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무라카미 하루키(1948년~ )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아오마메는 그렇게 정했다. Q는 question mark의 Q다. 의문을 안고 있는 것. 그녀는 걸으면서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좋든 싫든 나는 지금 이 ‘1Q84년’에 몸을 두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1Q84년이다. 공기가 바뀌고 풍경이 변했다. 나는 이 물음표 딸린 세계의 존재양식에 되도록 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라졌어. 설득당해서.
- 다마루. 우시카와를 암살하고 난 후 아오마메에게 전화로
설명을 안 해주면 그걸 모른다는 건, 말하자면 아무리 설명해줘도 모른다는 거야.
- 가와나 덴고의 아버지. 병문안 온 덴고에게
일본의 대표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3부작 소설이다. 2009년 5월 29일 일본에서 출판되자마자 100만부가 넘게 팔리며 2009년 베스트셀러 1위와 3위에 1Q84 각권이 랭크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2009년 8월 25일과 9월 8일 각각 1권과 2권이 출시되었고, 곧 유명세를 타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야기는 바흐의 평균율을 모티브로 하여 두 주인공인 덴고와 아오마메의 이야기를 3인칭 시점에서 각 장마다 번갈아가면서 서술한다. (3권에서는 여기에 우시카와의 이야기가 추가된다.) 덴고는 수학과를 나와 소설가 지망생으로, 잡지 등에 글을 쓰면서 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생활을 한다. 밥벌이나 성생활이나, 여러가지를 스스로 충분히 자급자족하는 편이다, 아오마메의 경우 스포츠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스트레칭을 가르치는 직업과 동시에 치명적인 부업(킬러)을 가지고 있다. 무척이나 절도있고, 티끌하나 어슷함이 없다. 직업이나 면모나 모든 면에서 전혀 관계 없이 보이는 이 두사람이 서로 각자 하나의 존재와 관련되는 인물과 접하면서, 그 둘과 그 주변 인물의 관계와 과거, 그리고 현재와의 개연성이 씨실과 날실이 얽히듯 조금씩 얽혀가는 것이 이 소설의 백미이다. 결국, 둘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서로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고 서로를 찾아 나가는데…….
이야깃거리
2권 발매 당시 결말에 관해 논란이 많았기 때문에, 2010년 4월 16일에 3권이 발매. 2010년 7월 말에는 한국에도 3권이 발매되었다.
신쵸사와의 인터뷰 때 '사실 2권이 끝이었다. 3권은 그냥 외전같은 거임. 꼭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3권을 썼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란 말을 했다. 원래는 2권의 그 엔딩이 결말이었던 것이지만 생각이 바뀌어 3권까지 출판을 하게 된듯.
무라카미 하루키 필생의 역작이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단순하고 간단히 마무리 된 로맨틱소설이라는 평이 있는 등 스펙트럼이 넓은 편. 잘 짜인 구성과 오묘하게 얽힌 플롯들이 인상깊었다는 평이 보편적이다.
2011년 겨울, 영어권 번역판이 나온다고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으나 출시 후 반응은 혹독한 비평과 찬사가 섞여서 나오고 있다. 판단은 알아서.
그리고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당시 제대로 허세용 아이템이 되기도 했다. 다만 무라카미 하루키란 작가가 원래부터 꾸준히 한국에서 잘 팔리고 소비되던 작가였음은 감안할 것.
선인세
한국어판 출시 당시 거액의 선인세(先印稅)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판권이 문학동네로 결정되면서 밝혀진 선인세가 무려 8000만 엔. 당시 환율로 따지면 약 10억 원이다. 초기에는 1억 엔이라고 잘못 알려졌지만 어차피 그게 그거고(여러 출판사가 출판권을 딸려고 덤볐는데, 그중 문학동네가 액수상 3위였다. 제일 많은 액수였던게 1억엔이었는데 듣보잡출판사라 까였다고…….), 전작인 해변의 카프카가 약 6억 원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이 무식하게 많은 금액때문에 지금까지 하루키 작품 대다수를 출판해오던 문학사상사가 출판하지 않은 책이기도 하다.
선인세 낸 만큼의 본전은 충분히 뽑은 것 같다. 한국에서만 제작부수가 100만부를 넘는 데다 1Q84를 다루는 TV 뉴스 꼭지에서 '돈 값 했네'라는 표현을 했으니 말 다 한 듯. 어느 교보문고를 가더라도 재고 칸이 몇 군데 씩 있고, 매일마다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게 주말이면 다 빠져나갔다고. 그걸 보고있자면 '돈 깨나 벌었다'라는 표현이 모자랄 만큼 심히 공포스러웠다고 한다.
문학사상사에서도 1Q84가 돈을 벌어줄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자금난 때문에 포기했다고 한다. 하루키의 작품은 문학사상사에서 거의 독점했었는데 1Q84부터는 문학동네에 뺏기게 될 거란 말이 많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참조하길 바란다. 출판사간의 경쟁이 가히 절대반지를 둘러싼 중간계의 다툼이라 불러도 괜찮을 정도.
실제로 문학동네에서 2014년 8월 28일 하루키의 신작 여자 없는 남자들이 출판되었다.
제목
1Q84다. 'IQ84'가 아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IQ84로 알고 있고, 도서관 전산상에서 1과 I가 잘 구분되지 않는 애로사항이 있어 직원들 중에도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간혹 있다. 심지어 모 포털 사이트에서는 IQ라고 적으면 자동 검색기능으로 'IQ84'로 뜬다.
제목이 1Q84인 이유는 작중에서 여주인공 아오마메가 1984년 같지 않은 1984년에 의문을 품고 1Q(Question mark)84라 명명하는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일본어로 9와 Q를 둘 다 '큐'라고 읽는걸 노린 이중화법이라 짐작된다. 또한 소문자 q는 9하고도 비슷하다는 점도 노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바탕은 1984. 소설 중간중간 조지 오웰의 1984와 빅 브라더에 대한 언급도 몇 차례 나온다.
그런데 이걸 모르고 한겨레에서는 1Q84가 아니라 IQ84로 소개해 망신을 샀다. SBS의 모 DJ가 아침 방송에 시전하기도 했으며, 당시 몇몇 언론과 방송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선구(さきがけ)
작중에 등장하는 수상한 종교단체. 본래는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코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무장을 중심으로 하는 과격파가 생겨나고 이러한 과격파가 '여명'이라는 이름을 걸고 선구와 독립하게 된다. 여명이 일으킨 총격전 이후 선구 또한 악질적인 종교단체로 변질됐다. 선구 소유의 토지엔 각종 농업시설이 있어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실력있는 의사들이 있어 외부서 치료받을 필요도 없다고 한다. 게다가 누군가 죽어도 내부에 마련된 화장터를 통해 망자의 시체를 처리하는 등 선구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철저하게 숨기고 있다. 이들의 세력이 얼마나 엄청난지 정치계와 경제계 거물들과의 연줄이 아주 돈독 & 자신들을 추종하는 대형 로펌이 대외적인 법적문제를 전담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도 못건 드리게 되었다. 작중에서 아오마메와 덴고가 다시 이어지게 되는 중요한 키포인트 역할을 한다.
모델은 일본의 악질 사이비 단체인 옴진리교. 하루키가 옴진리교가 일으킨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사건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르포르타주인 언더그라운드를 쓴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를 반영해서 창조한 것으로 보인다.
• 공기 번데기(空気さなぎ)
천재 문학소녀 후카에리가 창작한 소설이자 핵심 소재들 중 하나. 작중 핵심 키포인트 중 하나. 뛰어난 작품성을 지녔지만 문맥의 구성이 난해하여 신인상을 받기 어려웠는데, 이 점을 안타깝게 여긴 고마츠가 소설가 지망생인 덴고에게 리라이팅을 의뢰하여 수준급의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작중의 일본 내에선 베스트셀러를 넘어선 주목과 인기를 얻었다고 언급되나, 고마츠는 이 일로 선구에게 납치당해 한동안 감금당했고, 출판을 중단하라는 협박을 받아 결국 고스트라이터의 개입을 출판사 측에 슬쩍 언급하여 출판을 중단시켰다.
• 리틀 피플(リトルピープル)
후카에리가 쓴 공기 번데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 나중에 이들이 죽은 우시카와를 모체로 또다른 공기 번데기를 만든다.호우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