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을 떠나면서 마지막 식사, 점심은 황기족발과 콧등치기(메밀국수 이름이 넘 재밌다)였다. 아주 맛나게 먹고.
그 식당의 벽에 걸린 액자에서 <아우라지> 가사를 발견했다. 안 가보신 분들에게는 흥미로운 정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소개드린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 배 좀 건너주게 / 싸리골 올 동박이 /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 낙엽에나 싸이지 / 잠시잠깐 님 그리워 / 나는 못 살겠네.
위의 가사를 읽으면서 세미나 행사 2부 프로그램에서 '반갑소야, 반갑소야 ...아이랑 고개를 날 넘겨주게'
구성지게 노래를 불러주던 정선군립 아리랑 예술단 두 아가씨의 아리랑이 생각났다.
너무 너무 귀엽게 정선아리랑을 불러주던 각시들. 그 각시들의 아리랑 타령을 조금 옮겨본다~~
세 곡을 불렀는데 긴아리랑, 짧은 아리랑, 엮음 아리랑 그리고 앵콜곡으로 하나 더 덤으로 들었다~
긴 아리랑은 한풀이의 구성진 회상을 불러내는 날라리 소리, 북소리 등이 어우러지는 반주에 맞추어서...
느리고 구성지게 전개된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홍수가 질라나...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 싸리골 동박이 다 떨어진다...
(후렴)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날 넘겨 주게
(짧은 아리랑은 휘모리 장단, 빠르고 경쾌한 리듬이다 )
놀러 한번 오세요...해당화가 집니다 (얼씨구 추렴이 붙고) ...백년 해로하지...나는 널 안고~ (조옿다! 추렴)
개구랑 놈이 멀리 뛰는 뜻은 멀리 가잔 뜻이요 이 내 몸이 정들자는 뜻이요,
(후렴부 반복)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날 넘겨 주세~
(엮음 아리랑은 빠른 박자와 느린 박자가 교대로 바뀌면서 엮어지는데 가사가 너무 빨라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강원도 금강산 ...칠성단 팔자 없는 아들 낳아 달라고...우리집 서방놈은 낮잠만 자네~~~
(후렴부 반복) (욧점은 서방놈을 호도하는 한탄이다)... 내 서방님은 뚷린 구멍도 못 뚫는 맹추라는 탄이다. 무슨 수로 아들을 놓겠나~~~
긴 아리랑의 가사를 대충 들렸는 대로 옮겨본다...
창 밖에 오는 비는 구성지게 오잖나. 비끝에 듣기가 유정(有情)도 하구나. 허공중천 뜬 달은 임 계신 곳을 알건만 ~ 나는야 임 계신 곳을 몰라. ~~ 우리가 살면은 한 오백년을 사나~ 남 듣기 싫은 소리 부디 하지 맙시다~
유전자(有錢者) 무전자 사람 괄시 말아라. 인간세계 부귀영화는 돌고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날 넘겨주게.
정든 님 오시기 기다리네~~얼마나 기다렸는 지 깜빡 졸으니 새벽달이 지새네~~
이런 흐름이었다. 끝머리에 되풀이 되는 말귀는 '아리랑 고개를 날 넘겨 주게' 어서 정선의 산 속 오지를 벗어나게 해달라는 소망이다. 산들 속의 섬, 여자가 탈출할 길은 능력 있는 서방님을 만나는 길밖에 없기에 한은 더 깊었는지 모른다...
정선아리랑은 생물로 느껴진다. 왜냐하면 하나의 가사가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니라 세월의 흐름메 따라서 새로운 가사가 지어지고 이어지며 오늘에 이르러는 6,000 수가 넘는다고 한다. 정선 군민의 한이 담긴 아리랑 가사에 머지않아 골프장으로 나가 바람피는 서방에 대한 한이 담기는 날이 곧 오겠구나...혼자서 방정맞은 가사를 지어보았다. 인간세계 부귀영화는 돌고돈다~는 구절에서는 콧등이 시큰하였다. 메밀국수가 얼마나 배고파서 퍼먹기에 국수꼬랑지가 콧등을 때리나.
어느 분 말대로 막빡치기도 있겠다고며 웃었다. 아주 아주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몇 분의 노고 덕분에. 감사감사.
첫댓글 역시 김종길선생님께서 꼼꼼하게 정선을 짚어 주셨습니다.
정선에서 헬렐레~거리며 살고있는 저 보다도 깊고 깊게 이해를 해주시고 길을 찾아 주시니 저로서는 감사할 뿐 입니다.
먼 여정에 피로 하셨을텐데 한올한올 엮어주신 말씀 잘 읽었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좋은 설명 감사합니다. 정선 아리랑의 가사가 무척 재미 있더라구요. 동굴을 오를 때 들었던 가사들이 머릿속에 자꾸만 떠오릅니다.
열심히 동영상 찍으시고 메모하시더니 이렇듯 다시 새기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샘이 계셔서 빛이 났습니다.^^
<아우라지>의 뜻을 찾아보았지요. 고유명사로는 정선의 강이름. 일반명사로는 두 물길이 합수되는 지점. 두 가지 뜻이랍니다. 안영훈 샘, 덕분에 즐거운 수학여행을 하였어요~ **^^**
아우라지는 송천이란 개울과 골지천이란 이름의 개울이 모여 어우러진다는 뜻으로 아우라지란 지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우라지란 이름이 더욱 널리 알려지게된 계기는 아우라지 강줄기에서 정선의 금강송이 뗏목으로 엮여져 남한강을 지나 마포나루까지 운반이 되어 경회루등 궁궐을 지은 재목으로 널리 쓰여지며 더욱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 강을 끼고 나무가 운반되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져 운명을 달리도 했고 군데군데 객주집에서 고생한 댓가를 고스란히 날려버리는 바람에 뗏목길이 헛 길이 되는등 우리네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전해져 내려와 더욱 유명세를
저도 금강송이 그렇게 운반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답니다
아우라지에 몇번 갔는데 섬처럼 꽉 막혀서 한번 나오기도 힘들겠더군요
정선에 있는 절?
그 절 이름이 뭐더라....
그 절에서 어떤 여인네가 108배를 하는걸 옆문으로 보았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절하는 모습만 보면 그 모습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안샘 설명대로 <아우라지>는 우리 민족성을 대신하는 노래같아요. 아리랑..하면 恨만 말하기 쉬운데...어울림의 행복을 노래하고 있잖아요. 강강수월래 같은 느낌. 안샘은 현지에서 느끼는 아우라지의 감상을 한 편의 글로 만들어 보심이 어떠하실런지요?!
타며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뗏목의 시원이라고 하는곳이 아우라지 랍니다. 김종길선생님 수학여행의 모자란 부분 제가 채워 드립니다. ㅎㅎㅎㅎ...^^
정선아리랑은 정말 너무 애절하게 들려요
빠른 장단으로 불러도 애절해요
가을세미나 못간 한을 여기서 풀고 갑니다.
글 올려주신 선생님들께, 머리숙여 인사 드립니다.
정선아리랑을 다시 듣고 싶어집니다.
정선아리랑의 대미를 장식하신 선생님의 아우라지에 감사드립니다.
정선 아리랑이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우리의 삶이 다 녹아있었네요.
여인의 팍팍한 삶을, 쏟아내지 못한 눈물을, 그래서 아리고 쓰린 마음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저 '아리 아리랑' 풀어내고 있네요.
김종길 선생님의 꼼꼼함에 놀랄 뿐입니다.ㅎㅎ
허허 과찬에 부끄러워요...의사를 하다가 생긴 직업병?임다. 껄껄^^
박사님! 부산의 '천년약속' 회원님들과 함께 먼길 마다않고 오셔서 행사가 더욱 빛이 났습니다. 부산식구들은 모두 복받은 분들이세요. 그 단합과 친목이 부러웠습니다. 늘 평강 하세요.
대선배님의 칭찬을 받는 기분, 좋네요. 사실 진료실을 비우고 도망간 기분이 찝찝했거든요~ 죄짓는 기분...훌훌 그런 시간도 필요하더군요~ 겨울 감기 조심하시고... 홍매화 필 때쯤 뵈옵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