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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이전보다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당시 초대 대표팀 전임 감독을 선임
하면서 대한축구협회는 프로팀 감독을 하다가 그만둔 이들을 대표팀 감독으
로 물색했다. 당시 유공에서 그만둔 김정남 감독과 현대를 떠난 김호 감독 등
이 후보였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P급 라이선스도 없었고 국내에 지도자도
몇 없을 때였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는 현직 프로구단 감독을 제외하고 후
보군을 추려 김호 감독을 선임했다. 2024년 K리그 울산HD를 이끌고 있던
홍명보 감독을 빼가던 때보다도 오히려 1992년 마인드가 더 건강했다. 한
국 축구는 국가대표 팀 감독 선임이 30년 전으로 회귀했다.
(중략)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마련된 파주트레이닝센터는 20년이 지난 지금
없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 곳에 모여 훈련에만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
음에 축구인들의 염원을 담아 만들었던 파주트레이닝센터가 사라지면
서 한국 축구는 20년 전으로 돌아갔다. 이것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 하에서 이뤄낸 업적(?)이다. 더 가슴이 아픈 건 성인 국가대표 선
수들은 그래도 서울 시내 호텔에서 숙식이라도 하지 연령별 대표팀 선
수들은 지방 온천호텔을 전전하며 훈련 중이라는 점이다. 한발짝 더
나아가도 모자를 판국에 한국 축구는 있던 대표팀 훈련장도 사라졌다.
어떻게 만든 훈련장인데 1990년대 타워호텔 시절로 돌아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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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축구는 제자리걸음도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흔
히 말하는 ‘쌍팔년도 축구’ 때도 올림픽에는 나갔는데 이제는 한국 축
구가 올림픽에도 못 나가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도 이 모든 일에 책
임을 져야하는 대한축구협회 수장 정몽규 회장은 침묵하고 있다. 지
난 주말 K리그 경기장에 갔더니 여기저기서 축구계 어른부터 유소
년 지도자들까지 입을 모아 말했다. “발전은 바라지도 않아. 아니 어
떻게 한국 축구가 ‘까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