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에 손수건 한 장을 띄워본다
살포시, 손수건이 푸른 하늘에 닿았다
내려올 때는 푸른 하늘의 눈물을 가지고 온다
외로우니까 외로우니까
자꾸 눈물이 나서 감추다가 들켰네
푸른 하늘아, 울지마!
내가 구름들에게 가서
너의 친구들을 데려와 줄까?
구름들이 있는 데로 데려다 줄까?
아니다,
내가 너만의 구름이 돼 줄게.
내가 너만의 친구가 돼 줄게.
<동시>
장마 시작
광주 용산 초등학교 2학년
김보민
장마가 시작됐다.
밖에서 쏴아아, 쏴아아, 빗소리가 들린다.
차가 달리며 철썩 철썩
매 때리는 소리가 난다.
사람들은 색색가지 우산을 쓰고 다닌다.
꽃무늬 우산, 무지개 우산, 알록달록 예쁜 우산
우리 엄마는 비옷을 입고 일을 하신다.
우리 엄마는 쏟아지는 비를 맞고 요구르트 배달을 하신다.
장마철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비가 오면 내 옷이 젖어 엄마 빨래가 많아져서 싫고
엄마가 하루종일 빗속에서
배달 일 하시는 게 힘드실 것 같아 싫다.
<동시>
자동차 밖의 것들
광주 용산 초등학교 1학년
김형수
자동차는 쌩쌩
바람이 불면 나뭇잎은 흔들흔들
강아지는 추워서 덜덜덜
자동차는 급하다고 뛰뛰빵빵
전기공장은 전기 때문에 무서워서 덜덜덜
식당에는 힘들다고 힘쓴다.
초보자는 어렵다고 꾀같은 머리를 잘 쓴다.
조련사는 무겁다고 괴롭다
<동시>
광주 용산 초등학교 1학년
김형수
*지구
숲은 새소리
바다는 철렁 철렁
땅은 시끌시끌
얼음은 펑~ 엉~
사람들
지구에 사는 것은 모두 힘들다
왜냐면 중심이 무거워서 중심이 없다
시끄러워서 전쟁을 하지 말자
지구는 손이 타도 생명을 위해
뜨거운 게 부상이 된다.
뜨거운 것을 잘 쓰지 않는다.
* 바람
바람이 분다
나무가
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린다.
바람이 안 불면
숨도 안 쉬고 조용한 나무
<동시>
한 덩어리 찰흙
광주 남 초등학교 1학년
김명신
물렁물렁 찰흙
만지작 만지작
어라?
두 덩어리가 되었네
오른손 덩어리는
북한
왼손 덩어리는
대한민국
두 덩어리의 찰흙
붙여야겠네
다시 한 덩어리 찰흙
통일된 우리나라
<동시>
접착제
광주 남 초등학교 1학년
김명신
글방에서 시끌시끌 까불다가
선생님께서
"김명신! 접착제!"
하시자
나는 꼼짝달짝할 수 없었다.
연필이 떨어져도 줍지 못 하고
검사도 못 하게 되었다.
같이 까불던 내 친구 혜인이는
접착체 벌을 받고도 검사를 맡으로 갔다가
선생님께서
"접착제 붙인 사람이 어떻게 검사 맡으로 왔지?
의자는 어디다 두고?"
야단법석을 떠시면서 큰소리로 혼을 냈다.
친구들이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
첫댓글 다들 잘썼지만 그 중에서도 두'장마 시작'이라는 시가 가장 인상깊다.
구름없는 하늘...세번째 연이 좋아보입니다. '내려올 때는 푸른 하늘의 눈물을 가지고 온다'는 표현이 글 전체의 뜻과 잘 맞아서 글을 살리고 있네요...짧은 시 '바람'도 간결해서 좋고요
'장마시작'은 엄마생각하는 마음이 드러나 좋아요...모두 다듬지 않고 거친듯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의 순순함이 보여 좋습니다..개구리 선생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형수는 꼬마철학자이고 지원인 속 꽉 찬 어른같아요. 보민인 실제로 마음이 따뜻한 아이고요. 명신인 못말리는 장난꾸러기이며 독서광이지요. 이렇게 자세히 아이들의 글을 읽어주시니 기분 정말 좋습니다. 앞으로 훌륭한 작가들이 될 재목들 맞지요? ㅎㅎㅎ
저는요. 장난 꾸러기 냐구요. 치!
공부도 제일 잘 하는데......
김명신이 장난꾸러기 아님 누가 장난구러기냐구요.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