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작들은 글쎄- 근래 들어서는 눈에 띄는 작품이 없네요.
("간츠"나 "호문클로스"는 참 많이 거론되는 것 같던데-)
까페에서 일반적으로 중복되서 소개된 작품은 빼려고 했는데-(그리고 완간된 오래된 작품들도 뺐습니다.가급적이면 연재 중인 것들로-)
그런데 워낙 개인적인 취향이 강해서- 조금 추천하기가 ^^;;;;;
아무튼 그럼에도 나름대로 취향속에서 가장 "대중적"이라 믿는 작품들로 추천을 해보았는데-
그냥 추천해보자면-
1. 타카하시 츠토무의 "스카이 하이"
"지뢰진"에 있어 특별한 히트작이 없었던 츠토무가 근래 들어서 주목받은 작품입니다.
강렬한 특유의 그림체에서 인간의 생과 죽음을 넘나드는 연옥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인간들과
사신의 이야기가 각각의 에피소드로 다양하게 구성되어있습니다.
복수와 집념, 질투와 시기가 얽혀진 추잡하고 이기적인 인간사에서도
"살아라-", 그 삶의 질긴 의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독특한 수작입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관심이 있는 주제이기도 한지라 더 끌리더군요.^^)
번외편까지 합해서 총 5권정도가 나와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tv씨리즈물로도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고 얼마전에 극장판도 나왔다고 합니다.
2. 모리 카오루의 " 엠마 "
일본에서의 명성에 비해 국내에선 여타의 반응이 없어서 좀 아쉬운 작품인데-
19세기말 영국을 배경으로 상류층으로 진입한 신흥재벌귀족집안의 우유부단하지만 사려깊은 장남과 성실하고 똑똑한 한 메이드의, 신분을 넘어서는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스토리인지라 뭐 보나마나 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으나-
실제적으로 만화는 여러 다양한 사회계층의 인물들을 애정있게 바라보고 곁가지이야기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지라 놀랍게도 "엠마"는 느린 전개에도 풍성하고 활력이 넘칩니다.
더군다나 둘의 사랑에 묘사하는 모리 카오루의 섬세함은 감정을 극으로 치닺게 몰아붙이는 순정만화의 성급함에 비해 독자들에게 더 자연스럽고 강한 흡입력을 가지게 하죠.
현재 6권까지 나와있고 일본에서는 tv애니매이션이 제작되었고 얼마전에 극장판이 개봉했습니다.
놀랍게도(!) 영화의 o.s.t는 국내에 출시되어있는 상태인데 상당히 서정적인 작품분위기를 잘 살린 o.s.t인지라 관심이 있으시면 찾아서 들어보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3. 다지마 쇼우ㅡ 오스까 에이지의 "다중인격탐정- 싸이코" (18금)
이 만화는 솔직히- 선뜻 추천하기가 좀 그렇긴 한데- 일단 정식출간을 기념하는 측면에서 또 한편으론 제 개인적인 취향이 타인에게도 언뜻 먹히지 않을까 싶어서 이렇게 고민 끝에 추천합니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연쇄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기묘하게 얽혀들어가는 음모들 속에서 인격을 잃어가는 인물들- 뭐 줄거리는 읽어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대충 요약하자면 이런데- 직접 보셔야 할 듯 싶습니다.
작품은 섬뜻하고 기이한 시체절단 등을 아무런 여과없이 드러내서 보는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하는데 "잔혹심리스릴러"라는 장르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감당하실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말이 많았던 잔혹한 장면들은 국내에서 일부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다고 하네요.
현재 1,2권이 출간되어있는 상태고 해적판으론 4권까지 출간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4. 사무라 히로야끼의 "무한의 주인" (18금)
대단한 작품이죠. 아마도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 한번은 보셨을 듯 싶은데.
개인적으로 묵시록적 서사시인 "베르세르크"급의 만화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불사의 사무라이 만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복수극인데 말이 복수극이지, 한두권씩 넘어갈수록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잔혹한 결투 속에서 전란기에서 혼란스럽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나가는 인물들의 군상들이 펼쳐지면서 주제의식이 확대되기 시작합니다. 약간의 유모가 잠재되어있는 이러한 진중한 주제의식도 주제의식이지만 대단한건 히로야키의 압도적인 그림실력!! 붓으로 강렬하게 뿜어낸듯한 그림체는 처음엔 조금 난잡하게 느껴지지만 눈에 익으면 익을수록 번쩍 눈에 띄입니다.
그저 비슷한 그림체가 판을 치는 일본만화계 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하는군요.
조금 읽기 힘드시더라도 "정독"을 해보시면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현재 국내에서 18권까지 출간되어있습니다.
5. 형민우의 "프리스트"
뭐 요즘 일본만화계내에서 주목받는 윤인완, 양경일 콤비의 <신암행어사>나 박성우의 <흑신>은 상당히 흥미를 끄는 작품이지만 솔직히 기존 일본의 수준급만화들과 별 다른 차이가 없는 그림체와 스토리진행으로 실망감도 동시에 안겨준 작품입니다. (특히 한국의 전통민담과 역사를 재해석하는 <신 암행어사>는 그 자체로는 흥미로우나 그 파격성의 성격이 지나치게 왜색적입니다. 아무래도 일본연재작이다보니 그런 경향이 있겠으나-) 반면, 형민우의 "프리스트"는 진정- 국내에서 나온 진중한 서사시들 중에서도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는 수준작입니다.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믿는 한 사제가 인류를 암흑으로 몰고가는 어둠의 사도들과의 과격한 항전을 중심으로 한 이 작품은 서구의 기독교 정신, 즉 유일신 신앙에 대한 사유적 회의와 번민을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신의 존재, 그리고 인간의 구원"을 논합니다. 물론 이런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잉마리드 베르히만류의 난해한 영화들로서가 아니라 가장 대중적인 만화라는 장치이기에 관객들은 만화 자체의 기본적인 박진감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15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추천작 목록을 골라보자면,
아키코 하츠의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아이 야자와의 "나나", 시마즈 레이코의 "월광천녀",
카와구치 마도카의 "죽음과 그녀와 나", 우미노 치카의 "허니 앤 클로버"-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도박묵시록 카이지", 이와아키 히토시의 "히스토리에",
개그를 좋아하신다면 마야 미네오의 "파타리로!", 우스타 쿄스테의 "삐리리~불어봐 재규어 "
노나카 에이지의 "돌격! 크로마티 고교" 등을 추천합니다.
한국만화로는,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로 만화계를 술렁히게 했던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를 추천하고요.
이 밖에, 좀 진지한 작품을 보고 싶다면, 조 사코의 "안전지대 고자즈데"를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음. 쓰다보니 괜히 저 혼자 흥에 겨워서 너무 많은 작품들을 오바로 추천했나 싶긴 한데-
아마도 이 중 많은 작품들은 보셨을 거라고 생각은 드네요.
아무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ㅋ
첫댓글 프리스트는 진짜 좋은데 게임하고나니까 만화도안봐지데요 ㅋㅋㅋ
우와~ 이런쪽의 취미도 재밌겠네요.
네네. 너무 감솨..참고로 엠마는 예전부터 찍어놨었는데 무지 흥미로울듯.. 암튼간 낼 마침 쉬는날이고 하니 집에서 고구마나 삶아서 편하게 볼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