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 스프레이와 발수 스프레이는 그 기능과 효과 면에서 역할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기능과 차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방수 스프레이는 등산장비가 물기에 젖는 것을 방지하는 방수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발수 스프레이는 물기가 묻었을 때 젖어들지 않고 표면에 물방울이 흘러내리도록 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방수효과를 필요로 하는 장비는 텐트플라이, 비옷, 가죽소재의 등산화 등입니다.
대부분의 장비는 사용기간이 길어지면 방수효과가 저하되기 때문에 물이 새어들어 젖게 됩니다.
이런 때 방수 스프레이를 고루 뿌려 주면 방수막을 만들어 제 기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어텍스 소재의 의류나 침낭외피 등은 천 자체가 숨을 쉴 수 있어야(통기성)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소재에 방수액을 살포하면 오히려 본래의 기능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에 소재의 기능과 역할을 구별해 올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발수액은 물기가 묻었을 때 젖어들지 않고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도록 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덧옷으로 사용되는 고어텍스 원단이나 텐트 본체, 또는 방수투습기능을 지닌 침낭커버 등 공기가 통해야 하는
통기성 장비에는 발수 스프레이를 살포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눈이나 얼음 위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불을 피우는 것이 좋은지요.
- 이용택 서울 도봉구 방학동
기온이 낮은 겨울 산에서는 눈이나 얼음 등으로 지면이 젖은 상태이기 때문에 불 피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그러나 불이 있느냐 없느냐가 생사를 좌우하는 위급한 경우라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눈이나 얼음 위에서 젖은 나무로 불을 피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이런 환경 속에서 바람이라도 세게 분다면 불 피우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젖은 나무나 생목은 좀처럼 불 피우기가 어렵습니다. 연기만 나고 전혀 타지 않아 초조해집니다.
마른나무가 없을 때는 생목을 칼이나 피켈의 브레이드로 흠집을 내서 손거스러미를 많이 만들면 타기 쉽고
나무를 가늘게 자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송진을 깎아 모아 불씨를 만들면 더욱 좋습니다.
양초와 신문지가 있을 경우라면 양초를 신문지로 말아 불을 붙이면 훌륭한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빨리 불을 피우고 싶을 때는 나무에 가솔린을 뿌리고 휴대용 연료를 화상(火床)의 가운데에 놓고 태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생목은 일단 불이 붙어 타기 시작하면 오래 가고 잘 탑니다. 일단 점화되어 타기 시작하면 젖은 나무를
불 주변에 세워 놓아 건조시키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눈 또는 얼음 위에서 불을 피울 때는 돌이나 통나무로 바닥을 깔거나 몇 개의 굵은 나무를 토막 내어 바닥에 깐 다음
그 위에서 불을 피우면 좋습니다. 통나무의 경우는 큰 것일수록 좋으며, 가능하면 지면에서 많이 떨어지도록 해야
습기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적설량이 적을 경우는 지면 위의 눈을 걷어내고 불 피울 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강풍 속에서 불을 피울 때는 먼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큰 바위 뒤나 움푹 파인 지형을 찾아
불 피울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돌을 쌓아 방풍벽을 만들거나, 굵은 나무를 일렬로 세워 바람막이 벽을 만들거나
주변의 눈을 긁어모아 벽을 만들면 방풍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트리스를 펼쳐서 양끝에 말뚝을
세우고 걸쳐놓으면 훌륭한 방풍막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땔감은 나무의 재질에 따라 잘 타거나 화력을 오래 유지시키는 정도가 각각 다릅니다. 땔감용 나무는 크게 나누어
단단한 나무와 무른 나무가 있습니다.
단단한 나무(硬木・경목)는 불을 붙이기는 어렵지만 일단 불이 붙으면 화력이 강하고 불도 오래 유지됩니다.
이런 나무는 숯불이 남아서 그것을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무른 나무(軟木・연목)는 불붙이기가 쉽고
한꺼번에 타는 반면 불이 오래 가지 못하고, 숯불도 남지 않습니다. 이런 나무는 불길이 커서 화력은 있지만 빨리 타기 때문에
땔감이 많이 소모됩니다. 그러므로 불이 타기 시작하면 불붙이기가 쉬운 무른 나무를 이용하고
도중에 단단한 나무를 더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을 붙일 때는 건조시킨 침엽수 잎이나 나무껍질이 적당합니다.
수지(樹脂)가 많은 나무는 화력이 강하고 불길을 오래 유지시킬 수 있으나, 그만큼 그을음도 많습니다.
썩은 나무는 타기 쉬울 것 같지만 연기만 나고 화력이 약한 것이 특징입니다. 경목의 종류는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있으며, 이런 나무들은 불붙이기는 어려우나 일단 불이 붙으면 화력이 강합니다.
연목의 종류는 자작나무, 소나무, 눈 잣나무, 물푸레나무, 낙엽송, 삼목 등이 있으며, 자작나무의 경우는
껍질이 젖어 있어도 잘 타고 눈 잣나무는 단독으로는 잘 타지 않으며 삼목은 껍질이 잘 탑니다.
Q3
짧고 아쉬운 빙벽등반 시즌이 끝났습니다. 장기보관이 필요한 빙벽등반용구의 손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 박정수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빙벽등반 용구는 잘 손질한 후 보관해야 장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대부분 마른 수건으로 몸체 부분만 대충 닦은 후 보관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손질하면 장기간 동안 보관할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틈새가 부식될 수 있습니다.
아이스툴의 경우는 피크를 연결시켜 주는 조임 볼트의 틈새에 남아 있는 물기를 제대로 건조시켜 주지 않은 상태로 장기 보관할 때는 금속의 부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피크를 연결한 조임 볼트를 풀어준 다음 나사 부분의 틈새에 낀 물기와 오물을 면봉이나 칫솔에 기름을 묻힌 후 닦아내야 합니다. WD-40과 같은 살포용 기름을 사용하면 금속표면에 강력한 보호피막을 형성, 금속의 부식을 방지해 줍니다.
아이스툴이나 크램폰의 조임 볼트가 녹이 슬어 응착되어 있거나, 지나치게 조여져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볼트 틈새에 기름을 쳐서 깊숙하게 스며든 뒤에 풀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스툴의 피크나 크램폰의 포인트를 날을 세우기 위해 줄로 갈아낸 부분을 습기가 있는 장소에 그대로 보관했을 때는 쉽게 녹이 슬게 됩니다. 이처럼 부식하기 쉬운 부분에는 기름을 쳐서 보관하거나, WD-40으로 닦아 내고, 마른 헝겊으로 기름기를 제거한 뒤 매니큐어(manicure)를 금속 표면에 붓으로 칠해 보관하면 녹슬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스툴의 경우 피크는 몸체에서 해체해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햇볕이 드는 곳에 장기 보관하게 되면 손잡이 부분을 감싸고 있는 러버가 변질될 수 있으므로 통풍이 잘 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Q4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던 친구가 함께 산행하던 중 갑작스런 가슴통증을 호소하면서 쓰러졌습니다. 의식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으며, 심장박동도 미약했습니다. 마침 옆을 지나던 20대 청년의 응급조치(심폐소생술)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친구는 돌연사를 면했고, 급성심근경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응급조치 방법(심폐소생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박인식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심폐소생술은 의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아두어야 할 응급처치 방법입니다. 따라서 등산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구급처치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하며, 실제 훈련을 통해 그 방법을 숙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산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책에서만 읽고 실제로 연습이나 훈련을 해두지 않으면 유사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평소 응급처치강습회 등을 통해 교육을 받아 두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심장 정지가 의심스러우면 곧바로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해야 합니다.
① 환자를 가볍게 흔들거나 두드려 반응을 살펴본 후, 주변사람에게 구조를 요청하고 119에 연락해 현장을 알려야 합니다.
② 환자가 엎드려 있을 때는 누운 자세로 바꾸어야 하며, 머리를 뒤로 젖힌 후 턱을 들어 공기가 폐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를 열어 주어야 합니다. 환자의 혀가 기도를 막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부상자가 호흡 상태를 확인한 뒤 숨을 쉬고 있지 않다면 환자의 코를 손으로 막고 자신의 입을 환자의 입에 공기가 새지 않도록 단단히 포갠 후 정상 호흡이 재개될 때까지 숨을 불어넣습니다. 이 방법을 시도할 때는 두 번을 약 2초간 깊게 숨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③ 기도 양 측면에 있는 경동맥을 손가락으로 눌러 환자의 맥박을 확인하고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때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합니다. 손바닥 아래 부분을 똑바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다른 한쪽 손 손바닥을 그 손 위에 겹쳐 깍지를 끼고 아래손바닥의 축이 환자의 가슴뼈 중간에 오도록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④ 1분에 80번의 빠르기로 힘차게 흉골을 압박해야 하며, 이때 팔은 곧게 펴서 체중이 팔을 통해 손바닥에 실리도록 해야 합니다. 갑작스런 압박은 피하고 압박 시에는 부드럽고 규칙적으로 지속해 힘을 가해야 합니다. 또한 압박하는 시간과 늦추는 시간은 거의 같은 정도로 실시해야 합니다.
⑤ 다시 코를 손으로 막고 구조자의 입을 환자의 입에 대고 공기가 새지 않도록 조치한 후 두 번 약 2초간 깊게 숨을 불어넣습니다. 공기가 환자의 폐로 들어가 가슴이 움직이는지를 확인한 후 같은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계속해야 합니다.
⑥ 구조자가 두 사람일 경우는 한 사람은 멈추지 않고 심장마사지를 계속 하면서 다른 구조자는 심장마사지 5회당 인공호흡 1회의 비율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에는 가끔씩 환자의 맥박을 짚어보고 심장마사지가 잘되고 있는지 그리고 심장박동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환자의 맥박이 1분 동안 50회 이상 뛰거나 스스로 숨을 쉬면 심장마사지를 끝내야 합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용어
▣ 등반구호
등반 중에 의사소통을 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구호.
등반 도중 동료가 시야에서 사라질 수도 있고, 눈보라, 안개, 바람과 같은 기상조건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렵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정한 구호나 신호를 사용해 의사전달을 분명히 한다면 등반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등반 도중 동료 사이에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등반구호는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말을 사용하면 오해와 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동료가 위험에 직면했을 때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해 대처하지 못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등반구호는 등반자 사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구호를 정해서 쓰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런 등반구호는 다른 말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어투다. 등반구호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은 없으며, 국내에서도 통일된 방법은 없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등반구호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낯선 사람이 들어도 의사소통에는 큰 장애가 없는 구호를 써야 한다. ‘출발, 줄 올려, 줄 당겨, 줄 늦춰, 줄 내려, 확보완료, 하강, 하강완료, 추락, 낙석, 낙빙’ 등이 등반구호의 예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큰 바위가 앞을 가로막거나 침니 속 또는 오버행의 위아래에서는 목소리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소형 무전기를 사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산악인들도 있다. 그러나 휴대해야 할 장비의 무게가 늘고, 건전지 소모로 무전기 작동이 불가능할 경우도 있으므로 소리 대신 로프를 당겨 의사를 전하는 로프신호방식도 필요하다. 로프를 강하게 1번 당기면 ‘줄 늦춰’, 2번은 ‘줄 당겨’, 3번은 ‘완료’ 또는 ‘출발’, 이런 식으로 사전에 신호를 정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강한 바람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 등반할 경우 필요한 신호들을 소리 대신 로프를 통해서 표현한다면 안전등반을 이어가는 데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호흡이 잘 맞는 노련한 파트너 사이에는 로프의 움직임을 보고 등반자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고, 로프를 잡아당겨보는 것만으로도 등반자의 상황을 느낌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이런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 더블엑스테크닉(Double Axe Technic)
두 개의 손 도구를 가지고 양팔로 행하는 빙벽등반기술로서, 두 개의 아이스엑스(Ice Axe)를 양손으로 사용해 몸을 당겨 오르는 빙벽등반 기술이다.
더블엑스기술은 1967년 이본 취나드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여러 빙폭에서 시험 끝에 개발했으며, 그가 최초로 고안한 피크가 굽은 아이스엑스는 이 기술의 진가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프랑스어로는 피켈로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삐올레 트락시옹(Piolet traction)이라 한다.
이 기술의 개발은 빙벽등반의 한계를 한층 더 높였다. 오버행 빙벽의 자유등반을 가능케 했으며, 또한 전 세계에 붐을 불러일으켜 빙벽등반이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더블엑스기술은 크램폰의 프런트 포인팅(Front pointing)기술과 병용해 사용한다. 이 기술은 빙벽등반에 상반되기 마련인 스피드와 안정감을 함께 향상시켰다. 더블엑스와 프런트 포인팅에 의한 등반의 장점은 항시 삼지점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과 빙벽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블엑스로 오르는 것을 일부에서는 ‘빙벽에서의 프리클라이밍’이라고 하기도 하나, 두 개의 손도구와 크램폰이라는 인공적인 용구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므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인 필자는, 1960년대부터 동양산악회 회원으로 전문 등반에 입문, 일흔아홉의 고령에도 5.10급 수준의 등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 <등산교실>,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등산상식사전>을 펴냈으며, 공저로 <등산표준교재>, <즐거운 암릉길>, <한국산악회 50년사>가 있습니다. 이용대 선생에게 산행과 관련해 궁금한 모든 것을 물어 보세요. 친절히 답변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