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라는 숙명
요사이 홈쇼핑에 흥미를 잃으신 어머니께서 새로운 신작 "뜰새" 에 푹 빠지셨다
뜰새란
한자리에 오래 있지 않고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대상으로 각종 생활용품을 미끼로 고가의 약재를 구매케하는 조직적 상인을 일컫는 은어(비속어)다.주요제품으로는 삭신아픈데 좋다지만 국산에 비해 무거운 무게때문에 오히려 근육통을 촉진시키는 중국산 안마기로부터 옥의 효능을 극대화 하기 위해 공업용 옥을 촘촘히 박아 까는 바람에 허리 베김을 견디지 못한 할마이분들이 이불을 겹겹이 깔아 결국 옥의 효능은 우주 저 한켠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옥장판 ,누에를 갈아서 만들었다고 하나 쑥 냄새가 솔 솔 풍기는 누에가루, (누에가 쑥을 먹는다는 소린 못 들어봤는데 ...) 언제 터질지 감잡을수 없어 김이 새는 딸랑이에 덩달아 마음도 딸랑거리게 만들어 무사히 뚜껑을 열었을때 묘한 성취감에 가슴 뿌듯함을 일으키는 베트남산 압력 밥솥 (애네들 나라 압력 밭솥 있나?)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하지만 비장의 무기는 따로 있는듯 했다.
인터넷서 2만 몇천원밖에 안하는 누에가루를 20마넌에 사오시던날 불같이 화를 내며 안 먹을라니까 당장 바꿔와여~~ 허자 못내 서운한 눈빛에 " 당뇨에 직방이래 써글너마 나 먹을라고 사왔냐? 너 먹으라고 사왔제 존말할때 여물통 열어라이 쏵 들입다 다 부서 불기 전에 이~~~ "아픈 자식 생각에 거금 들여 사왔는데 매몰차게 거절하니 못 내 서운하신 표정이셔서 미안스런 마음에 바로 쳐다보진 못허고 한숟갈 푹 떠서 입에 떨어넣으니 쑥 냄새만 솔 솔 풍겼다."요새 누에들은 메뉴판 바꿨는 갑네 뽕잎대신 쑥으로 " "직접 봤는디야 누에 넣고 가는거"(애네들이 마술도 하나.....?)
"바꿔오소 돈으로 "하고 퉁명스럽게 내밷었으나 며칠이 가도록 바꿔 놓지 않으셨다.난 나대로 가서 깽판 지대로 쳐 볼까 하는 마음에 어머님 뒤를 밟아 현장에 도착해 먼 발치 구석대기 자리 잡아 곁눈질로 둘러보니 ,모두 손주 여럿 두셨을 정도의 할머니 할아버님들 뿐이었다. 요것들이 먼 수작을 부려 등쳐먹고 있나허고 ,꼬뚜리만 나옴 바로 진상부릴라고 맘 단단히 먹고 100M스타트 라인에 선 선수가 된 듯 여차하면 뛰어나갈 자세에 사뭇 긴장을 탓다.
시작은 경로 잔치 비슷하게 진행되는거 같았다, 재치있는 말솜씨에 매끄러운 진행, 어찌됐든 친부모님 대하듯 하는 살가운 말투와 어르신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불편 한 곳은 없나 살피며,말하기 보담 말씀한마디에 귀기울이는 모습에 오히려 나또한 빠져들게 되었다 .집에선 늘 누워만 계시던 어머님도 때론 웃으시고 같이 율동하시고 , 한시간 남짓 한 시간이 주마간산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의사선생님께서 혈압 있으시니 그렇게 운동 하시라고 해도 귀담아 듣지 않으시던 분이셨는데 ,어쩜 그리 잘 따라 하시는 지 담당 선생님이 보셨으면 서운허다 하셨을 판이었다.
끝나고 물건 설명에 기디렸다는 듯 미련없이 자리를 박차고 몇몇 어르신들은 일어나섰지만 밑자락 무거운신 대다수 분들은 그대로 앉아계셨다,
오늘은 또 뭘 지르시나 지켜봤지만 별다른거 사시는거 같지는 않고 뭔가 종이에 적어 제출허시는거 같았다, 물건값이 사기꾼 이라고 생각되기 보단 얼마든지 마음 치료비로 내도 됨직한 가격이었다.
그러한 광경을 목도하니 과연 내가 어머님께 살가운 말두 한번 시늉이라도 좋으니 해본적 있는가?
정성스레 팔다리 시원하게 주물러 드린적 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 해 보았다. 대부분의 어르신들도 그러한 생각에 물건을 구입허지 않나 생각되었다. 속아도 좋다. 판매원들이 아들 딸보다 낫다, 누가 이렇게 와서 즐겁고 유쾌하게 해주겠는가 ?
자식들은 돌아 올 명절에 올 지 않올지 기약도 없는데 ...어버이 날 들판에(오늘 어버이 날인데 뭐없냐?이놈들아!!!!)라고 걸린 프랭카드를 인터넷에서 보고 한참 웃은적이 있는데 모든 부모님들의 생각일 것이다
댁으러 돌아가시는 길에는 마지막 행사란 말에 그간의 정이며,아쉬움 북받쳐 흐느끼는 어르신도 부지기수 한사람이 눈물을 머금자 덩달아 판매원들까지 ...
눈물엔 진심이 담겨 있었다고 감히 믿고싶다.
나도 살짝 눈가에 이슬이 맺혔으니까....
한해 대한민국내 자살자가 14만여명 이라는 뉴스 보도에 놀란 적이 있다. 주변에 비극적인 일을 못겪어봤고 간혹 뉴스에 대형스타들이나 연예인들 기사에 그런가보다. 하루 한두명인줄로나 알았었다.
하지만 지금 농촌이 갈수록 고령화가 진행되 더더군다나 독거노인 비중이 증가돼 치료비와 생활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어르신들이 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다 한다.
멀쩡한 보도블럭 1년교체하는것 보조하기 보담 차라리 뜰새분들 보조해 드리는게 더 낫지 않나 생각해본다.
모쪼록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 다들 부모님께 안부 전화라도 약소하게나마 허시게여 ^^*~~~
부모님 좋아하실겁니다.
그럼 여러분 돈 굳는겁니다.
부모님댁에 가서 베트남산 압력 밭솥 대면허는 일은 발생허지 않으리라 장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