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도 3 SK와 강하사 패밀리가 모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나와 썰렁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소수정예라서 얘기가 갈라지지 않아 좋은 면도 있었습니다.
군대 얘기는 아무리 씹어도 질리지 않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빼먹고 지나갈 수 없었던 얘기가 강하사의 월락커 도끼 사건이었고, 사건의 당사자는 단순하게 예쁘게 생긴 도끼를 모으고 싶었다더군요. 손도끼라면 예쁘다고 해도 이해가 갑니다. 웬만한 초등학생 키는 될법한 도끼를 월락커에 짱박아 놓고 있다가 불시 인스펙션에 걸렸어니 소대장이 그걸 예쁘다고 볼리가 있겠습니까?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사람이 어떻게 제대를 했을까 궁금해지더군요. (알만한 사람은 이거 말고도 무수히 많은 전설이 항상 이 사람과 같이 했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21TC가 배출한 닥터 까탈은 결국 호프집에서 끝까지 밥을 달라고 우기며 사이다로 잔을 치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다 1차에서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우리는 예전 그가 여왕벌과 밤을 지새던 스토리를 추궁했으나 완강히 아무 일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더군요. 자고 일어나니 여왕벌이 옆에서 자고 있더라라는 얘기를 그날밤 같이 있었던 분들은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가 앞으로 이비인후과의가 아닌 안과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에 더 이상의 추궁은 안하기로 했습니다. 성권이 빼고 모두 안경을 쓰고 있었걸랑요. 요새 라식수술비용이 한두달 월급은 되잖습니까? 우리는 성권이랑 앞으로 잘 지내보자고 당부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잠시 머리를 모아 회의를 했습니다. 이제부터 건전하게 놀 것인지 퇴폐적으로 놀 것인지 결정을 해야 했거든요. 회의 결과... 뚝 (테이프 끊어지는 소리)
중간생략...
그래서 우리는 그 다음날 아침 6시에 헤어지며 다음에 또 만나서 재밌게 놀자고 다짐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의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중간에 끊어진 부분은 대수와 민우, 승곤이에게 직접 물어 보세요. 아무튼 강남 일대를 한치의 헤맴없이 끝까지 리드해 준 승곤이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하겠습니다.
예전에 생사고락을 같이 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만나서 얘기 듣는 것은 참 우리의 평범한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운전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면 과거를 돌이켜 보는 것은 백미러를 쳐다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백미러만 쳐다보고 운전할 수는 없지만, 가끔씩은 봐줘야 안전 운행을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가끔은 우리 같이 만나서 정을 나누고 사는게 어떨지요? 물론 휴가철이고 바쁜 업무때문에 못나오신 분들이 많지만, 다음에는 더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기를 바라는 작은 희망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