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 [매주 읽는 단편 교리] 희년의 표징들 (1) 순례
희년은 구약의 전통에서 유래한 것으로 오늘날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은 희년에 무엇을 체험하고 실천해야 할까요? 희년에는 다양한 표징들, 다시 말해 희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희년의 첫 번째 요소는 순례입니다. 성경은 믿음의 선조 아브라함을 순례하는 사람으로 소개합니다. 그는 하느님 말씀에 따라 새로운 땅으로 떠났습니다(창세 12,4). 순례의 모범을 가장 잘 보여 주신 분은 예수님입니다. 그분은 하늘에서 이땅에 내려오셔서 평생 나그네로 사셨습니다. 예수님의 구원 사업 역시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까지 이르는 여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희년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경계들을 넘어설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여행할 때 물리적 장소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변화하게 됩니다.
실제로 여정은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들과 발견할 장소들이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며 우리는 동반자들과 함께 사물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과 관점을 발견합니다. 피조물을 관상하는 것도 여정의 일부입니다. 그에 대한 관상은 피조물 보호가 “하느님을 믿는 우리 신앙과 그분 뜻에 대한 우리의 순종을 보여 주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교황 프란치스코, 2025년 희년을 위한 서한)을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순례는 회심의 경험, 자신의 존재 자체를 하느님의 거룩함에 일치시키는 변모의 경험입니다. 또한 순례하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자신과 가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월 12일(다해) 주님 세례 축일 의정부주보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