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창립 제247주년 경축 미사
한국교회 창립 제247주년(1779~2026)을 기념하는 제48회 한국천주교회 창립 경축 미사가 6월 24일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성지 야외 제대에서 봉헌됐다.
경축 미사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를 비롯해 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교구장 대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 주한 교황대사관 참사관 조반니 비키에리 몬시뇰과 제2대리구 광주지구장 현재봉(베드로) 신부 등 교구 및 수도회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미사에는 성직자, 수도자, 신학생과 교구 내 각 본당 및 개인 순례자 등 2000여 명의 신자가 참례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오늘 한국천주교회 발상지요 탄생지인 이곳 천진암성지에서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을 맞아 한국천주교회 창립 제247주년 경축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과거의 한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안에 복음의 씨앗을 심어주시고 지금까지 교회를 이끌어오신 하느님 섭리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에 등장하는 이사야, 요한 세례자,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에 응답한 분들이었다”며 “한국천주교회의 시작 또한 그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천주교회의 탄생은 세계 교회사에서도 매우 독특한 유일무이한 사건으로 선교사와 사제가 아닌 평신도들이 먼저 복음을 스스로 연구하고 교회의 가르침을 배워 신앙 공동체를 형성했다”며 “이곳 천진암에서 이벽 요한 세례자를 비롯한 신앙 선조가 진리를 탐구하던 여정은 하느님께서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시기 위해 마련하신 은총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신앙 선조의 작은 모임은 교회의 시작이었고, 복음의 씨앗은 수많은 순교자의 피를 통해 오늘의 한국교회로 성장하여 큰 그늘이 됐다”며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역사는 무엇보다 천주 성령의 인도로 이뤄진 역사”라고 강조했다.
또 “천진암성지는 바로 이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증언하는 장소”라며 “특별히 내년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는 가운데 우리의 신앙을 성찰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발견하는 은총의 여정으로 삼자”고 당부했다. 덧붙여 “한국천주교회의 시작에 젊은이들이 있었듯이 오늘의 청년들도 교회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이미 오늘 교회 안에서 살아가는 하느님 백성”이라며 “WYD를 통해 한국천주교회가 다시 젊어지고 청년들과 함께 복음의 기쁨을 나누고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교회로 거듭나자”고 말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한국 가톨릭교회는 그 첫 100년 동안 수많은 순교자의 희생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특별하게 증언해 왔다”며 “순교자의 피는 절대 헛되이 흘러가지 않으며 그 뜻 또한 저버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순교자들이 박해와 큰 희생을 감당하셨던 까닭은 오직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 그리고 그분의 이름으로 섬겨온 인간에게 끝까지 충실하기 위해서였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저는 고통과 전쟁 그리고 그리스도인을 향한 박해의 흔적이 가장 깊이 각인된 지역에서 사목하시는 형제 주교님들과 사제, 수도자, 교리교사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300년 간 이 땅에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복음의 기쁜 소식이 자애롭고 보편적인 빛처럼 퍼져나가 모든 이의 길을 환하게 밝혀왔다”면서 “우리는 한국 가톨릭교회에 베풀어주신 넘치는 선익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리고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여러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땅에서 처음 복음을 전한 분들처럼 복음이 언제나 모든 이에게 참된 인간성의 원천이 된다는 확신으로 여러분의 신앙과 열정을 다해 그분께 대한 신앙을 증언할 것”을 당부했다.
성지 전담 김유신(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이곳 천진암성지에 대성당을 건립 중인 바 그 터를 닦는데 약 40년 정도 소요된다”면서 “대성당 완공은 2079년께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 참례자들은 247년 전인 1779년 순수한 열정으로 진리를 탐구하며 이 땅에 신앙의 뿌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애썼던 창립 선조의 모습을 기리고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또 미사를 통해 창립 선조가 보여준 교회 정신과 순교 정신을 마음에 아로새기며 교회를 위해 살아가는 신앙인이 될 것을 다짐했다. 미사 전후에는 성지 내 한국천주교회 창립 선조 묘역과 정하상 성인 묘역을 자유롭게 순례하기도 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