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石님,
오늘은 기다리지않은데도 뜻밖의 하이얀 첫눈을
맞이하게되었습니다.
12월을 여는 함박눈의 축복.
올해를 조용히 맑은 마음으로 정리해보라는 默示인 듯..
그러나 미처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大地는
눈물을 눈물로 흘려보내고,
두손벌린 나뭇가지에 雪花만 탐스럽게 피었더군요.
한번도 뵙진 않았지만,
산을 닮아,산처럼 의연하고,바위처럼 단단할 것같은
님의 건강이, 그간 지치고 몸살을 앓으셨다니
송구스런 맘 어찌하오리까!
님이 삼칠카페의 백합들에게 쏟은 정성 덕분에
세련되고 폭넓은 감성을 지니게 되었고,
자연의 풍취에 매료되기도하고,
자신을 성찰할수있는 시간도 가질수있었음에
감사합니다.
부디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백합들과 함께하는 시간
갖게되길 바라면서,
심석님께 고맙고 송구스런 마음,
중국 속담 한 귀절로 보답해 올립니다.
[ 남에게 장미꽃을 바친 손에는
언제나 남은 향기가 있느니라.]
--------------------- [원본 메세지] ---------------------
白頭大幹 제37구간 [ 매요리- 사치재- 시리봉- 아막성터- 복성이재 -
봉화산(919.8m)- 일대리 ]을 縱走 하면서
극심한 가믐에 공기는 건조하고 오염의 농도가 짙다. 기상청 일기예보
대로 눈비가 온다더니 비가 온다. 내일은 전국이 맑음이니 별걱정은
하지않아도 된다. 금주는 감기몸살에 지독히 아팠다. 천학비재淺學菲才
한 놈이 山詩, 山行記 쓴다고 낑낑거렸으니 무리 하였나보다.
독수리타법에 복사나 저장법을 조작하지 못해, 메모도 해놓지 않고,
애써 써놓은 글이 날라가기 일쑤이니 기막힐 노릇이다. 참으로
악전고투로다. 배낭 꾸리어 동대문종합시장 주차장에 오니 관광버스는
10대 뿐이라서 그런지 적막한 겨울산 만큼 을씨년스럽다. 전부 대간행
이다. 금중완, 김정희, 김창덕, 박형종(친구분 2명 대동함), 박희욱
(지인 1명 대동함. 소풍가듯 간편한 차림으로 와 모두들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산을 가볍게 여기면 않되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된다고 이구동성으로 우정어린 충고 아끼지않는다. 우리 모두
다시 자신을 바라볼 기회를 갖었다.), 이의웅(PANTS, T SHIRT 새로
구입 착용함. 아마도 완주할 결심이 확고부동하신 것 같다.), 이형재
(지인 2명 대동함), 정문홍(회사 동료 2명 대동함)대원이 참여한
가운데 38명이 22:13에 출발하였다. 23:28 망향휴게소에 도착 25분
휴식후 출발했다. 이중길대장께서 간략한 인사말씀과 금일 산행시
주의사항및 공지사항을 귀담아 듣고, 지도 한 장 분배받고, 회비 내고
목적지를 향해 세시대관광버스(자리가 참 편하고 좋다.)는 출발했다.
02:35에 지리산휴게소에 도착 곰탕, 김밥,오뎅으로 아침요기하고,
따끈한 쌍화차 한 잔 마시고 차에 올라 산행준비를 했다. 김창덕대원이
코피가 터졌다. 무릎관절 탓에 긴장을 해서 그런가. 아무렴 나쁜 피는
걸러내야 하니깐 잘되었다. 정문홍대원이 호출되어 비뇨기과 전문의
길동석대원께 배운 솜씨로 응급처치를 하여 해결했다. 코피는 약90%가
코 끝부분에서 터지니 코 끝부분을 잠시 눌러주면 멈춘다고 한다.
필히 숙지할 일이다. 한 개인의 삶이란 그 자신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계된 세계를 통해서 거듭거듭 형성된다고 한다. 그러니
개인의 건강은 물론 매사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우린 각자 되내인다.
03:25 지리산휴게소를 출발 04:00 매요리에 도착 산행을 시작했다.
목재소 오른쪽 묘지방향으로 오르니 개짓는 소리 새벽을 울린다.
울울창창鬱鬱蒼蒼한 소나무를 둘레한 무덤은 참으로 잘 관리되어 있다
장례문화가 개선되어야 된다는 목소리가 근자에는 높지만 저 한국의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한 예(禮)는 아직도 면면히 이어지는게 아닐까?
보름달 갓지난 下弦은 두터운 구름에 가리워 있으나 그래도 그믐과는
달리 약간은 훤언하다. 선두가이드가 길을 잘못 들어 조금 헤메다가
618峰을 향해가니 좌측엔 88고속도로를 질주疾走하는 굉음轟音소리
요란하다. 蒼蒼한 솔밭에 묘지도 많다. 618峰에서 왼쪽으로 급격히
꺽어 조심조심 하산 88고속국도에 내려서 오른쪽으로 100m 또 내려서면
도로 밑으로 나 있는 터널길을 건너 05:00 이실재에 도착했다. 인간은
저 토록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데 산짐승들은 저 도로에서 무수히 죽어
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스님들은 길을 걸을 때 미물들이 죽을
까바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다닌다고 하는데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는
그 자비심 앞에 참으로 부끄러워 참회懺悔를 해본다. 고속도로 무단
횡단 금지를 누누이 강조하는데 간혹은 말을 안듣는 대원이 있나보다.
솔밭 오솔길, 잡목길, 진달래, 철쭉길, 억새풀 헤치며 697m峰을 지나
06:05 새맥이재에 도착했다. 세맥이재에서 출발 06:40에 시리봉(776.8
m)에 도착했다. 自省하면서 묵묵히 홀로 行雲流水처럼 마루금을 간다.
뒷동산 연습도 아니하고, 지병에다가 감기몸살 혹독히 앓다 와도
서둘지 말고, 삶이란 忍從無限이니깐 다만 遊遊히 걸을 뿐이다.
부산 명성산악회에서 대간을 띄는 대원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 나누고
서로들 격려하며 헤여졌다.
07:35 아막성터에 올라 우측 능선에 솟아 오른 찬란한 태양을 보고
우린 환호성을 질렀다. 사람들이 지나치며 하나 하나 쌓은 탑들이
秀作이더라. 조금 더 가니 바람 가리워진 묘지에 옹기종기 모여
행동식을 먹고 담소 나누고 있더라. 너무 빨리 가지 말고 천천히
가라는 가이드님의 통제에 붙들려 있나부다. 김창덕대원이 갖고온
가래떡과 박희욱대원이 내놓은 충무김밥, 정문홍대원의 빵으로 아침
요기를 간단히 한후 08:20 복성이재에 도착했다. 여긴 남원시와 장수군
경계다. 포장과 비포장으로 확연히 구분 되어 있는 간판을 기록 사진
찍었다. 비포장도로에는 고물차량이 한 대 파수군처럼 서 있더라.
가고파산악회에서 대간을 반대편에서 출발해 넘어 오고 있다.
대간을 몸소 체험하면서 소중히 여기는 저 산악인들의 불굴의 의지에
감읍하고, 빠른 시일내에 국어사전, 지리부도.역사, 언론, 일상생활
용어로 사용되리라. 뿌듯한 기분이다.
염소를 키우기 위해 이 광활한 산을 벌목해도 되는거야. 하늘 향해
팔매질 욕 한번 하고 나도 울분이 풀리지 않아 마음이 개운치 않다.
진달래,철쭉,억새풀로 이어진 험이한 등로를 구슬 땀을 흘리며 가니
김창덕,박희욱(대동한 분과 같이),정문홍대원이 낙엽더미위에 안좌해
있어 합석을 하니 금중완대원도 도착했다. 박희욱대원이 포도주 한 병
꺼내 육포를 안주삼아 두어 순배 돌렸다. 포도주병은 어떻게 따야
되느니 어쩌구 저쩌구 덕담, 고담준론 나누며 즐거운 시간 잠시 보냈다
봉화산까지는 3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는데 억새풀 한번 죽인다.
억새풀에 덥힌 묘지를 지나 무명봉에 오르니 指呼之間에 頂上이 보인다
기록사진 찍고 정상을 향하니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보인다.
10:15 봉화산(919.8m) 정상에 도착하니 一望無際한 경관이 일품이다.
사진 찍고 먼저 온 우리 대원들에 끼어 행동식 먹고 하산길을 고즈넉히
바라보았다. 10:40 정상에서 출발 일대리로 가는중 선두 가이드 오판
으로 한동안 해매다 11:50 에 마을에 도착했다. 배낭 정리 하고
지리산 돼지고기 김치찌게에 이천쌀밥을 말아 한 그릇 비우니, 왕멸치
넣고, 된장 연하게 풀은 시금치국에 밥 한공기 말아 이곳 특유의
총각김치와 또 먹으니 含哺鼓復이로소이다. 송실주를 대원들에게 두어
순배 돌렸다.
- 쌀 한 톨 버려서 썩으면 그 집에 제석천왕이 등을 돌린다. -
- 밥 그릇 씻은 물에 조그만 찌거기라도 남아 있으면 목구멍이 바늘구
멍만한 아귀들이 목이 막혀 주게된다. 그러니 아귀들을 살생하지 않으
려면 설거지 물이 천장의 티끌을 비출 수 있을 만큼 말갛게 됐을 때
버려야 한다. - 우린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너무 많이 먹고 음식
낭비를 많이 한다. 12:53 일대리를 출발 14:45 신탄진 휴게소에서
20분 휴식후 서울 논현역에 17:00 에 도착했다.
[ 2001. 12. 1. - 12. 2. 心石 ]
카페 게시글
삼맥인과 함께
Re:白頭大幹 제37구간 을 縱走 하면서/송구스런 맘 어찌하오리까!
버들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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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0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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