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는 참깨과, 들깨는 꿀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외형상으로도 참깨는 한쪽 끝이 뾰족하고 들깨는 구형을 띠는 등 쉽게 구별된다. 다만 둘 다 기름이 풍부한 유지작물이기 때문에 ‘깨’로 통칭되는 것이다.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리놀렌산 등이 풍부하다는 공통점 외에도 맛과 향이 좋아 예로부터 고급요리나 보양식에 빠지지 않는 필수 양념들로 사랑받아왔다. 최근 들어서는 참깨와 들깨 모두 항산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고기능성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숙취해소 성분 듬뿍 … 동맥경화·암 예방
◆참깨=얼마 전 농촌진흥청에서는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참깨 먹기를 권장했다. 참깨가 기운을 북돋워주고 귀와 눈을 밝게 하며 피로물질을 해독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훌륭한 영양식이란 이유에서다.
일본 나고야대학 연구진은 참깨에 함유된 세사미놀 배당체가 체내로 흡수되면서 세사미놀로 변환, 체세포의 산화를 방지하는 것을 밝혀냈다. 참깨가 면역력을 증강시켜 항산화와 노화방지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 세사미놀은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에 음주가 잦은 사람들은 술자리 때마다 참깨를 한줌씩 먹는 것도 간의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참깨에 풍부한 올레산·리놀렌산 등 불포화지방산과 시스틴·메티오닌 등 필수아미노산은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준다. 또한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는 오메가-3 지방산과 최근 항암효과가 판명돼 주목받고 있는 리그난이 다량 함유돼 있다.
참깨의 외피는 셀룰로오스라는 섬유소로 이뤄져 있어 그냥 섭취하면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살짝 볶아 먹는 것이 좋다. 볶으면 외피가 벗겨져 흡수가 잘되며 절구에 찧어 깨소금을 만들면 소화가 더 잘된다.
#피부미용에 그만 … 기억력 증진에 효과
◆들깨=보신과 병후 회복을 위한 영양식으로 널리 이용돼왔다. 특히 생식기능 저하를 막는 비타민E와 노화예방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자양강장제로서 효험을 보이며 여성들의 건강과 미용에 좋다. 피부가 거칠어졌거나 햇볕에 심하게 그을린 사람은 들기름을 먹거나 피부에 문지르면 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들깨가 뇌의 기능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경북대 이영근 교수팀은 헝가리 연구팀과 공동으로 쥐에게 들기름을 먹여 실험을 한 결과 플라스말로젠이라는 뇌신경 전달 물질이 크게 늘어난 것을 밝혀냈다. 플라스말로젠은 뇌의 신경세포막에 붙어 있는 물질로, 기억력과 사물인식 기능을 돕는다.
변비치료에도 좋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 변비가 생겼을 때 생들깨를 씹어먹으면 배변을 도와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들기름은 공기에 노출되면 산화해서 굳어버리기 때문에 짠 후 바로 먹어야 하고, 들깨가루도 그때그때 먹을 만큼 볶아서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