 감기(感起), 갑자기 일어남이나 우뚝 솟음 또는 어떤 형체에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을 돌기(突起), 결단하여 일어남을 결기(決起), 부축하여 일으킴을 부기(扶起), 깜짝 놀라서 일어남을 경기(驚起), 죽을 뻔하다가 살아남을 일컫는 말을 기사회생(起死回生), 상중에 벼슬에 나가던 일을 일컫는 말을 기복출사(起復出仕), 묻은 불은 일어남의 뜻으로 후환이 없다고 안심하던 일이 다시 일어남의 비유 또는 지난 일을 괜스레 들추어냄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기매화(起埋火), 동산에서 다시 일어난다는 뜻으로 은퇴한 사람이나 실패한 사람이 재기하여 다시 세상에 나옴을 일컫는 말을 동산재기(東山再起),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하여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섬을 일컫는 말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인재를 골라 씀에 있어 정성이 대단함을 이르는 말을 일궤십기(一饋十起), 벼슬이 낮은 낭관이 멋대로 나서서 일을 본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보다 더 지독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낭청좌기(郎廳坐起), 뛰어오르는 도롱뇽과 날아오르는 봉황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많은 사람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등교기봉(騰蛟起鳳), 장대를 높이 들고 일어난다는 뜻으로 민중 봉기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게간이기(揭竿而起), 다시 일어설 능력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재기불능(再起不能), 누운 채 일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장와불기(長臥不起), 후배 중의 뛰어난 인물을 이르는 말을 후기지수(後起之秀) 등에 쓰인다.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집마다 또는 모든 집을 일컫는 말을 가가호호(家家戶戶),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살림이 심히 구차함을 이르는 말을 가도벽립(家徒壁立), 집안이 네 벽 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도사벽(家徒四壁), 석은 한 항아리고 담은 두 항아리의 뜻으로 집에 조금도 없다는 말로 집에 재물의 여유가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가무담석(家無擔石), 한 집안에 주인이 둘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군신의 다름을 이르는 말을 가무이주(家無二主),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을 가서만금(家書萬金), 집집마다 알려주어 알아듣게 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유호효(家喩戶曉),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물오리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일상 흔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 진기한 것을 존중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계야목(家鷄野鶩),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꿩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아내를 소박하고 첩을 좋아함 또는 흔한 것을 멀리하고 언제나 새롭고 진귀한 것을 중히 여김을 이르는 말을 가계야치(家鷄野雉), 집집마다 살림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해 살기 좋음을 이르는 말을 가급인족(家給人足), 집안이 가난하여 혼백이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뜻을 얻지 못하고 실의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가빈낙탁(家貧落魄), 집이 가난하고 부모가 늙었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은 벼슬자리라도 얻어서 어버이를 봉양해야 한다는 말을 가빈친로(家貧親老)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