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임 산지의 레위인이 자신의 죽은 첩을 열 두 조각을 내어 각 지파 별로 보낸 것은 열 두 지파를 모이게 하기에 충분히 끔찍했습니다. 레위인으로부터 이러한 끔찍한 일을 벌인 이유에 대해서 묻자 레위인은 그가 베냐민 지파에게 속한 기브아에서 당한 일을 말해 줍니다(1-7). 베냐민 지파를 제외 한 사십만 명의이스라엘 군사들이 모였고, 그 중의 10퍼센트는 양식을 준비하게 하고 온 무리가 베냐민을 징계하기로 합니다. 사사기 저자는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8-11). 아이러니하게도 온 백성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 같은 민족에 대한 보복입니다. 먼저 이스라엘 백성은 베냐민 온 지파에게 악을 행한 기브아 사람들을 내어 놓아 악을 제거하라고 하지만, 베냐민 지파는 그것을 거부하고 전쟁 준비를 합니다. 지파 전체가 악을 두둔하며 징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 이스라엘 안에서 내전이 발생합니다. 하나님의 백성 안에서 서로를 크게 살육하는 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백성을 모으고 베냐민과 전쟁을 하기로 다 정하고 이스라엘은 그제서야 하나님께 묻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유다 백성이 먼저 올라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전쟁에서 유다가 먼저 올라갔다는 말이 없습니다. 결과는 패배였습니다. 하나님께 물었지만 그대로 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울며하나님께 베냐민을 쳐야 되는지 물었을 때 하나님은 치라고 합니다. 다음 날에 이스라엘 자손은 베냐민을 치러 나아가지만, 결국 또 패하고 맙니다. 그리고 다시 온 백성은 하나님께 묻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릅니다. 그들은 울며, 금식하고 번제와 화목제를 하나님께 드리고 제사장과 함께 묻습니다(28). 하나님은 이제 반드시 베냐민을 넘겨 주시겠다고 하고 베냐민 지파를 쳐서 승리를 하게 됩니다.
오늘 말씀에서 승리는 사사기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가 되어 승리를 기록한 부분입니다. 특이한 점은 사사가 아니라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어른들이 모여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그 승리는 이방 민족들과 싸움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이스라엘 내부 싸움에서 언급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사사기 저자는 이러한 싸움과 하나 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지도자들도 결국 자기의 소견대로 행하고, 자신들의 합의 후에 하나님을 부적절하게 소환하고 물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이 모여 하나님께 물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을 준비하고 그제서야 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응답하십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응답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의 패배는 지도자들의 행위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번의 패배는 불순종과 더불어 하나님을 올바르게 예배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하나님을 이용하려고 할 때 주시는 하나님의 응답이었습니다. 세 번째 응답에서 백성들이 하나님을 향한 제사,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법궤, 온전한 탄식, 그리고 대제사장과 더불어 바른 예배가 드려졌을 때 승리를 얻게 됩니다. 비록 그 승리가 이방 족속을 약속의 땅에서 몰아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전쟁에서 승리는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하는 것에 달려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확인합니다. 사사기 시대가 그토록 어두운 이유는 하나님을 향한 바른 예배 없이도 마음대로 하나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각자의 소견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바르게 하나님을 예배하며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사용 받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