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환자는 60대 후반 백인 환자로 그 전 2-3년 동안 우리 병원에 서너 번 다녀간 적이 있는 환자였는데, 그의 문제는 허리 왼쪽이 심하게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자 최근 이틀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고 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통증 약을 몇 번 복용해도 너무 심하게 왼쪽허리가 아파 다른 진통제를 달라고 병원에 왔다고 했습니다.
지난 병력을 보니 오랜 흡연으로 만성 폐색성 폐질환(COPD) 환자였고 요사이 흉곽 오른쪽 윗부분이 좀 뻐근하다고 했지만 이 환자는 몸에 발진이나 물집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상기 두 환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대상포진 진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렸던 사람들의 몸속에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 속에 숨어 있다가 그 환자의 면역이 현저히 떨어질 때 그 신경분포에 따라 발진을 하는 것입니다.
발진 전 며칠 동안은 통증, 가렵거나 또는 피부가 타는 듯한 기분이 들다가 그 후 발진(붉은 물집이 대부분)이 군낙형으로 신경분포선을 따라 생깁니다.
대상포진이라는 이름은 관련된 신경분포선이 띠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것 같습니다.
대상포진의 어려움은 통증이 특징 있는 발진보다 며칠에서 1주일 정도까지 먼저 생기기 때문에 발진이 생길 때까지 진단이 힘든 점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발진이 알아보기 힘들게 생기기 때문에 다른 피부병 증상으로 치료되어 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아주 면역이 낮지 않고는(AIDS,백혈병 등) 대부분 몸의 우측이나 좌측 한쪽으로만 생기며 빨리 치료를 하면 발진기간도 줄일 수 있고 대상포진 후유증인 신경 염으로 인한 통증의 폭과 기간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수두 바이러스는 허피스(포진)바이러스 종류에 속하여 다행히도 치료제가 있으며 될 수 있는 대로 속히 치료받는 것이 상책입니다. 치료제의 이름은 Acyclovir 입니다.
대상포진의 정말 힘든 면은 대상포진이 지난 후 생기는 신경염입니다. 많은 대상포진 환자들 중에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신경염이 지독한 통증을 유발하며 주로 간헐적으로 조금 나았다가 심해졌다 합니다.
대상포진을 앓은 후 여생을 신경 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그래서 근래에 대상포진 예방약(백신)이 Jostavax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젊은 환자는 진단이 나오자마자 Acyclovir로 치료가 시작되었으며 통증도 거의 발진과 함께 며칠 후에 사라졌습니다.
다행히도 종합검진 결과도 깨끗하게 나와 대상포진이 그 젊은 환자의 면역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고 그 환자 가족의 말로는 Camping 때에 너무 추웠으며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 며칠을 고생을 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환자의 결과는 다릅니다. 그 진단 후 정밀 신체검사가 이어졌고 그 결과는 폐암으로 진단되어 그는 폐암 수술 후 며칠 후에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단 대상포진의 진단이 나오면 그 환자에게 적합한 검진을 해서 혹시 다른 문제로 대상포진이 발진되었는지를 점검해야 됩니다. (끝) ▣ 3/12일자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