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휴가를 즐기러 내려가는 훈채형과 통화를 하고 나니,
그리고 오늘 충무에서 충무김밥을 먹고있는 훈채형 무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나니 더더욱 '모든 것이 끝났다'라는게 실감이 나더군요.
사람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아쉬움이 많이 생깁니다.
뭐, 나름대로 여한없이 즐겼으니 아쉬워할 것만도 아니지만요.
주천면 신림계곡에서 즐긴 휴가 막바지의 증거물은 벌써 CD로 구워져
가슴에 품고 왔습니다.
'사람의 온기'만 놓치지 않는다면 '디지털 세상'의 편리함만은
부정할 수 없죠.
뭘 하고 보냈는 지 모르겠지만, 할 건 다하고 보낸 일주일 간이었네요.
지금 유난히 정신차릴 짬도 없는 그녀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지요.
휴가가 끝나는 소리가 하필 운치없는 전화벨이라는게 울적하네요.
힘차게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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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서 가지고 온 것들 중에 추억에 비하면 물건이야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물건들은 무척 마음에 듭니다.
1. Led Zeppelin의 모든 앨범(쟈켓사진 포함)이 담긴 CD 2장
(어느 LZ 매니아가 만든 것인데 이 물건 자체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죠)
2. 인물사진연구에 필수적인 어느 일본작가의 포트폴리오
3.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모든' 사진들을 일람할 수 있는 CD(wow!!)
4. 큰형이 모아놓은 음악파일과 자작사진이 담긴 CD
5. 형수가 '고맙게도' 치수를 잘못 고른 某 브랜드의 '드레스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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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물건들은 지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네요.
아쉬운 마음들을 저것들을 듣고, 보고, 느끼면서(그리고 입고 나가면서)
달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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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노래를 찾는 사람들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아쉬움이 쌓이는 소리
내 마음 무거워지는 소리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리 아버지가 돈버는 소리
내 마음 안타까운 소리
엿장수가 아이 부르는 소리 아이들이 몰려드는 소리
그러나 군침만 도는 소리
두부장수 짤랑대는 소리 가게 아줌마 동전세는 소리
하루하루 지나가는 소리
변함없이 들리는 소리 이제는 다 가버린 소리
들리던 소리도 들리지 않네
그 어디서 울리고 있을까
채석장에 돌 깨는 소리 공사장에 불도저 소리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
대포 집에 술잔 들이는 소리 취한 사람 젓가락 소리
아쉬운 밤 깊어만 가는 소리
빌딩 가에 파이프 소리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소리
모두가 바쁜 그 소리
새마을호 날아가는 소리 자가용차 클락션 소리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소리
첫댓글 반가운 소식들을 듣다가 또 늦어버렸네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