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가 잘 켜지지 않아 짜증이 난다. 손가락으로 라이터 끝을 튕기기도 하고 흔 들어도 보지만 라이터는 요지부동이다.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다시 담뱃갑 안에 집어넣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다. 시계를 보며 그를 기다린다. 약속장소로 많이 쓰이는 이 곳 뉴욕제과 앞은 나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시계는 약속 시간인 7시를 향하고 어슴푸레 땅거미가 진 하늘 아래로 네온싸인이 반짝이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기다리던 사람을 만나고 웃고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그 때 핸드폰이 울린다.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다. ‘오늘 못 나갈 것 같아 미안해’ 짧은 문자가 핸드폰 액정에 찍혀있다. 처음부터 그를 만난 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았던 나는 아무렇지 않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항상 나에게 있어 겉도는 사람이다. 그가 말했듯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토요일 밤 그냥 집에 들어가는 것은 조금 아쉽다. 친구 혹은 연인들과 함께 웃으며 지나가는 사람 사이로 혼자 걷는다는 것은 외롭다는 자학적인 감정보다는 어색하다는 감정이 더 잘 어울린다. 핸드폰의 전화번호부를 뒤지며 천천히 걷다가 술이나 한 잔 할 만한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이미 다른 약속 장소에서 술을 먹고 있거나 모임이 있다는 말을 듣고 아쉬움에 핸드폰을 닫아 버린다. 노점상과 사람들이 북적대는 거리 사이로 ‘PC방’이라는 간판을 보고 본능처럼 들어간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내 인생에 들어 온 것은 얼마 되지 않지만 나는 강한 속도로 빠져 들어 하루 종일 매달려 있을 때도 있다. 나 같은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아침부터 모니터 앞에서 메일을 확인하고 신문을 보며 때로는 음탕한 상상을 하는 현대인 속에 나도 포함되어 있는 것뿐이다. 예전에 신문에서 조사한 인간의 행복도 지수를 본 적이 있다. 예전 기록과 현제의 기록을 정리해 놓은 기사였는데 70년대 보다 80년대가 더 불행했고 80년대 보다 90년대가 더 불행했다. 3일 동안 기다려야 했던 편지가 3분 아니 30초 안에 간다고 해서 행복 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행복하지도 않은 것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PC방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인터넷 창을 띄운다. 우선 습관대로 음악을 틀고 메일을 확인한다. 성인 광고와 사체광고만 가득한 메일함을 정리하고 자주가 는 유머 사이트에서 글을 보며 의미 없는 가볍게 웃고 있을 때 모니터 아래쪽이 반짝이더니 슬그머니 글씨가 뜬다. “하이요” 반사 신경이 작동한 것인가 나도 모르게 그 쪽지 창을 클릭하고 “안녕하세요.” 고 인사를 했다. “어디세요?” “강남역입니다.” “저도 강남역인데 나이랑 스타일 좀 소개해 주세요.” 누군지도 모르 는 사람의 말에 복종하듯이 대답을 하고 어떤 스타일이냐는 말에 나도 모르게 내 옷 차림을 살핀다. 회색 니트 티와 주름이 안 진다는 면바지를 입고 있는 나는 평범하기만 했다. “30살 그냥 평범해요” “꼰대네 즐하셈” 꼰대라는 말 때문인가 아니면 최근 어린 사람들의 욕인 즐이라는 말을 들어서 인지 나도 모르게 울화가 치밀었다. “꼰대라뇨?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하시나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그런 당신은 몇 살입니까?” “22살 귀연 인상 럭셜리 스탈” 그는 아주 단순하게 대답 을 했다. 명확하게 자기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깔끔한 그의 어투에서 나는 나의 지난날을 생각한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나도 자신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아이처럼 나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포기하고 나는 바로 직장을 잡았다. 그 때 내 눈에는 대학이라는 것은 공부를 하러가는 곳 이 아니라 놀러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매일 술이나 마시고 자신의 미래는 안중에 없이 때 지난 저항 가요를 불러 대는 대학생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집은 내가 대학에 들어갈 만큼 여유롭지도 못했다. 나는 이런 저런 이유로 적당 한 무역회사에 들어가 서류를 정리하고 잡다한 일을 하며 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과 미래에 대해서 꿈을 키웠다 그 때는 독 끼가 있었고 세상이 다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다니던 무역 회사 근처의 고층 빌딩들은 모두 내 것인데 잠시 남들에게 임대해 주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30살이 되면 그 건물들을 하나 둘 씩 내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나에대해 물으면 아주 당당하게 내 모든 것이 자랑인 듯 이야기했다. 그는 그 회사의 대리였고 나의 그런 모습을 좋아했다. 어느 날인가 부장과 다툼이 있었다. 부장은 나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켰고 나는 그의 부당한 요구에 화를 내고 그에게 덤벼들었다. 부장은 나에게 배운 것도 없는 놈을 대려다가 일을 시키니 기고만장이라 고 소리를 쳤고 사무실은 갑자기 조용해 졌다. 나는 내 책상의 서류를 던져 버리고 옥상으로 올라가 담배를 피웠다. 그 때 그 사람이 올라 왔다. “힘들지 그래도 성질 좀 죽여 입에 풀칠하고 살려면 치사해도 참아야지 나중에 네가 더 큰 사람이 되서 복수하면 되지 이 회사 사버려” 라고 말하며 그는 크게 웃었다. 그의 눈에 살짝 자리 잡은 주름이 나를 편하게 했다. “꼰대 아저씨 열 받아요? 그럼 술이나 한 잔 사요” 그 아이의 쪽지에 나는 얼굴이나 볼 생각으로 내 전화번호를 주고 연락을 하라고 했다. 그 아이의 목소리는 낭랑하고 투명했다.. “어디서 보죠? 뉴욕 제과 앞에서 봐요 아! 그리고 아저씨 저 양주 아니면 안 마셔요” 혼자 말 하고 혼자 전화를 끊어 버린 아이의 전화에 조금 황당해 하기는 했지만 나는 아이를 만나기 위해 다시 뉴욕제과 앞으로 갔다. 그 곳으로 가며 나는 내가 미치지 않았는지 생각한다. 얼굴도 모르는 아이에게 술을 사주러 가다니 그 것도 양주를 말이다. 뉴욕 제과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잠시 담배를 물고 잘 켜지지 않는 라이터에게 성질을 내고 있다. 그 때 핸드폰이 울린다. “아저씨 왜 켜지지도 않는 라이터를 들고 쇼를 해요?” 나는 주위를 살핀다. 연한 핑크색의 벨벳느낌의 츄리닝을 입은 아이가 다가와 악수를 건넨다. 나는 어색한 자세로 악수를 받는다. 그리고 말없이 네온싸인 사이를 걷는다. 아까 느낀 군중 속의 어색함을 아직도 느끼고 있지만 사람들이 보기에는 나는 그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단지 나보다 조금 젊은 아니 어린 여자를 옆에 두고 걷는 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 “아저씨 저기가요 저기 닭발 맛있어요.” “닭발? 양주 아니면 안 마신다고 하더니 무슨 닭발이야 갑자기?”나의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아이는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 버렸다, 소주 한 병과 닭발을 시킨 아이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무언가를 열심히 눌러대고 있다. “사람 앞에 두고 뭐하냐?” “그냥 아저씨가 심심하게 굴어서 친구한테 문자 보내요” 소주가 나오고 미원이 가득 들어간 어묵국물이 나왔다. 그와 나도 포장마차를 자주 갔었다. 종로 뒷거리에는 포장마차가 밤마다 늘어섰는데 그 중 에서 그와 내가 좋아하는 닭발을 아주 맛있게 구워 주는 집이 있었다. 거의 매일 그와 술을 마시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서 여러 가지 모습을 찾으려 했으며 그리고 여러 모습을 찾아내었다. 아버지가 없는 나에게 그의 따스한 미소와 격려는 아버지 같았고 형과 사이가 안 좋은 나에게 그의 손짓은 친근한 형의 모습이었다. 그는 그렇게 나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인가 나는 술을 많이 마시고 그의 손을 잡았다. 그도 거부하지 않고 나의 손을 꽉 잡았다. “힘들면 형한테 말해 밖에서는 대리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형이라고 부르고 알았지?” 그의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떡이고 웃었다. 그도 웃었다. “아저씨는 번개 자주해요?” "번개? 이렇게 만나는 걸 번개라고 하나? 그러면 처음이지“ ”아저씨 유부남이예요? “ ”아니 아직 결혼 안 했어 요즘은 다들 늦게 하잖아“ ”그럼 여자친구는? “ ”없는데“ 아이는 닭발을 씹으며 크게 고개를 끄떡이고 소주를 단숨에 마셨다. 흰 피부에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와 반짝이는 입술을 갖은 여자아이는 정말 귀여워 보인다.”근데 귀엽기는 한데 어디가 럭셜리하다는 거야? “ ”아저씨 정말 꼰대 맞구나 시계 봐요 이게 테크노 마린이라고 얼마나 비싼 건데 그리고 가방도 루이비똥이예요“TV에서 언젠가 들어 본 듯한 상표의 이름을 말하는 아이를 보며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돈이 생겼는지 물어 보려다가 실례가 될 것 같아 물어 보지 않았다. “아저씨 그거 알아요? 이번에 그 여자 지난번에 주말 드라마에 나온 그 여자 어떤 대기업사장하고 바람났다고 기사 난거?” 아이는 내가 조금 편해 졌는지 쉴 틈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도 그에게 지금 앞에 앉은 아이와 같은 말을 건넸다. 회사에서도 사람들 앞에서만 대리님이라는 호칭을 불렀지 둘이 담배를 피거나 이야기 할 때는 서슴없이 형이라고 불렀다. 그러면 그는 특유의 큰 웃음을 지으며 눈가에 멋진 주름을 보여 주었다, 나는 그 주름이 좋아서 계속 어디서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조잘대며 그의 주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와 가까워지면 가까워 질 수 록 나는 그가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내가 원하는 만큼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 때부터 나는 그에게 자주 화를 냈다. 술을 먹어도 밥을 먹어도 그에게 화를 냈다. 그가 메밀국수에 김을 뿌려서 먹는 것에도 화를 냈고 포장마차에서 내가 싫어하는 미원 국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에도 화를 냈다. 내가 그렇게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화를 내는 것에도 그는 언제나 웃기만 했다, 내가 느끼기에는 그 웃음은 따스한 웃음이 아니었고 단지 내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이미지 관리를 위한 웃음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는 더 화를 냈다. “아저씨도 무슨 말 좀 해봐 요 내가 이래서 꼰대가 싫다니깐” “혼자 신나게 말해 놓고 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 그냥 네 이야기 듣는 게 더 재미있다 근데 왜 주말에 친구들도 안 만나고 채팅이나 하고 네 말대로 나 같은 꼰대를 만났냐?” “돈이 없어 서요 놀고 싶은데 돈이 없잖아요 친구들 만나면 자존심 상해서 돈 없다는 말 못해요 근데 아저씨 같은 꼰대들 만나면 술도 사주고 운 좋으면 용돈도 주더라고요 근데 같이 자지는 않아요. 그러니깐 아저씨도 이상한 수작 걸 생각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술이나 마셔요” 아이는 또랑또랑 말을 하고 소주 몇 잔에 얼굴이 붉어져서 배시시 웃으며 나에게 술을 따라 준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서 날씨가 퍽 따스해 졌다고 하지만 아직은 밤에는 춥다. 바람에 펄럭이는 포장마차의 주황색 천막 속에는 사람들이 석류 속의 씨앗들처럼 모여서 각자의 이야기에 몰두해 있다. 큰 소리로 자신의 고생을 자랑인 냥 말하는 중년 남자와 깔끔하게 차려입은 정장에 뾰족구두를 신고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전혀 포장마차에 어울리지 않는 여자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시끄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그 아이와 나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아이는 소주 한 병을 혼자 다 마셔 버리고는 얼굴이 벌게지고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 끝없이 하던 연예인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떨어뜨리고 다시 치켜세우더니 퍽 도전적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저씨는 잘 먹고 잘 살다가 지금도 잘 먹고 잘 살지 그지?” 나는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 했다. 이 아이의 기준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을 뿐더러 나는 내가 잘 먹고 잘 살고 있는지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생각해?” “아저씨가 입고 있는 옷을 봐 랄프로렌이야 시계도 오메가잖아 그런 건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하고 다니는 거라고” “너도 테크노 뭔가 하는 시계랑 루이비똥 가방을 매고 다니잖아?” “다 가짜야 다 가짜라고” 아이는 더 한 잔을 술을 더 마시고 더 취해 버렸다, 더 이상 아이와 같이 있으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일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포장마차 아줌마에게 계산을 하고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아이는 반짝이는 테크노 뭐라고 하는 시계를 보다가 나를 뿌리치고 벽에 기대어 선다. “양주 먹으러 가자 양주 사주기로 했잖아” 아이는 여전히 당당했다. 술이 아이를 먹었는지 아이가 술을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이는 눈은 빛을 잃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모습 때문인지 술이 많이 취했으니 집에 들어가라는 말도 못하고 나는 아이를 대리고 근처 양주 집으로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가게 안에는 형광의 푸른빛으로 꾸며져 있고 약간은 시끄러운 힙합음악이 흐르고 있다. 남방의 이곳저곳에 이상한 딱지를 붙인 종업원이 다가와 주문을 재촉 한다. 나는 아이의 의사도 묻지 않고 J&B를 시켰다. 녹색에 붉은 글씨가 써있는 술병과 언 더락 잔과 스트레이트 잔이 한 세트씩 나오고 서비스로 주는 약간의 땅콩과 과일도 왔다. 아이는 인사불성이 되어 탁자에 머리를 기대어 잠이 들어 버렸다. 허탈해진 나는 술을 따서 언더락 잔에 술을 따르고 입술로 가져간다. 그가 좋아 하던 술이다. 국산 양주 보다는 비싼 편이지만 수입 양주 중에서는 저렴한 J&B를 그 는 좋아했다. 향이 좋다고 말을 했지만 내 판단은 그와 달랐다. 향으로 치자면 발렌타인이나 스윙이 더 풍부했다. 하지만 그가 월급을 받거나 보너스를 받아 나에게 술 을 살 때는 약간은 허름한 양주 집으로 가서 J&B를 시켰다.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그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일 안주를 집어 먹거나 양주에 딸려 나온 우유 나 콜라를 마셨다. 다른 술에는 강하나 양주에는 약한 나는 거의 한 병을 다 마시고 아무렇게나 자버렸다, 그런 나를 그는 부축하여 회사 근처 여관을 대려가 잠을 자게 했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아침에 눈을 뜨고 주위를 살피면 낮선 여관이고 ‘부장한테 잘 말할 테니 속이라도 좀 풀고 나와’ 라는 그의 쪽지가 화장대 위에 얌전하게 놓여 있었다. 그의 생각을 하며 나는 술을 끝없이 마셨다. 아이가 다시 눈을 뜨고 물을 마신다. “아저씨 이상하다 다른 아저씨들은 이 정도 되면 자자고 하면서 여관에 데리고 가는데 아저씨는 앞에서 재미없게 술이나 마시냐? 나도 한 잔 줘요” 아이는 꼬부라진 말투로 내 앞에 잔을 내밀었다 나는 아이의 잔에 술 을 조금 따라 주고 또 혼자서 술을 마신다. 아이는 술을 마시는 시늉을 하다가 다시 엎어진다. 그와의 마지막 날도 나는 이 아이처럼 술이 나를 먹었는지 내가 술을 먹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마셨다. 부장의 말에 매일 꼬투리를 잡던 나 는 회사에서 잘렸다. 그는 나에게 월급도 받지 않고 보너스도 받지 않은 날에 J&B를 사주었다. “형 내가 잘 못 한 게 뭐가 있어? 부장 그 놈 완전히! 됐다 말하기도 싫다.” “이 놈아 너는 사회를 더 배워야해” “사회? 무슨 사회? 형처럼 그렇게 매일 사람들 앞에서 싫어도 웃는 게 사회를 배운 사람의 모습이야? 됐어 재수 없어” 그는 처음으로 근엄한 표정을 졌다. 나를 만나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그 것 만해도 될 것을 나는 그에게 비겁하다느니 야비하다느니 라는 말을 퍼부으며 끝없이 투정을 부렸다. 술을 잘 하지 않은 그였지만 그도 한 병을 더 시켜 쉼 없이 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부축하여 일단 양주 집을 나왔다. 아이에게 몇 번이나 집이 어디냐고 물었지만 아이는 아무런 대답 없이 혼잣말을 웅얼대었다. 내 앞에 모텔이라는 글씨가 보이고 나는 아이를 끌고 들어갔다. 카운터의 아줌마가 익숙하다는 듯이 나와 아이를 보더니 키를 주고 나의 카드를 받아 들고 싸인을 부탁했다. 방으로 들어가 아이를 침대에 뉘었다. 아이의 웅얼거림에는 알 수 없는 울음이 섞여 있어 보였으나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침대와 화장대 작은 냉장고가 전부인 여관방을 둘러 본 후 아이를 빤히 쳐다본다. 아직은 설익은 아이의 볼을 그리고 그 아래로 드러난 흰 목과 탐스럽게 나온 가슴을 보며 술이 오름을 느낀다. 나도 모르게 침이 넘어 간다. 그렇지만 나는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리고 가방에서 쪽지를 꺼내어 메모를 한다. "속 좀 풀라고 돈 조금 남기고 간다. 다음에 연락해라"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어 놓고 여관방을 나왔다. “너는 항상 나하고 네가 마주치지 않는 다고 했지 병신 너는 왜 내 웃는 얼굴만 보려고 하는데 난 항상 너하고 마주하고 있어 네가 나를 보기 싫어하는 거지 아무튼 병신아 나 좀 있음 결혼한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우리 둘 모두 술에게 먹혀 버린 날 그는 나에게 소리를 쳤다. 지금까지 처음 본 모습이며, 앞으로도 볼 수 없을 모습, 나는 붉은 카펫이 깔린 여관 복도를 지나며 그의 우는 표정과 그의 말이 들리는 듯 한 환상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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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문제를 건드렸군요. 나이에 비해서 무거워 보이는 주제를 무리없이 이끌어 나가는 역량이 돋보입니다. 섬세한 심리묘사도 뛰어나고요. 성숙한 글쓰기입니다. 토루군 홧팅! 그런데 소설이나 산문이라고 해도 적절하게 줄바꾸기가 필요합니다. 길게 이어쓰는 게 아니고요. 갖고 있는 소설 한번 잘 살펴보시길.. 건필!
토루야, 애썼네! 시간의 흐름은 자기가 서있는 위치를 바꾸게 되고 더러는 회한을 가져오기도 하지. 자기가 나타내려고 한 바를 일관되게 흔들림 없이 유지한 모양이 참 좋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약간 붕~ 떠있는 느낌이 드네, 단순한 오타와 띄워쓰기의 결여가 더욱 정리되지 않은 글로 보이게도 하는데, 다시 잘 다듬길.
첫댓글 조금 문장이 어색한 부분이 많네요 형님 말에 용기를 얻어 퇴고 없이 올린 건데 ^^;; 다시 한 번 수정하겠습니다.
토루군의 이야기같네 글쎄.재미있게 읽었네.퇴근 후 다시 한번 더 읽어야 겠네.이야기하려는바가 무엇인지.난 아주 사실 무식하거 든.이제서야 . 문장들도 재미있네.문장이란
오타가 많넹 에궁 퇴근 후에 수정해야 겠다 ㅠ.ㅠ
금방 두번쨰로 소설 읽었네..........토루군 근데 신춘문예나 문예지에 응모하는 밥법아는가? 좀갈쳐주게나.요새는 원고지로 응모하는가>? 아니면 워드로 출력해서 하는건지?
정체성 문제를 건드렸군요. 나이에 비해서 무거워 보이는 주제를 무리없이 이끌어 나가는 역량이 돋보입니다. 섬세한 심리묘사도 뛰어나고요. 성숙한 글쓰기입니다. 토루군 홧팅! 그런데 소설이나 산문이라고 해도 적절하게 줄바꾸기가 필요합니다. 길게 이어쓰는 게 아니고요. 갖고 있는 소설 한번 잘 살펴보시길.. 건필!
표현력이 좋아요.
토루야, 애썼네! 시간의 흐름은 자기가 서있는 위치를 바꾸게 되고 더러는 회한을 가져오기도 하지. 자기가 나타내려고 한 바를 일관되게 흔들림 없이 유지한 모양이 참 좋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약간 붕~ 떠있는 느낌이 드네, 단순한 오타와 띄워쓰기의 결여가 더욱 정리되지 않은 글로 보이게도 하는데, 다시 잘 다듬길.
다시 정리를 하였습니다. 익스플러 환경상에 문제로 각각 다르게 보이므로 붙여서 고친 점 양해바랍니다.
너무 뻑뻑혀 -_^;; 엔터좀 쳐서 오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