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캄보디아를 갔다가 어제 돌아왔다.
앙코르왓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유적지 중의 하나이다.
나에게는 흔치 않은 해외여행이라는 경험과 앙코르왓이라는 신비의 도시처럼 느껴지는 나라에 간다는 것에 기대가 부풀어 있었다.
5시간 반의 지루한 비행 시간을 끝내고 공항에 내려 비자신청을 하는 순간 직원들이 one dollar 을 요구하는 소리에 짜증이 밀려온다.
NO 라고 말하니 서류에 기록하지 않은 몇가지를 질문한다.
며칠 묵을 거냐, 방문 목적이 뭐냐..
대답을 하니 그제서야 보내준다.
그리고, 1달러를 준 다른 사람들보다 비자를 받는데 5~6분 정도 더 서서 기다려야 했다.
내 뒤에 있던 사람들 20~30명이 나보다 먼저 비자를 받고 나서야 여권을 돌려받았다.
그리고 다시 입국장을 나서는데 또 1달러를 달란다.
또 거절을 했다.
한국인들 10명이면 7~8명은 그런 사람들에게 1~2달러를 지불하고 나왔다.
이런식으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만 1달러를 요구한다.
유럽인이나 다른 외국인들에게는 요구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좋지 않은 병폐는 오래전 우리국민들이 비자를 빨리 받으려고 비자 값에 5달러를 얹혀 준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욕을 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가 된다.
누굴 탓하기도 뭐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할텐데, 아직까지도 바뀌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공무원으로써 나라의 얼굴인 공항에서 한명도 아닌 전부가 1달러를 부르짖는다.
난 꿋꿋이 1달러를 거부했다.
1달러가 큰돈이어서가 아니다.
그들의 행태가 괘씸해서였다.
호텔 침대에 누워서 불쾌한 이런 나라에 괜히 왔다는 생각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관광을 하는 내내 마찬가지였다.
버스에서 내리면 5~12살 가량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그리고 모두가 한마디로 외치는 것이,
one dollar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곳에서,
앙코르왓에서,
반데스라이에서,
모든 곳에 있는 아이들은 한국말을 한다.
언니 예뻐,
사모님 날씬해,
onedollar ...
이 아이들 역시 한국사람에게 유독 달라붙는다.
한국 관광버스가 들어오면 먼 곳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총알처럼 달려온다.
서양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은 돈을 주지 않거나 준다고 해도 캄보디아 돈으로 환전해서 극히 적은 돈을 주기 때문이다.
유독 한국사람들만 아무 거리낌 없이 1달러짜리를 준다.
월급이 80~100달러인 사람들에게 하루 2~3달러씩만 벌어도 꽤 큰돈이 되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앵벌이로 내보낸다.
처음엔 불쌍해 보이고 안쓰러워 보이다가 여행 내내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그런 아이들로 인해 캄보디아가 마치 거지공화국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나마 호텔 직원들의 웃는 얼굴이 기분을 누그러뜨리는가 싶은 마지막날,
한국으로 돌아오려 출국을 하는데 여기에서도 또 공항직원이 1달러를 요구한다.
단호하게 NO라고 하니 그나라 말로 뭐라고 중얼거린다.
아마도 욕을 했지 싶다.
1달러...
우리에게 큰 돈 아니다.
거지에게 적선하는 셈 치고 1,2달러 줄수도 있다.
하지만, 한명에게 주면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달라붙는다.
또, 그 1달러를 들고 가면 그 부모들은 학교에 보내 배우지 않아도 먹고 살수 있다고 생각해 계속해서 앵벌이를 시키고 더 배우고 발전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이드 역시 절대 주지 말라고 말리지만 나이드신 분들은 어린아이를 넘어서 3~4살 밖에 안된 아이들이 달라고 하면 불쌍해서 1달러를 손에 쥐어준다.
밖에서는 뭐든 1달러를 부르는 곳이 많다.
관광지에서 캄보디아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어주면서 1인당 1달러를 요구한다.
사진 한장에 1달러가 아니고 찍는 사람수 당 1달러다.
열명의 단체가 단체사진을 찍으면 10달러다.
도둑도 그런 도둑이 없다.
그리고 캄보디아 공항은 면세점이라고 하기엔 가격이 너무 비싸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담배가격 10달러, 공항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담배가격 20달러다.
생수 500ml는 2달러나 한다. 우리돈으로 2100원 정도 하는 셈이다.
면세로 생각하고 물건을 집어들었다간 큰 코 다친다.
캄보디아...
우리나라와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나라,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고,
3년 8개월의 내전이 있었고,
독재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은 나라,
하지만 3년 8개월이라는 내전으로 나라의 운명이 바뀔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름다운 환경을 가진 나라가,
그 찬란한 문화를 가진 나라가,
그 소중한 문화와 풍부한 자연환경과 역사를 보호하고 보존하지 못해 점점 황폐화 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성인보다 아이들의 비율이 높아 피라미드구조가 아닌 압정구조라고 까지 하는데,
그 많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르치면 세계 어느나라 못지 않게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 할 텐데...
첫댓글 잘 다니시네.. 난 이제 제일 친한 친구가 촛불이예요. ㅋ
[언니 예뻐,]
[사모님 날씬해,]
이 색히들이 어디서 구라질이여. ㅋ
아이들이 돈을 구걸하는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진 않지만 아이들은 돈을 받든 안 받든 크게 개의치 않는듯했어요.
그리 만든 한국사람들이 문제인듯..외국인들이 어설픈 한국어 하는걸 보며 좋다고 돈을 주기 버릇을 들여놔서..그게 문제에요..
그나저나 앙코르와트는 정말 다시 가고 싶어요. 톤레삽도 가고 싶고..
캄보디아에 다녀오며 다음엔 봉사하러 와야지 했었는데 그게 지켜질지....
그나저나 러셀댓글에 커피 뿜을뻔했다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