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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유통 시장의 다변화로 라이센스 업체들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
국내 패션유통 시장의 환경 변화로 라이센스 업체들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서브 라이센스 업체를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지만 최근에는 우수 해외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태리나 프랑스 등 유럽 업체의 경우 국내 패션시장이 확대되고 수입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자 라이센스 보다는 직수입을 우선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브랜드 ‘타라자몽’이 국내 에이전트 업체에서 라이센스권 확보를 위해 2년 간 노력했지만 지난해 직수입 업체인 정하실업으로 넘어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제라르다렐’도 지난해 GLI컨설팅에서 라이센스로 전개했지만 올해 롯데백화점의 직수입 브랜드로 전환됐다.
따라서 라이센스 업체들도 직수입과 라이센스를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J&M코퍼레이션은 이태리 브랜드 ‘티노코스마’를 현재 라이센스로 전개하고 있지만 직수입을 병행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내년에 청담동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팬코의 이태리 디자이너 브랜드 ‘로베르따 디 까메리노’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 회사는 명품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오는 2007년 여성복 라인만 직수입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유럽 패션업체가 한국에 라이센스 전개권을 주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 실정도 어느정도 반영되고 있다.
‘장폴고티에’, ‘비비안웨스트우드’ 등은 일본에서 현재 라이센스로 전개 중이지만 국내는 직수입 형태를 띠고 있다.
토다모드 김성술 지사장은 “유럽의 패션업체들은 한국에 브랜드 전개권을 줄 경우 기존 컨셉과 이미지가 변형되는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라이센스 브랜드를 런칭하려는 패션업체들은 최근 유럽 보다는 캐주얼풍의 미국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국내 전개중인 라이센스 브랜드 중 미국 브랜드는 33개로 지난해 19개에서 크게 늘었다.
매년 엄청난 로열티를 지급하기 보다는 아예 자신이 라이센스로 전개하던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태진인터내셔날은 지난 7월 프랑스의 유명 패션잡화 브랜드인 ‘루이까또즈’를 사들였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해외사업부를 구성하고 펀드를 조성하는 등 사전 준비작업을 해왔다.
‘루이까또즈’는 지난 90년 태진이 라이센스로 국내에 들여온 브랜드로 가방과 지갑을 주력 품목으로 작년에 45개 유통망에서 약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태진은 앞으로 중국에 2천평 규모의 생산기지를 구축, ‘루이까또즈’의 수출 전초 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성주디앤디도 최근 독일의 ‘엠씨엠’을 인수,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나섰다.
지난 3월 독일 MCM 프러덕츠 AG사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MCM 본사 지분 일부를 사들인데 이어 8개월여 만에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다.
‘엠씨엠’은 지난 1976년 독일 뮌헨에서 출범한 가죽제품 전문 브랜드로 현재 전 세계 22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 매출은 620억원 정도다.
이들은 지난해 큰 화제를 몰고왔던 휠라코리아의 ‘휠라’ 인수처럼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각각 ‘루이까또즈’와 ‘엠씨엠’을 인수했으며 이같은 현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센스 시장에 인지도 있는 해외 유명 브랜드 도입이 줄어들면서 일부 빅 브랜드로 업체들이 몰리고 있는 것도 주요 현상 중의 하나다.
최근 인피니스가 도입한 미국의 유명 다큐 채널 브랜드 ‘디스커버리’의 경우 대형 패션업체 3~4곳이 국내 전개권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커버리’가 아웃도어 의류와 잡지, 교육사업 등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사는 이를 위해 라이센스 전담팀을 만들었으며 보수적인 사업 전개로 유명한 J사는 아웃도어 브랜드로의 전개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신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S사의 경우 도입 전부터 접촉을 갖고 적극적인 프로포즈를 취해 왔다.
백화점 위주에서 가두점으로 유통망 확대를 선언한 ‘엘르’도 라이센스 계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엘르파리’는 진도와 마리오가 전개를 검토했지만 에프엔에프와의 품목 중복으로 이를 포기했다.
‘엘르옴므’는 남성 캐주얼 업체 3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라이센스 브랜드가 일부 백화점 유통에서 찬밥 대우를 받고 있지만 가두점에서는 경쟁력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품종 소량 형태로 전개되는 직수입 브랜드의 경우 단독으로 가두점을 전개하기 힘들지만 라이센스 브랜드는 국내 생산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마진율도 높은 편이어서 인지도만 어느정도 있으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여성복과 아웃도어 업체들의 가두점 진출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여 라이센스 업체 역시 사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도입 라이센스 131개 해외 라이센스 브랜드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년 만에 30개 이상 증가브랜드 수는 2003년 74개, 2004년 98개에서 올해 30개 이상 증가했다. 프랑스·미국·이태리 도입順이는 명품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유럽 브랜드의 경우 직수입 업체들에게 자리는 내주고 있고 본사 역시 라이센스 보다는 직진출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