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요즘 밀린 영화 보느라 정신이 없습
니다. 단지 감독이 김기덕이란 이유로, 단지 주연이 양동근이란 이유
로...제일 먼저 비디오샾에서 고른 영화 '수취인불명'
전 그 영화가 눈물 짜게 하는 영화인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냥 이전의 김기덕 감독영화처럼 미래와 희망없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
기를 건조하게 그려가고 왠지 가슴한켠이 우울해짐을 느끼게 하는 그런
영화로 생각했고 단지 그 영화에서 건질게 있다면 양동근의 멋진연기, 이
것 하나만 기대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죠.
물론 김기덕 감독의 예전 영화하고 크게 틀리진 않습니다.
미국으로 떠난 흑인미군병사와 그가 미국으로 불러주기만을 기다리는 양
공주를 어머니로 둔 창국이(양동근), 같은동족인 인민군을 3명 죽였다는
것을 평생의 자랑으로 안고 살아가는 아버지를 둔 지홍이(김영민), 어렸
을때 오빠가 쏜 장난감 총에 한눈이 실명된 여고생 반민정...이들의 기지
촌에서의 별로 희망 없어보이고 하는 일마다 꼬이는 그런 삶을 그려
낸 '수취인불명'
근데 한참 꿈과 희망으로 부풀어 있을 시기, 고등학교를 다니는 그 세명
의 삶이 잿빛으로 가득함을 보면서...그리고 그 최후가 비참함을 보면서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 지더군요.
특히 꽁꽁 언 논두렁에 거꾸로 쳐박혀 죽은 창국(양동근)을 꺼내려고 정
신없이 주변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언땅을 녹이려는 양공주 어머니의
모습을 볼때는 정말이지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영원히 오지 않을것 같던 흑인미군병사아버지로부터 결국 답장이 왔음에
도 죽은 아들창국이와 최후를 같이하는 양공주 어머니, 그 모습을 보며
절규하는 창국의 유일한 친구였던 지홍, 여러장면들이 참 인상적인 영화
였습니다.
대사는 그리 많지 않지만 내면연기가 일품이었던 동근이의 연기가 인상적
인거야 말할 나위가 없구요.
동근이를 좋아하시는 팬이라면 꼭 한번 볼것을 권해드리고 싶군요.
안그래도 제가 동근이왕팬인데 더 애정이 가더군요.
어쨌든 미래와 희망이 잘보이지 않는 요즘 현대인들에겐 비록 처지와 조
건은 다들 다르겠지만 암울한 자화상을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희망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요?
그리고 요즘사회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돌아가는 사회와 또 그에 휩쓸려 이리저리 헤매
고 있는 아주 일반적인 사람들이 주동적으로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찾기
위해 사는것은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그 힘듦을 쉽게 하기 위해 살고 싶다...이런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됩
니다. 어떻게...?^^
갑자기 거창해졌네요...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어쨌든 동근이의 내면연기만으로도 볼거리가 가득한 '수취인불명'
오늘 퇴근길에 함 빌려보셔도 후회 안하실듯...^^
카페 게시글
이러쿵 저러쿵
'수취인불명' 정말 괜찮은 영화군요...^^
김민석
추천 0
조회 143
02.03.18 02:3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